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조류와 홍합에서 착안… 세포를 기반으로 한 바이오센서 개발의 핵심기술이 될 것

화학과 최인성 교수팀이 바이오센서 개발에 사용할 수 있는 인공포자 형성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화학과 이해신 교수팀, 서울대학교 정택동 교수팀과 공동으로 밝혀낸 이번 연구는 화학 분야 학술지인 <미국 화학회> 3월호 표지논문으로 게재되었다.


인공포자를 이용하면 세포의 안정도를 높일 수 있어

포자란 고사리와 같은 양치류, 이끼류 식물이 만들어내는 생식세포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두꺼운 껍질에 싸여 환경 변화에 혹독한 환경에서 잘 버티는 구조를 가진 세포를 포자로 분류한다.

인공포자는 이러한 포자의 원리를 이용해 인위적으로 막을 형성시켜 만든 세포 구조를 말한다. 세포에 인공 막을 형성하면 세포의 안정도를 높일 수 있다.


포자를 모방해 세포에 껍데기를 씌워

인공포자는 표면을 둘러싼 막의 두께를 조절해 세포의 분열을 조절한다. 인공포자의 두께가 두꺼울수록 포자가 깨지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 이는 세포가 안정되어 분열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림을 뜻한다. 따라서 분열이 덜 된 세포는 더 오래 살 수 있다.

이와 같은 원리를 이용해 세포의 안정도를 높이면 원하는 기능을 손쉽게 세포에 도입할 수 있다. 또한,  세포를 장기간 보관할 수 있어 세포를 이용하는 다양한 분야에서 이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

이에 최 교수팀은 혹독한 환경에서 생명체가 번식 없이 버텨나가는 형태인 포자를 모방해 자연계의 생물을 구성하는 물질로 포자의 막을 씌웠다. 이를 통해 껍데기가 없는 세포에 화학적으로 껍데기를 만들어 자연 포자와 같은 기능을 하는 인공포자를 형성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 효모에 홍합을 모방한 분자를 중합해 껍데기를 씌웠다

무기물과 유기물 이용해 인공포자 형성

이전 연구에서는 최 교수팀은 규조류의 껍질을 이루고 있는 무기물인 유리를 이용해 막을 씌웠다. 유리 포자를 씌운 세포를 수일 동안 관찰한 결과 세포의 생존 정도가 일반적인 세포와 비교했을 때 3배에 달했다.

이어 최 교수팀은 무기물이 아닌 유기물을 이용해 포자 형성을 시도했다. 최 교수팀은 홍합이 단단하게 달라 붙을 때 사용되는 유기물인 도파민을 이용해 인공포자를 만들었다. 도파민 포자는 유리 포자에 비해 빛의 투과가 잘 안 되어 내부 세포의 상태를 확인하기 어렵지만, 유리 포자보다 두께 조절이 간단해 세포 분열의 조절이 쉽다는 장점이 있다.


바이오센서 개발의 핵심기술이 될 것

바이오센서란 생물의 반응성을 이용해 어떤 화합물의 상태나 농도를 측정하는 기기로, 의료, 식품, 농수산업, 환경 등의 분야에서 유해 물질을 측정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세포를 기반으로 한 바이오센서 개발을 위해서는 세포를 오랫동안 분열 없이 살아 있도록 해야 하는데, 기존의 바이오센서는 이를 해결하지 못했다. 최 교수팀이 개발한 인공포자를 바이오센서에 이용해 용액을 감지하면 신호 전달 과정에서 신호가 증폭되어 더 높은 감도로 측정할 수 있다.


아직은 연구 초기 단계, 인공포자의 조절 메커니즘을 밝힐 예정

이번 연구는 인공포자 구조를 통해 세포의 안정도를 획기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어, 원하는 기능을 손쉽게 세포에 도입할 수 있다.

최 교수는 이번 연구에 대해 “이 기술은 단일세포 기반 바이오센서 개발의 핵심 기술이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아직 연구의 초기 단계로 포자 안에서 세포가 왜 생존하며 어떠한 행동을 하는지, 포자가 왜 깨지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라며 “앞으로 포자가 깨지는 시간과 포자의 화학적인 조절을 밝히는 연구를 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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