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성 요하는 근로장학생 선발시 선임자 추천 필요해
대부분 부처, 지인 소개로 결원 보충하는 것으로 드러나

지난 13일 ARA에 한 학우가 태울관 미래홀 근로장학생 자리가 세습되고 있다는 글을 올려 논란이 일었다.

이 학우는 미래홀 근로장학생 자리를 얻고자 노력했지만, 특정 동아리에서 그 자리를 세습하고 있어 자리를 얻을 수 없었다고 밝히며 다른 근로장학생의 선발과정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일부 학우들은 공감하며 근로장학생 선발제도가 폐쇄적으로 운영된다고 불만을 표했다. 반면, 미래홀 근로장학생을 총 책임하고 있는 이기훈 학우(기계공학전공 박사과정)는 “미래홀 근로장학생은 근로 내용의 특수성과 전문성으로 인해 다른 근로와 달리 미래홀만의 선발 기준과 방식을 갖고 있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다른 미래홀 근로장학생들이 ‘필요에 의한 위임’이라며 정당성을 호소하고, 이 같은 설명이 설득력을 가져 논란은 일단락되었다. 그러나 논의과정에서 ARA의 다른 학우는 “미래홀같이 전문적인 근로장학생이 아니더라도 근로장학생이 되려면 끈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실제로 그렇게 끈으로 된 학생을 많이 봤다”라며 논의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현재 교내 근로장학생은 학과에 46명, 행정부처에 170명으로 총 54개의 부처에서 각각 고용해 관리한다. 근로장학생은 각 부처에서 결원이 생기면 자율적인 방법으로 선발해 보충한다.

하지만, 대부분 부처가 근로장학생을 선발할 때 선임자가 후임자를 연계하는 방식으로 결원을 보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내에서 가장 많은 근로장학생을 고용하고 있는 인문사회과학과에서는 주로 교수의 강의 준비를 돕거나 강의실을 관리하는 근로장학생을 모집한다. 인문사회과학과의 한 교수는 자신의 근로장학생도 업무에 전문성이 요구되지 않지만 계속 선임자가 소개해준 학생만을 고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숙사 우편물 관련 근로장학생을 담당하는 학생복지팀 직원은 결원보충 시 보통 선임자가 후임자를 소개해 선발한다고 밝혔다. 담당자는 “이렇게 하는 것이 서로 편하다. 공지로 새로 뽑고 교육시키는 것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번거롭기 때문이다”라고 이유를 밝혔다.

미래홀과 창의라운지, 여학우 휴게실의 근로장학생을 관리하고 있는 학생지원팀은 총 10명의 학우를 고용하고 있다. 학생지원팀도 역시 주로 원래 일하던 학우가 그만두게 되면 그 학우가 후임자를 소개하는 방식으로 결원을 보충하고 있으며, 사정이 생겨 그러한 방식으로 구하지 못하면 포털에 공지를 올린다고 말했다.

고용담당자들은 포털 등에 공식 구인 공지를 올릴 때도 있다고 주장했지만, 실제로 포털에 지난해부터 올라온 근로장학생 구인 공고는 총 20건이 채 되지 않았다. 근로장학생으로 일하고 싶었다는 이윤석 학우(무학과 10)는 “오래전부터 근로장학생 자리를 구하기 위해 포털을 확인해봤지만, 공지가 거의 올라오지 않았다. 주변에 자리를 구한 사람들은 대부분 인맥을 통해 얻어냈다고 말하더라”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반면에 일부 부처에서는 투명한 방식으로 근로장학생을 선발하고 있었다. 과학도서관은 도서관 담당직원에게 메일을 보내 신청하면 선착순으로 선발한다. 과학도서관에서 근로장학생으로 일하고 있는 박준희 학우(무학과 10)는 “근로장학생을 신청하고 3달 동안 기다려 선발되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교양분관에서는 저소득층가정을 대상으로 하는 의무장학생만을 선발한다는 명확한 기준이 있다.

한편, 학교 측에서는 이러한 문제점을 지각하고 있지 못했다. 근로장학생 관련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학생복지팀의 오성권 팀장은 “부처마다 업무에 따라 필요한 학생이 달라 선발을 자율에 맡겼다”라며 “학생들이 그런 불만을 가지고 있었는지는 전혀 몰랐다. 많은 학생이 이 때문에 불편을 겪는다면 앞으로 해결방법을 마련해보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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