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을 뒤흔드는 '댓글'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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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을 뒤흔드는 '댓글'의 힘
  • 이서은 기자
  • 승인 2011.04.10 21: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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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플과 공감부터 악플과 마녀사냥까지

<편집자 주> 웹문화의 최대 화두 중 하나로 꼽히는 ‘댓글 문화’. 요즈음은 ‘댓글 저널리즘’이라는 말 까지 나올 정도로 댓글이 온라인뿐 아니라 여론의 형성까지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러한 댓글 문화에 대한 소개와 양면성, 미래를 이야기한다.

누구나 한 번쯤은 블로그나 싸이월드,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자신의 의견이나 이야기를 쓰고 주위의 반응을 기다려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인터넷 공간에 무언가를 쓰는 것은 혼자만의 외침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동조나 의견을 듣고 싶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이런 면은 홈페이지와 같은 단순한 개인의 영역을 넘어서, 포탈 커뮤니티, 특정 주제의 사이트에 직접 게시물을 올리거나 타인의 게시물에 다양한 의견을 가미하는 것으로 찾아볼 수 있다.
 

인터넷 속 대답하는 글, ‘댓글’

인터넷에서 마음껏 자기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 ‘댓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한자어인 대(對)와 글이 사이시옷(ㅅ)과 함께 합쳐진 ‘댓글’은 영어 단어인 ‘Reply’를 한국어로 옮겨놓은 단어이다. 그대로 해석해보면, 대답하는 글이라는 의미다. 다른 이의 글에 자신의 의견을 쓰는 것을 ‘댓글을 단다’라고 일컫는다. 댓글은 인터넷 인구 3천만이 자신의 의견을 가감 없이 외치는 방법 중 가장 일상적인 형태이며, 혹자는 댓글이라는 단어보다 ‘무플’, ‘악플’이라는 단어를 먼저 들어봤다고도 한다. 최근 모 자동차 회사는 고객과의 소통이라는 좋은 명분으로 블로그를 개설했지만, 이전에 그 회사에 자신의 의견을 전달할 수 없었던 많은 사람이 첫 번째 게시물에 몇천 개의 댓글로 불만을 토로해, 블로그 이미지가 시작부터 좋지 않았다.

블로그나 개인 홈페이지 외에, 다양한 목적으로 댓글을 이용하는 유명 인터넷 사이트도 많다. 이런 사이트는 정보 전달보다는 토론 주제나 사회적인 비판이 필요한 내용을 게시해, 댓글을 통한 발전을 꿈꾼다. 이곳에 개진된 의견은 타 사이트나 미디어에서 긍정적 또는 부정적으로 이용되고 있다.
 

기존 미디어를 넘어서는 댓글의 효과

기술과 기능은 언제나 순방향을 전제로 만들어지고 이용된다. 만약 인터넷에서 글을 읽고 틀린 내용을 정정하거나 의견을 개진하고 싶다면 가장 처음으로 어떤 방법이 떠오르는가? 바로 댓글을 쓰는 것이다. 댓글을 달 수 없는 게시물이라면, 네티즌 대부분은 이러한 단방향 소통에 의구심을 느껴 차후 해당 미디어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을 것이다. 일반적인 사회는 여러 사람이 다양한 토론을 거쳐 의견을 모으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보다 훨씬 개방적인 인터넷에서 의견을 표현할 수 없다면 답답함을 느낄 것이다.

내용에 따라서는 한 가지 이야기를 놓고 엄청난 숫자의 댓글이 달리게 되고, 이 댓글 안에서 네티즌 간의 속칭 ‘내공 싸움’이 시작된다. 이렇게 댓글로 내용이 다듬어지고 정리되면, 네티즌이 이것을 사실로 받아들이게 되는데, 우리는 이를 ‘댓글 저널리즘’이라고 부른다. 정제된 댓글 저널리즘의 결과물은 오보된 기사를 정정하고 여론을 형성하며, 큰 조직에서 소수 사람이 의견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런 효과는 기존 미디어를 넘어설 만큼 대단하지만, 종종 근거 없는 이야기가 희생자를 만들기도 한다. “펜이 칼보다 강하다”라는 말처럼, 댓글이 모여 마녀사냥을 하고 누군가를 죽음으로 몰고 갈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 / 이가영 기자

밝은 댓글의 이면, 어두운 댓글 ‘악플’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댓글은 양면성을 가진다. 여론이라는 깨끗한 거름종이에 걸러내고, 좀 더 사실화 해 건강한 토론 문화를 형성하는 데 댓글처럼 편리하고 좋은 문화는 없다. 다만, 밝은 댓글의 이면에는 한 사람의 명예 훼손은 물론 죽음까지 유발할 수 있는 어두운 댓글인 악플이 있다. 이러한 악플은 다수 사람이 건전한 논쟁을 펼치고 있는 회의장에서 갑자기 일어나 언성을 높이고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모습과 같아, 또 하나의 사회적 문제로 인식된다.

몇 년 전, 한 연예인이 TV 프로그램에서 체중 감량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이후 인터넷에서 이에 대한 갑론을박이 일어났다. 이 연예인이 홈페이지에 자기 생각을 토로했는데, 거기에 네티즌이 쓴 댓글을 보고 충격을 받아 자살한 사건이 일어났다.

이러한 악플의 원인은 자신이 누구인지를 밝히지 않아도 된다는 익명성과 얼굴을 마주하지 않고 이야기를 한다는 대면성의 부재로 본다. 이제는 인터넷을 어릴 때부터 쉽게 접할 수 있는 시대이므로 인터넷 문화에 대해 작게는 가정에서, 크게는 사회에서 과거 사례를 전달하는 교육으로 악플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울 필요가 있다.
 

제도적으로 댓글의 폐해를 막아야 한다

이처럼, 익명성으로 인한 댓글의 폐해를 막기 위해 대형 포탈이나 미디어, 방문자가 많은 블로그는 최소한의 회원 등록 등을 통해 본인의 신분을 증명하고 이용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측에서도 방문자가 더욱 편리하게 본인을 인증할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이미 오픈 ID나 마이크로소프트의 라이브 ID와 같이, 사용자의 인증에 대한 부분을 제공하는 서비스가 많다. 해당 서비스의 인증 모듈을 연계해 사용자가 별도의 가입 절차 없이 서비스에 인증할 수 있도록 하는 배려도 필요하다.

한 때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던 다양한 악플 사건이 처벌로 이어지고, 이에 대한 사회전반적인 인식 전환이 진행되고 있는 요즘, 악플과 더불어 또 하나의 사회적 문제로 이어지는 것이 바로 출처가 불분명한 정보이다. 혹자는 이를 ‘낚시 글’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불분명한 출처의 글이 비생산적인 논쟁을 일으킨 사례가 주는 교훈은 우리가 인터넷에 의견을 표현할 때 그것이 엄청난 사건, 사고를 일으킬 수 있고, 크게는 사회적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의식과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댓글이 칼럼에서 언급된 것처럼 나쁜 의미로만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좋은 댓글과 정확한 정보에 대한 인정은 서로 배려하는 환경에서 진행되는 선진 토론 문화를 만들고, 좋은 여론을 형성하는 데 이바지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의견은 사회 각계의 관심을 유발하고, 실제 정책이나 방향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책임감 가진 네티즌 의식 필요해

2011년 오늘, 우리는 다양한 장치를 이용해 언제든지 타인과 소통하고, 본인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시대에 살아가고 있다. 이를 통해 정제된 정보와 의견을 더욱 손쉽게 얻을 수 있고, 자신의 작은 의견을 큰 기업에 전달할 수 있는 창구도 만들게 되었다. ‘인터넷은 또 하나의 사회’라는 오래된 이야기처럼, 본인에게 발언권이 있다면, 같은 자유를 가진 타인도 배려할 수 있는 자세, 그리고 자신의 의견 및 정보에 대한 책임이 뒤따른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글 / IT 칼럼니스트 백승주
정리 / 이서은 기자
 

백승주 IT 칼럼니스트는 마이크로소프트 기술 전도사로, 현재 IT 주요 트렌드 및 키워드를 다루는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 작년 12월부터는 ZDNet Korea에서 IT 관련 칼럼을 연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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