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세금 책임지라” 서 총장 개혁 핵심 정책,
차등 수업료 부과 제도 시행 5년 만에 폐지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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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세금 책임지라” 서 총장 개혁 핵심 정책,
차등 수업료 부과 제도 시행 5년 만에 폐지되다
  • 손하늘 기자
  • 승인 2011.04.11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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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등 수업료 부과 제도'는 2007년 도입 즉시 학내외의 큰 반향을 일으켰다. 국민 세금으로 비싼 교육을 받는 데는 책임과 의무가 따른다는 서 총장의 철학은 많은 언론을 통해 회자되었다. 사람들은 우리 학교를 ‘대학 개혁의 아이콘’으로 불렀다. 반면, 학점을 위해 공부하는 로봇을 양산한다는 비판도 일었다. 당시 이 제도가 처음 적용된 07학번 학우들의 반발이 특히 거셌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공허한 메아리였고, 이후 5년이 지났다. 서남표 총장은 지난 7일 “학점에 따라 차등 부과되는 수업료를 다음 학기부터 징수하지 않겠다”라고 밝혔다
 
 학부과정 학우들의 수업료는 제도 개혁의 바람이 불기 전인 2006년까지 전액 면제였다. 학기당 110만 원의 기성회비만 내면 학점과 관계없이 학교에 다닐 수 있었다. 그러던 중 2006년 7월 13일 서 총장이 우리 학교 제13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서 총장은 “3천 명이 정원인 대학의 재학생이 4천 명 가까이 되는 것을 보며, 수업료를 받지 않으니 책임감이 없는 사람이 만들어지고 사회에 더 폐가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문제점을 제기했다. 더불어 “학점과 상관없이 모두가 수업료를 내지 않는 것은 학업에 대한 동기를 전혀 부여하지 못한다”라며 수업료 정책 변화를 시사했다.

 
수업료 차등 부과 제도 실시

 얼마 되지 않아 ‘차등 수업료 부과 제도’와 ‘전 과목 영어강의제’를 골자로 하는 학부 교육 혁신 정책을 발표했다. 2007년 입학생부터 평점 3.0 이상인 학생만 수업료를 면제하고, 평점 3.0 미만인 학생은 학점에 따라 수업료를 매겨 평점이 2.0 이하인 학생에게는 수업료 전액인 학기당 600만 원을 징수하겠다는 것이다.
차등 수업료 부과 제도 발표 당시에는, 정책이 적용되는 07학번 학생들도 당장은 수업료를 내지 않되 졸업 이후에 저금리로 상환하도록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학교는 이 방안 대신에 직전학기의 학점이 등록금 납부액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수정했다. 학기당 150만 원인 기성회비까지 더해, 07학번 입학생부터는 성적에 따라 연간 최대 1,500만 원의 등록금을 내게 된 것이다.
 

시행 초기 학생 사회의 반발

외부에서는 ‘대학 개혁 전도사’라는 칭호를 붙이며 서 총장과 우리 학교를 주목했지만, 학내에서는 07학번을 중심으로 차등 수업료 등의 새로운 정책에 대해 반발이 일었다.

최고 등록금이 너무 높고 수업료를 내는 학우의 상대적 박탈감이 크다는 의견부터, 상대평가를 시행하는 강의가 많아 누군가는 수업료를 내야만 하는 구조라는 지적까지 다양한 불만이 제기되었다. 급기야 그 해 12월에는 학생 의견이 배제된 정책 강행을 중단하고, 학우를 논의의 주체로 인정해 달라고 요구하는 집회가 본관 앞에서 열리기도 했다.

이러한 비판은 이듬해 3월에 열린 ‘총장과 학생과의 대화’에서도 제기되었다. 안재우 제22대 학부총학생회장은 “06학번과 07학번의 성적 분포가 거의 비슷하다”라며 관련 자료를 제시한 뒤, “이는 학교의 평가 방식이 절대 평가가 아니라는 뜻이거나, 차등 수업료 부과 제도의 효용성에 문제가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연차초과 수업료 신설, 등록금은 5% 인상

한편, 학교가 연차초과자(8학기를 초과해 재학하는 학생) 감소를 가장 중요한 목표로 삼은 2008년에는 학칙에 ‘연차초과 수업료’ 조항이 신설되었다. 수업 연한(8학기)을 초과하면 07학번부터 수업료 전액을 징수하는 것이다. 서 총장은 이에 대해 “학교에 오래 머무르는 것보다 사회에 나가 스스로 경험을 쌓는 것이 진정한 배움이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2009년에는 기성회비를 학기당 157만 5천 원으로, 수업료 전액을 학기당 630만 원으로 각각 5%씩 인상했다. 이에 따라 연간 등록금 납부액은 최소 315만 원에서 최대 1,575만 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1월에는 수업료 전액을 납부해야 하는 한 학생이 ARA에 ‘납부금 명세서’를 올리며 자신의 어려운 상황을 토로해 학우들의 공감을 얻기도 했다.


지난해의 등록금 인하운동

이러한 가운데, 등록금은 반드시 인하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당선된 제24대 학부총학생회(이하 총학) PLUS+는 ‘학교 당국에 전 학생의 일반, 차등, 연차초과 수업료 폐지 또는 인하를 요구한다’라는 안건으로 전체학생총투표를 시행했다. 69%의 학우가 투표한 이 총투표에서 수업료의 폐지 또는 인하에 찬성한 학우는 96%에 달했다.

총학은 압도적인 투표 결과를 바탕으로 우리 학교의 등록금 현실을 정치권과 언론에 알렸고, 등록금 인하 운동을 전개하며 학교와도 대화에 나섰다. 협상에서 진전을 이루자 곧 극적으로 합의가 이뤄지는 듯했으나, 당시 서 총장의 연임이나 새 총장의 부임이 결정되지 않아 면담은 수 주 동안 난항을 겪었다. 2010년 7월 14일 서 총장은 소통을 중요시하겠다고 밝히며 연임했고, 보직교수진이 교체된 뒤 총학은 학생처장, 교무처장 등 학교 측과 다시 협상에 돌입했다. 8월에는 이틀 간격으로 학교와 만나, 등록금 인하와 교양과목 확대 등 현안에 대해 논의를 이어갔다.
 
끈질긴 대화 끝에, 총학과 학교 당국은 등록금 부담을 완화하는 것에 합의했다. 11월 학사연구심의위원회에서 통과된 등록금 정책은 학점이 3.0에 미달하는 학기 수에 따라 수업료의 일정 비율을 차등적으로 징수하는 방안이었다. 성적이 3.0에 못 미친 첫 학기에는 기존의 50%를, 연달아 두 학기가 미달하면 75%를 내고 연속으로 세 학기가 미달하면 기존 수업료를 납부하는 것이다.

연차초과 수업료도 수업 연한을 초과한 기간과 이수하는 학점에 따라 차등 부과하기로 했다. 수업연한을 초과한 후 첫 학기째에는 기존의 50%를, 두 학기째에는 기존의 75%를 징수하며 이를 초과하면 수업료 전액을 납부하는 것이다. 또한, 3학점 이하를 수강하면 기존의 6분의 1을, 6학점까지는 기존의 3분의 1을, 9학점까지는 기존의 2분의 1을 징수하며 10학점 이상은 전액을 징수하는 방법이었다. 하지만, 부,복수전공에 따른 연차초과 유예는 11학번부터 폐지되었다.

 
학생 부담 줄었지만 결국 차등 징수 폐지

학우들의 등록금 부담은 최대 절반까지 줄어들었지만, 등록금 부담의 본질인 수업료 차등 부과 제도에 대해서는 학점만을 위한 공부를 부추긴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특히 서 총장의 입시 개혁 이후로 입학사정관 전형을 통해 발전 가능성이 큰 다양한 인재를 선발해왔다는 점에서, 학점으로 등록금 납부액이 차등 결정되는 제도에 대한 재검토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이에 맞추어 차등 수업료 등 여러 교육제도를 바꾸기 위해 준비하던 중, 넉 달 사이 네 명의 학우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우리 학교의 학사 정책에 대한 비판 여론이 학생사회 뿐만 아니라 대외적으로도 높아졌다.

서 총장은 7일 긴급기자회견을 통해 “일정 학점 미만의 학생들에 대한 차등 수업료를 다음 학기부터 없애겠다”라고 밝혔다. 8일 ‘총장과의 대화’에서도 “인재를 발굴해 육성할 목적으로 다양한 배경의 학생들을 뽑은 만큼, 현행 수업료 제도를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균민 교무처장은 “8학기까지 수업료를 징수하지 않고, 연차초과시에는 국공립대 수준의 등록금을 부과하겠다”라고 밝혔다. 차등 수업료 부과 제도 도입 5년 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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