글 / 전운배 고용노동부 노사협력정책관

흔히 21세기는 ‘매력’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라고 한다. 매력이 있어야 사람이 모이고, 돈이 모이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뜻이다. 많은 이들이 KAIST를 선망하는 이유도 KAIST가 KAIST만의 매력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매력은 최근 개인, 집단뿐 아니라 국가의 경쟁력 측면에서도 강조된다. 나라의 매력지수가 높아야 전 세계의 많은 기업이 그 나라에 투자하고, 외국인도 살고 싶은 나라가 될 수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노사관계에서 많은 대립과 갈등을 겪으면서 외국인이 기업을 경영하기 어려운 나라, 투자하기 불안한 나라라고 인식되었다. 한 마디로 말해서 우리나라는 투자처로써 영 ‘매력 없는’ 나라였던 셈이다.

그러나 최근, 우리나라의 노사관계가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다. 협력과 소통을 중시하는 새로운 노사문화가 만들어지고 있다. 노사 분규나 파업으로 말미암은 근로 손실 일수도 크게 낮아지고 있으며 노사가 서로 상생, 협력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노사협력선언도 대폭 증가했다.

이러한 인식의 변화는 무엇보다 13년간 유예됐던 복수노조, 전임자제도의 개선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노사관계가 드디어 세계 시장의 눈높이에 맞출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렇듯 노사 상생협력의 지평이 더욱 넓어지면서 우리도 ‘매력 있는 노사관계’를 만들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된다.

실제로 이러한 결과는 우리나라 국가 매력지수의 상승으로 연결되고 있다. 지난 2009년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등 17개국 261개 회사의 외국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투자하기 좋은 나라’를 묻는 설문에서 우리나라가 아시아 국가 중 싱가포르에 이어 2위로 꼽혔다. 우리나라의 국가 매력지수가 높아졌다는 하나의 징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이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우선 우리나라에 매력적인 기업이 많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노동조합이 자신의 회사에 대해 주인의식을 갖고, 그 회사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수 있도록 협력하고, 회사도 적극적으로 소통에 나서는 등 노사 간의 신뢰 관계가 구축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는 노사관계가 국가의 매력을 높이는데 중요하다는 판단 하에 노사관계의 선진화에 정책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복수노조, 근로시간 면제 제도 등 새로운 법, 제도가 현장에서 잘 정착될 수 있도록 온갖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이는 현장에서 자율성이 확보되고, 책임을 다하는 노사관계가 구축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로써 생산성을 높이고 일자리를 더하는 ‘성과 창출형 노사관계’가 형성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우리나라는 IMF와 세계 경제위기 속에서도 비교적 빠르게 위기를 극복했다. 또한, 처음 제정될 때는 많은 사람이 염려했던 새로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도 현장에서 비교적 순조롭게 정착되고 있다고 본다. 이는 우리나라 노사의 역량이 커졌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는 그만큼 우리나라의 경쟁력이 탄탄해졌다는 의미다.

인생을 매력적으로 가꾸는 책임은 그 자신에게 있듯, 사회나 국가를 매력적으로 만드는 책임은 정부와 기업, 국민 모두가 함께 지고 있다. 매력 있는 대한민국이 될 수 있도록 신뢰와 상생을 통한 ‘명품 노사관계’를 만들어가는 일 또한 우리 모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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