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ARA에 한 학우가 근로장학생 선발 과정이 투명하지 않다는 문제를 제기한 이후 근로장학생 선발 과정에 대한 학생들의 다양한 의견이 개진되었다. 본지에서 확인해본 결과 근로장학생은 학과에서 46명, 행정부처에서 170명을 총 54개 부처에서 고용해 관리한다. 근로장학생이 수행하는 역할이 다르고, 업무 수행에 필요한 능력이 다른 만큼, 근로장학생의 선발은 정원이 할당된 학과나 부서에서 알아서 결정해왔다. 근로장학생이 필요한 학과나 부서는 선임자의 추천으로 학생을 구하는 경우가 많았고, 그러다 보니 근로장학생을 해본 경험자를 알지 못하는 근로장학생 희망자는 근로장학생에 지원할 기회조차 쉽게 얻을 수 없었던 것이 현실이었다.

근로장학생 선발이 투명하게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이 특정 학생이나 특정 학생 집단에 특혜를 주기 위한 것이 아니었음은 분명하다. 근로장학생을 희망하는 학생이 정보를 얻기 어려웠던 것처럼, 근로장학생을 필요로 하는 학과나 부처에서도 필요한 학생을 모집하기가 쉽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잘잘못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근로장학생 선발을 어떻게 개선하는가 하는 것이다.

근로장학생 선발 문제가 야기된 근본 원인은 구인·구직 정부를 얻을 수 있는 공식적인 공간이 통일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 학교의 학과나 부서는 근로장학생뿐만 아니라 수시로 유급 행사 도우미를 선발한다. 그리고 개별 연구실에서는 유급으로 실험에 참가할 학우를 모집하기도 한다. 이러한 구인·구직 정보는 학과 홈페이지, 포탈, ARA 등 다양한 사이트에 게시되어 왔다. 정보가 흩어져 있다 보니 아르바이트 자리를 얻고자 하는 학우도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다양한 사이트를 돌아다녀야 하고, 때에 따라서는 구인 정보를 얻지 못해 지원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문제가 생기곤 한다.

이번 근로장학생 선발 문제를 계기로 근로장학생뿐만 아니라 학내의 모든 구인·구직 정보를 일원화하는 방안이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학교 홈페이지나 포탈에 구인·구직난을 두어 근로장학생을 비롯한 장학금 관련 정보와 학교 차원의 공식 행사 도우미 모집 정보는 의무적으로 게시하도록 한다면, 개별 연구실 단위의 구인 정보도 가장 많은 학우가 찾는 학내 공식 구인·구직 정보 사이트에다 정보를 올려 결과적으로 구인·구직 정보가 일원화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학교는 대부분의 학우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성적 문제로 장학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학우도 적지 않다. 또한, 학우들의 가정 형편이 모두 넉넉하지는 않기 때문에 성적 장학금 외에 추가로 학비를 벌고자 하는 학우는 늘 있기 마련이다. 이들이 학교 밖으로 학비를 벌기 위해 떠돌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학교에서 학비를 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그런 기회에 관한 정보를 널리 공유하는 것이다. 학우들에게 공평하게 학비를 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불필요한 갈등을 막기 위해서 구인·구직 정보는 일원화되어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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