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설치된 모든 외부 조명을 켜기는 어려워
일부 어두운 길목… 학생 기숙사 신축으로 조명 개선 기대"

 

밤길이 무서워요
밤에 학교 거리를 돌아다녀야 하는 학우들은 심리적인 부담감과 함께 가끔 좋지 않은 사건에 휘말리기도 한다. 이러한 사건들에는 외부 조명이 직간접적으로 관여한다. 기및전자공학전공의 한 남학우는 대학관에서 실험을 마치고 기숙사로 돌아가던 중, 스포츠 컴플렉스 공사 현장 근처의 구덩이에 빠져 무릎을 크게 다쳤다. 또한, 지난해 12월 6일, 아름관으로 통하는 길목에서 한 남자가 기숙사로 들어가는 여학우를 성추행하려고 한 사건도 있었다.

주요 길목, 아직도 어두운 곳이 남아있어
 학우들이 많이 통행하는 길목들은 대부분 다니기에 불편함이 없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어두운 곳이 몇 군데 있다.
 아름관에서 다솜관과 희망관을 연결하는 최단 통로인 기혼자 기숙사 뒤편 샛길은 학우들이 자주 이용하는 곳이다. 그럼에도 나눔관에서 기혼자 기숙사까지 광도가 낮은 7개의 가로등만이 설치되어 있다. 이곳 가로등 아래 조도는 15lux로 일반 가로등 아래의 조도인 30lux에 비해 절반에 지나지 않는 수치다.
 오리연못 주변 KI 빌딩 공사 현장을 둘러싼 공터 또한 밤이 되면 암흑지대로 돌변한다. 두 개의 백색 등이 유일한 광원이다. 동측생활관 뒤편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자주 이용하는 곳은 아니지만, 학우들이 심리적인 부담감을 느끼고 가끔 조명 관련 문의를 하고 있다.

위치에 따른 조도차가 커
 우리 학교의 가로등 대부분은 매우 높이 설치된 편이다. 특히 정문과 연결된 주도로에 설치된 가로등은 보행자보다 차를 위한 조명으로 이용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이렇게 높은 가로등 조명은 사람의 얼굴에 그림자를 드리워 얼굴 인식이 어려워질 수 있다. 가로등이 높은 탓에 고장이 나도 바로 수리할 수 없다.
 한, 우리 학교 가로등 대부분은 광도가 은 대신 넓은 간격으로 설치되어 있다.  때문에 학우들이 자전거나 스쿠터를 타는 등 길을 빠른 속도로 지나갈 때, 조도 가 발생해 시야를 방해할 수 있다. 보행자를 위해서는 낮은 조도의 조명을 밀집하게 설치해 균일한 조도를 형성하는 것이 적합하다.

가로등의 밝기와 모양이 불규칙해
 리 학교의 거의 유일한 외부 조명인 가로등은 모양도 일정하지 않고, 밝기가 다른 경우가 많다. 왜 조명 설치에 규칙성이 없는 것일까.
 새로 짓는 건물 주변은 설계자의 의도에 라 미관이나 주변 조도를 고려해서 가로등을 설치한다. 따라서 다솜관, 희망관 주변이나 궁리실험관 같이 새로 지은 건물 주변은 다른 곳보다 밝다.
 학사와 석/박사 건물이 다른 시기에 지어진 것도 원인이다. 학사 주변 가로등 전기 용량은 100W이지만, 비교적 최근에 지은 석/박사 건물은 250W로 두 배 이상 밝다. 시간이 흐르면서 기술이 발전해 더 고효율이면서 밝은 가로등이 생기기 때문이다.

가로등이 있어도 모두 켤 수 없어
 학우들의 통행이 잦은 엔들리스 로드에는 가로등이 하나 건너 하나씩 켜져 있다.가로등 아래의 조도는 30lux인 반면, 가로등 사이는 조도계로 측정이 불가능할 정도로 어둡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게 된 데는 석유 파동의 영향이 크다. 정부에서 내놓은 에너지 절약 시책은 학교의 가로등을 격 등으로 사용하는 것을 권장하는 내용을 포함한다. 그래서 안전사고에 대비해 아름관, 엔들리스 로드, 쪽문, 교통이 혼잡한 사거리 등 일부 취약지구를 선정해 그곳만 모든 가로등을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우리 학교 서 시설팀장은“한 번 시행한 에너지 시책은 쉽게 해제되지 않는다. 앞으로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학교에서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학교의 조명 시스템은 예전보다 많이 나아진 편이다. 엔들리스 로드에서 한빛 아파트 방면 가로등은 학우들의 건의에 따라 2년 전에 신설되었다. 강당 뒤쪽에도 최근에 가로등을 설치했고, 중앙 기기실에서 바로 동문으로 갈 수 있는 새로 생긴 샛길에도 가로등을 설치했다.
 우리 학교 시설팀에서는 조명 취약 지구를 자체적으로 선정한다. 야간에 현장을 돌아다니며 육안이나 조도계를 이용해 어두운 정도를 파악하고, 밝은 조명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변화를 준다. 학우의 건의 사항도 고려한다.
 이렇게 파악한 취약 지구에는 설치된 모든 가로등을 켜는 등 조명 환경을 보완한다. 그 예로 올해 아름관의 전구가 더 밝은 것으로 교체되었다.
 서 시설팀장은“이번에 신축하는 학생 기숙사가 들어서면 조명 환경이 더욱 개선될 것이다. 희망관과 다솜관 주변도 건물이 지어지면서 길과 조명이 정비되었다”라며, “학교 내에서 특별히 어두웠던 지역들은 많이 개선되었다고 생각한다. 조명을 설치해 놓고 다 켤 수 없는 것이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나눔관과 기혼자 기숙사를 잇는 샛길도 본래 가로등이 없었는데 설치한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어둡다는 의견이 많아 기존의 조명을 더 밝게 정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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