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우들이 필요로 하는 어플 개발한 유지호 동문 인터뷰

우리 학교 메일 계정으로 편지가 오면 자동으로 알려주고, 복잡한 절차 없이 무료로 문자를 보내며, 스마트폰으로 우리 학교의 각종 생활정보를 모아 볼 수 있으면 얼마나 편리할까.  이러한 아이디어를 직접 현실로 만든 사람이 있다.  KAIST ezSMS와 KNotifier를 제작해 무료로 배포하는 생명화학공학과 유지호 동문이 그 주인공이다. 그가 이러한 프로그램 개발에 나선 이유는 무엇인지 들어보았다


생명화학공학과 학우가 여러 프로그램을 만들다니 놀라워요

어릴 적부터 프로그램 개발에 관심이 많았어요. 초등학교 4학년 때 486 컴퓨터를 처음 접하고는, 이 기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싶어서 컴퓨터와 관련된 공부를 시작했어요. 초등학교 6학년 때는 한국정보올림피아드 입상도 했고요. 고등학생 때는 영어 단어를 암기하는데 도움이 되는 ‘유토아 워드노트’ 프로그램을 제작했는데, 이게 퍼져서 학교 친구들이 거의 다 사용하기도 했어요. 프로그램이 효과가 있다며 교내 시험은 물론이고 SAT 공부에도 활용하더라고요. 지금도 홈페이지(utoa.kr)에 가시면 다운받을 수 있어요.

전산학과로 진학할 수도 있었지만, 프로그램 개발은 단순한 취미였기에 이보다 더 관심이 많은 생명화학공학과를 선택했지요.


PC용 프로그램을 만들게 된 계기는

우리 학교 웹메일에 접속하면 한 달에 50건의 문자 메시지를 무료로 보낼 수 있어요. 하지만 메시지 한 통을 보내기 위해서는 7단계에 걸친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고, 보내는 번호를 저장할 수도 없는데다 단체 메시지를 보내는 것도 불편해요. 이 서비스를 조금 더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KAIST ezSMS’라는 프로그램을 만들게 되었어요.

또한 ‘KNotifier’도 비슷한 이유로 만들었어요. PC에서 메일을 확인하려면 ‘아웃룩 익스프레스’나 ‘MS 아웃룩’ 등의 프로그램을 써야 하는데, 이 때 무슨 서버인지 몇 번 포트인지 등 여러 가지 설정을 해야해요. 이 과정이 너무 복잡하고 번거롭다고 느끼는 학우가 많은데 보다 간편하게 메일을 확인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만들었어요.


각종 생활 정보가 망라된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출시했는데

휴대전화를 스마트폰으로 바꾸고 나니, 제가 개발한 프로그램을 언제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특히 ‘KAIST ezSMS’를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으로 만들어 스마트폰에서 곧바로 무료 문자를 보낼 수 있다면 굉장히 편리할 것 같더라고요. 마침 PC용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던 분들도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어달라는 요청을 하셨고요. 그래서 iOS(애플사의 아이팟, 아이폰의 운영체제) 버전의 ‘KAIST ezSMS for iPhone’ 어플리케이션을 출시했어요.

물론 개발 과정에서 넘어야 할 난관도 있었어요. 어플리케이션을 처음 만드는 것이었으니 iOS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지요. 개발자들이 모이는 카페에 가입하고 관련 책도 여러 권 사서 독학을 했어요. 애플사의 매킨토시 컴퓨터를 가지고 있지 않아서, 일반 컴퓨터를 이용해 가상의 환경에서 테스트를 했어요. 엄청 느려서 고생 좀 했지요.

제작한 어플리케이션을 쓰다 보니까 학교 생활과 밀접한 여러 정보, 학내 소식, 자유 게시판 등의 기능도 갖추면 좋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그런 것들을 한데 모아 업데이트 버전도 내놓았어요. 구글 안드로이드 버전은 그 운영체제를 쓰는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제작할까 했는데, 이미 다른 분들께서 기능이 비슷한 어플리케이션을 만들고 계시다고 하더라고요.
 

학우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실생활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만든 것에 고맙다는 사용자 의견이 많았어요. 그래서 블로그(ezsms. tistory.com) 댓글과 애플 앱스토어 리뷰에도 좋은 평을 올려주셨고요.

사실 이 프로그램들은 공부를 하다가 문제가 잘 풀리지 않을 때나, 시험 기간에 머리를 식히면서 만든 것이에요. 취미로 즐기면서 제작하다 보니 부족한 점이 많아요. 그래도 편리해서 좋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무척 감사하지요.
 

앞으로 만들고 싶은 프로그램이 있나요

대한적십자사에서 응급처치법 및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은 적이 있어서 관심을 두고 여러 어플리케이션을 찾아봤는데, 긴급상황 대처법 같은 의료 관련 어플리케이션이 상당히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긴급한 상황에 처했을 때 누구든지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관련 어플리케이션을 만들고 싶어요.
제가 프로그램을 개발하게 되는 계기는 대부분 제 자신이 실생활에서 불편함을 느끼는 데서 오더라구요. 앞으로도 살아가면서 불편한 점이 있을 때, 이를 프로그램을 통해 편리하게 개선할 수 있다면 끊임없이 만들게 되겠지요(웃음).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학우들에게

미흡한 프로그램이지만 많은 관심을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용하면서 개선을 원하는 부분이 있다면 의견을 많이 보내주시고, 쓸모있게 사용하셨다면 앱스토어 리뷰도 많이 써 주세요. 아무쪼록, 유용하게 사용하시기를 바랍니다.

 

저작권자 © 카이스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