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대학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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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대학시절
  • 카이스트신문
  • 승인 2011.02.14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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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영출 제25대 학부총학생회장

내가 입학한 것이 2007년이니 벌써 5년째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봄학기의 시작은 언제나 설레고 기쁘다. 올해는 어떤 신입생들이 들어올까 하는 설렘이 있고, 딸기파티, 축제 등 다양한 즐거움이 있다. 신입생들을 환영하고 또 서로의 동아리로 끌어들이기 위한 각 단체의 노력, 그리고 새해의 꿈과 다짐이 가득한 얼굴이 곳곳에 보이는 것도 이맘때다.

하지만, 학기 초의 그 분주함과 꿈, 다짐은 오래가지 못한다. 학업에 치이고 성적에 부담을 느끼면서 새해에 세웠던 계획과 다짐은 대게 가슴속에 어렴풋한 흔적만을 남기고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지는 듯하다. 많은 학우의 그 빈자리에는 다시 시작된 무한 경쟁에서 살아남고야 말겠다는 확고한 의지가 자리 잡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대학에서 해야 하는 것이 공부만은 아니지 않은가? 내가 입학한 2007년 즈음은 변화된 여러 가지 정책들이 처음으로 적용되어 본격적으로 우리 학교가 경쟁 체제로 돌입하는 시기였다. 나와 주변 친구들은 이러한 정책들을 실감하지 못한채 마구 놀아댔고, 그 결과는 좋지 않았다. 그래도 우리는 장학금을 반납하고 등록금까지 내가며 정말 열심히 밴드 생활을 했었다.

이러한 활동의 대가를 내긴 했지만, 나에게는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친구들과 전기기타 하나, 그리고 대학 시절의 낭만적이고도 아름다운 추억이 남았다. 우리가 그렇게 열심히 활동한 것은 대학이 공부만을 위한 곳은 아니라고 느꼈기 때문이며 과외 활동 또한 가치 있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지금의 우리 사회에는 경쟁을 부추기며 경쟁이 최선이라 믿는 신자유주의가 만연해 있으며 우리 학교도 예외는 아니라 생각된다. 학점이라는 단순한 기준으로 학생들을 줄 세우고, 학점이 낮은 학우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안기는  수업료 정책은 자본이라는 똑같은 기준으로 줄 세우고, 없는 자가 상대적 소외감을 느끼게 하는 사회의 그것과 별반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다양성을 존중하며 창의적 연구를 보장하던 우리 학교가 이제는 여러 제도적 장치로 학우들을 경쟁시켜 기업에 필요한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는 곳으로 변했다는 느낌이다. 이러한 제도하에서는 주어진 과제를 잘 수행하는 것만이 평가의 척도이며 실패는 용납되지 않는다. 자신이 하고 싶은 공부를 하는 것, 창의적 생각이 필요한 연구를 하는 것은 많은 부담을 가지게 되었다.

우리는 대학생이다. 성공적인 대학 생활을 일구기 위해서는 학업이 중요하다. 하지만, 학업이 다는 아니다. 학업 외의 다른 방면에서 두각을 나타내 사회에 필요한 인재가 되기도 한다. 대학 시절에는 마음껏 경험하고 실패할 수도 있으며, 이때만 할 수 있는 일들이 있다. 동아리 활동, 학생자치단체 활동, 친구들과 모여 공동체 문화를 꽃피우는 것은 대학 생활의 중요한 부분이며 졸업 후에는 쉽게 할 수 없다. 우리는 이러한 것들을 마음 놓고 누리지 못하며 대학 시절을 보내고 있다. 작년, 학우들의 참여로 많은 부분에서 제도적 개선을 이루었고, 학교의 여러 위원회에 참여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앞으로 우리가 해내야 할 것들이 많다. 우리 모두가 대학 시절에 더 많은 것들을 누릴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하고 힘을 모아야 한다. 그리하여 많은 학우의 대학 시절의 기억 속에 무미건조한 일상과 공부 외에도 각자의 아름답고 특별한 추억들이 만들어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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