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의 건강한 먹을거리 위해 항상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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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의 건강한 먹을거리 위해 항상 노력하겠습니다”
  • 윤호진 기자
  • 승인 2011.03.01 02: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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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 감독관 박은배 씨 인터뷰

 우리가 매 끼 먹는 학식을 매일같이 관리, 감독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우리 학교에 단 한 명뿐인 급식 감독관 박은배 씨이다. 2009년부터 이 일을 시작한 박 감독관은 교내 모든 식당의 위탁 급식업체를 관리감독하고, 음식재료와 식단까지 점검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혼자서 이 모든 일을 하는 것이 힘들 텐데도,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재미있다고 말한다. 바쁜 일상 속 박 감독관을 만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영양사 복을 입고 있는 박은배 감독관 / 윤호진 기자

 급식 감독이 맡는 역할이 무엇인가요

우리 학교는 모든 식당의 운영을 위탁업체에게 맡기고 있어요. 이런 위탁급식업체를 관리감독하는 것이 제 일이에요. 식재료의 신선도나 품질, 식당 위생이나 식단 등을 점검하죠. 주방에 들어가서 조리과정 중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나 식재료에 대해 관찰도 하고요. 정해진 시간에 점검하면 업체에서 미리 준비하기 때문에 아무 때나 주방에 들어가요. 또한, 업체와의 회의도 진행하고 학생들과 함께 급식에 관해 모니터링을 하기도 해요. 지난주에는 외국인 학우와 관련된 모니터링 간담회를 했어요.


언제부터 이 일을 맡게 되었나요


2009년 6월 정도에 처음 시작했어요. 원래는 급식 감독이라는 직책이 없었어요. 아마 전국의 모든 대학에서 급식 감독이라는 것이 처음 생겼을 거에요. 급식을 위탁 맡기면 업체 쪽에도 영양사가 있어 따로 급식 감독을 하지는 않아요. 그런데 학생들이 급식을 따로 관리해달라는 요청을 오래전부터 계속했었나 봐요. 그래서 2009년에 학생 식당 리모델링을 하며 새로운 급식업체를 선정한 후 제가 이 일을 맡게 되었어요. 
 

급식 감독을 하다가 놀랐던 적은 없나요

이런 거 다 말하면 안 되는데(웃음). 음식을 대량으로 준비하기 때문에 조리사들이 큰 국자로 요리해요. 그런데 맛을 볼 때에는 작은 숟가락으로 큰 국자의 음식을 먹어봐야 하는데 그냥 큰 국자로 맛을 보고 요리하는데 다시 넣는 것을 본 적이 있어요. 장갑을 껴야 하는데 장갑을 안 끼고 음식을 하는 경우도 있고요. 제가 주방에 들어가서 둘러볼 때마다 조리사들이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아요.

제가 지나가면 그런 것들을 다 보게 되니 업체 측에서 불편하게 생각하는 것 같고요. 하다못해 앞치마 위생상태가 불량한 것 등 모든 것이 다 보이는데 어떻게 해요(웃음). 불편할 수밖에 없는 위치인 것 같아요. 그렇지만 항상 이렇게 검사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을 위해 좋은 아이디어를 함께 공유하기도 하니 좋아하시는 부분도 있어요.


문제점이 많이 개선되었나요

지난번에 음식의 맛을 내기 위해 많은 양의 화학조미료가 요리에 들어갔어요. 이 사실을 알고 화학조미료 사용량을 단기별로 줄여나갔어요. 화학조미료 양을 줄여도 맛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죠.

예전에 계란 소비량을 계산해봤더니 굉장히 많더라고요. 학생들이 고기류가 부족하니까 값싼 계란을 찾는다는 것을 알았어요. 학생들의 건강을 위해 일반 계란보다는 무항생제 계란을 쓰기로 생각했죠. 그런데 업체에서 반발이 심했어요. 무항생제 계란을 쓰면 가격이 비싸지고 크기는 작아지니까요. 업체들의 사정이 있어 무리하게 요구할 수는 없었지만 천천히 바꿨죠. 현재는 모든 식당에서 무항생제 1등급 계란을 쓰고 있어요.

지금은 각 업체에서 쓰는 기름의 산패도를 표준화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산패도를 간단히 측정할 수 있는 측정지가 있어요. 기름에 넣었다 빼면 산패도를 측정할 수 있죠. 주방에 가서 산패도 검사를 해보면 너무 오래되어 한참 전에 버렸어야 할 기름을 쓰고 있는 경우가 있었어요. 그래서 산패도를 표준화하기로 했죠. KAIST인데 합리적이고 과학적으로 관리감독을 해야 하잖아요(웃음). 업체 영양사들과 논의를 하면서 산패도 기준을 정하고 있어요.


많은 점이 개선되었는데도 학우들이 식당 위생, 음식의 맛 때문에 불만이 많아요

학생들 입장을 충분히 이해해요. 하지만, 단체 급식은 어머니가 집에서 정성껏 밥을 해주시는 것과는 차원이 달라요. 정해진 시간에 맞춰야 하고, 한꺼번에 많은 음식을 만들어야 하는 등 문제가 많아요.
식사 시간 한두 시간 전에 음식을 요리해 온장고에 넣었다가 학우들에게 제공하니 풍미, 질감과 맛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요. 또, 고급 식재료를 쓰기에는 식단가가 낮아요. 단체 급식이 가지는 어려움을 이해해 주었으면 좋겠어요.

다행히 우리 학교의 업체들은 이익만을 바라지 않고 학생들을 위하려고 많이 노력해요. 그런 면에서는 제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고 자부해요. 주변 학교들에서도 많은 관심을 두고 있어요. 다른 학교의 식품영양학과 교수님께서 우리 학교가 급식 관리 감독을 한다고 해서 방문하신 적이 있어요. 밥을 같이 먹으면서 그분이 KAIST에서는 당신 학교에서 똑같은 식단가에 맛볼 수 없는 식단을 제공한다고 하셨어요. 어느 식당에 가도 다른 학교 식당에서 제공하는 것보다 훨씬 괜찮은 식단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자신이 있어요.


외국인 학우들도 많은 불편을 호소해요

제가 처음 우리 학교에 왔을 때에는 38개국 581명의 외국학생이 학교에 다니고 있었어요. 저는 외국인 학우를 위해 하나의 푸드코트를 따로 운영하는 것보다 한국학생과 외국학생이 어울릴 수 있는 자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마침 우리 학교에서는 다른 대학에서는 잘 하지 않는 카페테리아를 운영하고 있더라고요. 그리고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음식이 꾸준히 제공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한국 학생들도 국제적인 메뉴를 많이 먹어봐야 한다고 생각해 여러 가지 음식들을 해봤어요. 탄두리 치킨도 해봤고, 베트남 쌀국수, 다양한 종류의 카레도 제공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외국인 학우들의 불편함을 해결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생각이에요.
 

혼자서 일하는 것이 힘들지는 않나요

재미있고 제가 원해서 하는 일이라 힘들지는 않아요. 몇 가지 제가 하기 어려운 부분들은 근로장학생이 많이 도와주고 있어요. 검사 결과를 그래프로 그려주거나 기록을 남기는 일들을 근로작학생이 많이 도와줘요.

학생들과도 함께 검수를 하고 싶지만 주방은 오염이 되면 안 돼요. 위험하기도 하고요. 칼을 쓰거나 뜨거운 기름과 물도 쓰고, 많이 미끄럽기도 해요. 이런 점에서 학생이 참여할 수 있는 일이 제한적이긴 하지만 많은 학생들이 저를 도와줘요.

업체와 일주일에 한 번 제 사무실에 모여서 회의를 하는데 그때 근로장학생, 학부총학생회 복지국 학생도 함께 참여하죠. 여러 학생의 의견을 모으는 일들도 많이 도와주었어요. 학부총학생회 복지국에서 일하는 친구가 저에게 ARA에 올라오는 식당 관련 의견을 보내주고 함께 해결방법을 모색해요.


일하며 보람을 느꼈던 적이 있다면

우리 학교에 들어와 있는 업체 중 가장 규모가 작은 한 중소기업이 있어요. 규모가 작아 현장 직거래를 하고 있어서 그런지 거래처가 잘 되어 있고 식재료를 싸게 들여오더라고요. 그런데 고춧가루 관련해서 다른 업체들은 고춧가루를 국산으로 바꿀 때 그 업체에서는 국산은 너무 비싸서 도저히 못 쓰겠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조금 오래 걸리긴 했어도 결국은 국산으로 바꾸었어요.

그 업체의 사장님께서는 식단가 문제 등 여러 어려움에도 영리목적이 아니라 학생들에게 좋은 것을 하자고 하셨어요. “우리 업체에서는 모든 식재료에 대해 검수도 받아가며 음식을 제공한다”라며 자신 있게 발표도 하시더라고요. 이런 노력으로 영남대학교에 900평쯤 되는 푸드코트를 그 업체에서 다 맡게 되었어요. 사장님께서 “선생님 말씀 하시는 것 중 다른 업체가 다 반대해도 따르니까 좋다”라고 말씀을 하시며 감사하다고 하실 때 정말 뿌듯했어요.


반대로 일을 하시며 서운하거나 아쉬웠던 적은 없었나요

업체와의 관계에서 업체가 굉장히 불쾌해했던 것 같아요. 학교가 주방까지 들어와서 식재료를 검수하면서까지 이래라저래라 한다는 불만이 있었죠. 바쁜데 와서 꼭 그렇게 해야 하냐는 소리를 들을 땐 서운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많이 이해해 주세요. 그리고 “왜 식당은 변하지 않지”라고 불평하시는 분을 볼 때도 조금 서운한 마음이 있죠.

아쉬운 점은 현재 여러 위탁급식 업체에서 샌드위치를 팔고, 빵도 팔고 있어요. 매점에서 파니까 우리도 팔아도 되지 않느냐고 하면 형평성 때문에 그것을 무조건 막을 수가 없어요. 외부에서 사오는 것이 아니라 직접 만들 수도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죠.


학우들이나 업체에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저는 우리 학생들이 자식같아서 잘 먹이고 싶은 마음에 이 일을 하게 되었어요. 학생들을 위해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이 있구나 하는 것을 믿어 주었으면 좋겠어요. 혹시라도 불만이 있거나 어려운 일이 있으면 저를 찾아와서 함께 풀어나갔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식당에서 일하는 분들의 수고에 대해서는 항상 감사히 생각해 주었으면 좋겠어요. 덥고, 미끄럽고 위험한 주방에서 서서 일하시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니까요. 식당에 있는 영양사, 점장, 조리사, 여사님들에게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교내에 들어와 있는 업체들에게는 정말 눈앞의 이익보다는 학생들이 잘 먹고 건강 지켜서 오랫동안 공부 열심히 할 수 있도록 노력해주셨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고 싶어요. 우리 학교 학생들은 우리나라를 이끌 대표자들, 국가 대표잖아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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