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복지위원회(이하 학복위)가 매년 진행해오던 딸기판매 사업 준비 과정에서 한 학우가 개인적으로 딸기판매를 시도해 논란이 일었다.

진 모 학우는 지난달 26일 ARA에 올린 글에서 “학복위와는 별개로, 논산의 딸기 농가와 직거래해 유기농 딸기를 학복위 가격보다 천 원 저렴하게 판매한다”라고 밝혔다. 진 학우는 또한 “4월 6일부터 16일까지, 학부식당 앞에서 딸기를 11시에서 2시까지 판매하며, 20박스 이상을 예약하는 경우는 차량으로 배달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이 일시와 장소는 학복위가 딸기를 판매하는 날짜와 시간, 장소와 완벽히 겹친다.

이에 대해 학복위 김예찬 위원장은 곧바로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김 위원장은 “딸기 파티가 수익성 사업으로 변질하는 것이 우려된다”라면서도, “다른 학우가 딸기를 값싸게 파는 것은 환영할 일이며, 학우들의 선택 역시 존중받아야 한다”라고 밝혔다. 또한, “재작년과 작년에 딸기를 공급했던 업체와 관련된 회사의 황 모 대리가 학복위 부위원장에게 ‘우리 회사와 계약하지 않으면 다른 학생들과 사업하겠다’, ‘동아리 대표들이 학복위를 불매운동하게 하겠다’, ‘학복위가 논산의 딸기 농가와 접촉할 창구를 막겠다’고 말했다”라고 주장했다.

ARA에도 학교 외부의 황 대리가 우리 학교 고유 행사에 영향을 끼치려고 했던 점, 동아리 대표들을 설득해 학복위를 보이콧 하려 한 점, 교내에서 금지된 상행위를 하려 한 점 등에 대해 비판하는 글이 이어졌다. 한 10학번 학우는 이에 대해 “학복위에서 천 원에 딸기를 판매하면, 우리는 학복위보다 천 원 싼 딸기를 무료로 먹을 수 있다”라고 꼬집었다.

특히 황 대리가 학교 인근의 ㅁ 요리주점 사장이라는 것이 밝혀지자, 이종혁 학우(물리학과 06)는 “해명이 있을 때까지 해당 딸기업체와 ㅁ 요리주점에 대한 불매운동을 제안한다”라는 글을 썼다.

그러자 진 학우는 해명의 글을 올려 “자극적인 문구를 포함한 홍보를 해 학우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한 점에 죄송하다”라고 밝혔다. 딸기를 판매하게 된 경위에 대해서는 “7톤에 달하는 딸기를 확보하는 것은 어려우며 공급가격을 낮추는 일은 더욱 어렵다”라며, “학복위에 꾸준히 연락을 취했으나 연락이 되지 않았고, 품질 문제로 올해 딸기 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통보를 받기 전에 이미 보증금을 지급해 큰 손실이 예상된다”라고 설명했다. 진 학우는 “품질의 경우, 지난해 한파 때문에 전국적으로 작황이 좋지 못했기 때문에 불만이 나온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이 부위원장은 “학복위에서 황 대리 측에 공식적으로 계약 제의를 한 적이 없는데도 독단적으로 보증금을 지급한 만큼, 보증금으로 말미암은 손실이 학복위의 책임이라는 주장은 맞지 않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과 이상혁 부위원장, 진 학우는 학생지원팀 직원 박봉섭 씨와 지난달 31일 면담을 했다. 이 자리에서 박 씨는 “딸기 판매는 자치단체 고유의 활동으로 보호받을 필요가 있으며, 행사의 목적을 분명히 하고 학생 간의 갈등이나 분열이 있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진 학우는 학복위와 일정 기간 동시에 판매하게 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박 씨는 “학복위 판매 기간이 끝난 이후에 한해 진 학생이 추가 판매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라며 중복판매를 허락하지 않았다.

학복위와 진 학우 양측은 지난 5일 ARA에 공동 입장을 게시해 “서로의 대응이 감정적으로 흘러가 오해를 일으켰다”라며, “서로의 시간이 맞지 않아 공동 입장 표명이 늦어졌으며, 논란을 일으킨 것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고 밝혔다.

딸기파티 현장에서 만난 학우들은 이러한 논쟁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11학번의 한 학우는 “논란이 커지는 것을 보며 걱정했는데, 합의해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한 10학번 학우는 “학생들끼리의 순수한 딸기파티에 외부의 판매상이 개입한 것은 좋게 보이지 않는다”라고 비판했다. 08학번 학우는 “학복위와 진 학우 양측의 일 처리가 모두 미숙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즐거운 축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계약의 전문성이 부족해 학우들에게 걱정을 드려 죄송하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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