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중음악의 오래된 미래, 장기하와 얼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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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중음악의 오래된 미래, 장기하와 얼굴들
  • 이서은 기자
  • 승인 2011.04.24 2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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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밴드 인터뷰 특집

<편집자 주> 독특한 음악으로 대중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는 인디밴드 장기하와 얼굴들. 연예인보다는 대학 선배같은 친숙한 모습의 그들을 만났다


2년 전 석림태울제 이후 두 번째로 오셨네요
기하
대전에 다른 일로 온 적은 있었는데, KAIST는 꽤 오랜만에 왔네요. 반갑습니다.

‘장기하와 얼굴들’이라는 이름을 짓게 된 계기와 그 뜻은 무엇인가요?
기하
제가 지은 건데요, 멤버들 얼굴을 보고 뽑았다는 농담을 3년 전쯤 한 적이 있는데 사실 큰 의미는 없고, 그냥 한글로 하고 싶단 생각과 어감이 좋다는 생각을 저 혼자 했었습니다.
현호 합주하면서 멤버들끼리 브레인 스토밍을 했었어요. 원래는 장기하즈, 장기하의 얼굴들, 장기하의 야망, 장기하와 감자탕 등 다른 여러 후보도 있었습니다.

어떻게 결성하게 되셨는지
기하
제가 노래를 몇 곡 써놓고, 밴드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서 주변 사람들을 모아 2008년에 밴드를 결성했습니다. 이종민 군은 작년 지산 밸리 록페스티벌을 시작으로 같이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장기하와 얼굴들’의 음악은 1970, 80년대 포크 가요를 연상시키는데, 이러한 콘셉트를 잡게된 계기는
기하
특별히 1970, 80년대 콘셉트를 하자고 생각 한 건 아니에요. 아무래도 음악을 만들 때 평소 즐겨듣는 음악 스타일이 반영되기 마련이잖아요. 제가 1970, 80년대 한국 록 음악, 포크 음악을 평소에 좋아하기 때문에 곡을 쓸 때 그런 영향을 받은 거겠죠.

‘장기하와 얼굴들’ 음악의 장르는 무엇인가요
기하
장르 자체를 중요하게 생각하지는 않는데, 1집은 노래 만들고 보니까 포크록 정도로 부르면 되겠다 하는 생각을 해서 우리는 포크록 밴드라고 얘기를 하고 다녔어요. 특정 장르를 강하게 좋아하지는 않아요.

대중에게 사랑받는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기하
저희도 평범한 한국 사람들이니까, 충분히 저희와 공감하실만한 분들이 계실 거라 생각했어요. 그런 분들이 얼마나 많은지는 전혀 몰랐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매우 많은 것 같습니다.

인기를 얻기 전과 후에 차이가 있나요
기하
차이가 크죠. 저 같은 경우에는 이게 전업이 되니까 다른 일을 안 해도 되고, 다른 일 하고 싶은 게 없거든요. 사실. 진로를 결정할 때도 참 고민이 많았어요. 음악 외에 하고 싶은 것이 없는데 음악으로 어떻게 돈을 벌 것인가, 이걸로(음악으로) 돈을 못 벌면 나는 뭘 해야 하는가, 그런 것들이 고민이었는데 그 고민이 이제 해결이 되어서…. 그 점이 큰 차이죠.

작사, 작곡하실 때 특별한 신경쓰는 점이 있으신지
기하
산울림 노래 중에 ‘한 마디 말이 노래가 되고 시가 되고'라는 가사가 있는데, 말 자체가 가진 운율과 리듬을 잘 보존하는 방향으로 만들려고 하는 편이에요

멤버 분들의 대학 학창시절은 어땠나요
중엽
밴드에서 저 혼자 음악 전공생이었는데, 학교에서는 기타 전공이라서 재즈라던가 약간 어려운 음악들을 해야 했어요. 그런데 저는 혼자 보라색 머리의 록커였단 말이죠. 게다가 술, 담배는 못하는 사람이어서, 1학년 때 좀 재미없게 살았어요. 그러고 군대를 다녀와서 복학했는데, 후배들이 항상 뻔한 음악을 하려고 해서 저희 집에 모아놓고는 많이 가르치기도 했어요. 턴테이블을 가져다가 옛날 음악들도 다 들려주고.
현호 저는 지금도 대학 생활 중이라…. 제가 6학기 휴학을 했었는데 2학기는 열심히 연애하고 2학기는 열심히 게임을 하고, 마지막 2학기는 열심히 연애하면서 게임을 했습니다(멤버 일동 웃음).
민기 저도 11년째 학교에 다니고 있어서…. 학부 때 밴드 동아리를 했었어요. 그때부터 기타를 치기 시작했고요. 사실, 보통 학부 때, 같은 과 애들끼리 친해지는데, 저는 그런 걸 하나도 안 해서 학부를 졸업했더니 지금은 친구가 없어요.
기하 저는 고등학교 때 친구들과 밴드를 했다가 대학에 와서 2년 동안은 음악 관련된 걸 하나도 안했어요. 저희 과의 학회 활동을 열심히 하고 술도 많이 먹으며 살다가 3학년이 됐는데, 이러다가는 음악을 제대로 못해보고 졸업하겠다 싶더라고요. 그래서 이것저것 하려 하다 보니 제가 ‘눈뜨고 코베인'이라는 인디밴드의 원년 드러머가 된 거죠. 그때부터는 학교에서 그냥 수업만 듣고 주로 밴드 활동을 했어요.

2010년 상반기 활동을 쉬시면서 어떤 일들을 하셨는지
기하
별거 안 했어요. 그냥 집에서 곡 생각나면 쓰고 지냈어요.
중엽 기하는 애초에 취미가 없는 남자예요. 저는 얼마 전부터 민기랑 레고에 꽂혔어요. 민기가 레고 팬이어서….
민기 저는 특별히 다른 걸 하진 않았던 것 같아요. 그냥 연습이나 할 걸 그랬어요.
현호 저도 별거 안 했어요. 종민이는 어땠나?
종민 나? 여자 꼬셨지. 지금도 그 사람이랑 만나고 있습니다. 사랑에 빠졌어요.
기하 제일 알차게 보냈네(웃음).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기하
2집 음반 녹음이 거의 끝나서 6월쯤 음반을 낼 예정입니다. 그 이후에는 2집과 1집 노래들로 계속 공연을 해야죠. 방송 섭외가 들어오면 방송도 하고, 최대한 많은 곳에서 공연으로 그 음악을 들려 드릴겁니다.

노래로 대중들에게 전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요
기하
그건 노래 안에 다 숨어 있습니다. “노래로 이런 걸 전달하려고 합니다”라고 얘기를 해버리면 그게 정답같이 되어버리잖아요. 그건 감상하는 분들한테 예의가 아닌 것 같아요. 자기 맘대로 감상할 수 있어야 하거든요.

어떤 밴드로 기억되고 싶은가요
기하
혁신적이면서도 친숙한 음악을 하는 밴드였으면 좋겠습니다. 그뿐입니다.

멤버 분들께 음악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중엽 저에겐 그냥 죽을 때까지 하는 어떤 취미 같은 겁니다. 굉장히 중요한 취미요.
민기 지금 하는 것 중에 제일 재미있는 일인 것 같아요.
종민 제가 영어나 다른 나라 말을 잘 못해서, 한국어 외에 할 수 있는 다른 언어라고 하겠습니다.
현호 가장 재미있는 거로 생각하고요, 앞으로도 계속하고 싶은 것입니다.
기하 음악을 잘하고 못하느냐에 따라서 자존감이 결정 되더라고요. 만든 노래가 들으면 들을수록 좋다는 생각이 들면 기분이 굉장히 좋아지는데, 안 그럴 때는 자존감이 많이 상해요.

우리 학교 학우들에게 인생 선배로서 하고 싶은 말은
기하
자기가 선 땅을 명확히 인식하고 거기서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차분하게 하던 일을 성심성의껏, 저 역시 그렇게 하고 있으니까 같이 그렇게 하면 좋겠습니다.
종민 영혼을 자유롭게 하세요.
현호 슬픈 일들이 있었으니까요. 힘을 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같은 학부생으로서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힘내십시오, 다들.
민기 보면, 이런 계통의 공부에도 음악과 비슷한 재미가 분명히 있는 것 같아요. 자기가 최선을 다해보고 잘 안되면 하던 거에서 조금만 길을 틀어서 다른 걸 할 수 있으니까, 뭐든 자기가 재밌게 할 수 있는 걸 찾으면 될 것 같아요.
기하 또 한가지 생각이 났는데, 연애를 많이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연애 경험이 없는 채로 시간이 흐르면 (연애를) 배울 길이 점점 없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중엽 진부한 이야기인데, 역시나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거죠. 지금이 인생에서 그나마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많은 나이가 아닐까 생각해요. 그러니까, 재미있게, 하고 싶은 것들을 좀 더 많이 하면서 사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장기하와 얼굴들 2집 발매 기념 첫 번째 콘서트는 6월 17일, 18일에 이화여대 삼성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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