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리오 부문 가작 / 문화기술대학원 석사과정 맹수연

<프롤로그>


#1. 신애의 집 - D

넓은 마루에 덩그러니 놓인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신애. 노트북 키보드 타이핑을 치는 소리만 거실 가득 울려 퍼진다. 창문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신애 머리칼을 조용히 날린다. 노트북 화면에 써지고 있는 글이 보인다.

신애(NA): 상처의 무게가 삶의 의미를 덮을 때 최고의 치유 약은 망각이다. 절망의 한복판에서 나는 지우개 같은 사람과 마주쳤다.

In

오블리비아떼(Obliviate)

Out


#2. 속초 시외버스 터미널 - M

버스 짐칸에서 짐을 내리는 기사아저씨. 사람들이 모여들고,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간 기찬이 버스 앞에 놓은 짐 중 까만 캐리어를 끌고 나간다. 잠시 후, 신애가 똑같이 생긴 캐리어를 든다. 터미널 입구, 신애는 잠시 멈추고 주위를 둘러보며 숨을 한번 크게 쉰다. 조금 쌀쌀한 날씨에 목도리를 두른 사람들도 간혹 보이지만, 햇살은 따사롭다. 그때, 신애 뒤에서 캐리어를 들고 신발 바닥을 살피며 걸어오던 기찬이 신애와 부딪친다.

신애: 아!
기찬: 앗! 죄송합니다. 죄송, 죄송!

기찬이 한 손을 들고 익살스럽게 웃으며 가던 길로 간다. 기찬의 뒷모습을 잠시 바라보는 신애.


#3. 신애의 숙소 - M

문을 여는 신애. 터벅터벅 들어와 벽에 기대앉는다. 낡아 보이기는 하지만 넓고 깨끗한 방이다. 잠시 멍한 표정으로 벽을 응시하던 신애는 손으로 캐리어를 끌어 앞에 놓고 가방 문을 연다. 뭔가 이상함을 느낀 신애.

신애: 어라?

신애가 가방을 마구 뒤적거린다. 용도를 알 수 없는 검은색, 빨간색 천과 초가 몇 개 들어 있고, 여행용 세면도구와 수건 몇 장이 보인다. 신애는 호피무늬 남성속옷을 두 손가락으로 집어 들고 눈앞에서 살피다가 집어던지고는 가방을 발로 밀어차고 벽에 머리를 기댄다.

신애: 에잇, 진짜.

짜증이 나있는 신애. 그때, 휴대폰 벨소리가 울린다. 발신자표시에는 모르는 번호가 뜬다.

신애: 여보세요?


#4.전망대 공원 - D

깔끔하게 색색의 페인트로 덮인 벤치와 조형물들이 잔디위에 놓인 전망대 공원.
캐리어 손잡이를 서로 바꿔 잡는 기찬과 신애의 손이 보인다.

신애: 여기요
기찬: 이야~ 어떻게 가방이 똑같냐.......

벤치에 앉아 가방을 뒤적거리며 없어진 게 없나 확인하는 신애. 기찬은 그런 신애를 바라보고 앞에 섰다.

신애: 근데, 제 전화번호는 어떻게 알았어요?
기찬: 전화해 달라고 다이어리 뒤에 딱 써놨던데요.

계속 가방 안에 물건을 확인하는 신애.

기찬: 그럼 전 이만 갑니다!

캐리어를 끌고 뒤돌아서 가는 기찬

신애: 잠깐!
기찬: (뒤돌아보며) 네?
신애: 라이터, 라이터 어디 갔어요??(가방을 계속 뒤적이며)
기찬: 엥? 저 담배 안 피는 데요?
신애: (가방 뒤적이다 멈추고) 아니 그게 아니고, 여기 있던 라이터요! 지포 라이터!
기찬: (잠깐 생각하다가)모르겠는데요? 하나 사드려요?
신애: 하아.......중요한 거예요, 그 라이터.
기찬: (고민한 표정 잠시) 집에 떨어졌을지 모르니 가서 한번 찾아볼게요.
신애: 꼭 찾아야 돼요 꼭! 부탁드려요.

기찬이 웃으며 두 손가락으로 경례를 하고 뒤돌아 간다. 한숨을 쉬며 무릎에 얼굴을 묻는 신애.


#5. 빨간 등대 - D

바다를 향해 길게 뻗은 방파제 끝에 빨간 등대가 홀로 서있다. 빨간 등대 아래에는 완전히 다듬어지지 않은 바위들이 엉덩이 하나 붙일 수 있을 만한 크기들로 쌓여있다. 슬픈 눈으로 바위에 앉아서 바다를 바라보는 신애. 갑자기 어깨 너머로 라이터를 든 기찬의 손이 불쑥 나온다.

기찬: 여기 라이터요.

깜짝 놀라 일어난 신애.

신애: 어? 라이터!

신애는 라이터를 보고 움켜쥐며 반가워한다. 기분좋아하는 신애를 가만히 바라보는 기찬.

기찬: 아, 이거 찾으러 왔다 갔다 하느라 밥도 못 먹었는데. 밥 한 끼 같이 할래요?

조금 놀란 신애. 하지만 뭐 어떻냐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6. 식당 - D

바닷가 근처에서 볼 수 있는 시골 식당. 식탁과 의자가 색이 누렇게 바랬다. 국밥을 먹고 있는 신애와 기찬. 신애가 밥을 다 먹었는지 밥그릇에 숟가락을 놓고 20장 정도 되는 사진들을 들여다본다. 기찬이 열심히 밥 먹다가 사진을 보고 있는 신애를 본다.

기찬: 뭐에요? 그 사진들?

기찬이 사진을 보려 손을 뻗는다. 그때 신애가 기찬 눈앞에 재빠르게 사진을 내민다.

신애: 여기 어딘지 혹시 알아요?

기찬이 놀래며 유심히 사진을 본다. 그리고 사진을 들고 생각을 한다.

기찬: 어! 여기 범바위 근천데. 거기 가려고요?

신애가 기찬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사진을 통째로 기찬에게 내민다.

신애: 여기 찍힌 장소 전부 다요

기찬이 사진을 집어 들고 대충 넘기면서 본다.

기찬: 어이구. 이 곳을 차 없이 다니게 되면 엄청나게 고생할 삘 인데. 같이 가드릴까요?

기찬이 웃으며 말한다. 하지만 신애는 미간을 약간 찌푸린다.

신애: 누구랑 같이 할 만한 일이 아닌데.......게다가 왜 당신이랑.
기찬: 저요, 여기 토박이라고요. 그리고!

기찬이 신애 말이 끝나기 무섭게 말한다. 그리고 웃으며 차키를 흔든다.


#7. 등대 옆 바위 - D

사진을 들고 있는 신애. 사진에 장소와 실제의 장소를 견주어 본다. 사진 속 바로 그 장소다. 커다랗게 모난 바위들이 신전처럼 정교하게 자리 잡고 쌓여있다. 신애는 쭈그리고 않아 사진을 잠시 바라보다가 옆에 놓아둔 철통을 들어 앞에 놓는다. 그리고는 주머니에서 라이터를 꺼내 통에 대고 사진을 태운다. 신애 등 뒤로 보이는 기찬의 다리.

기찬: 너무 못 찍은 사진이라 이렇게 태우는 거예요?
신애: (계속 타는 사진을 바라보며) 태워서 없애고 나면.......하.......숨이 좀 쉬어질 것 같아서요.
기찬: 재는 남아요. 그건 알죠?

신애는 피식 웃지만 슬픈 얼굴이다.


#8. 여러 장소 - D

테디베어 팜, 갯배, 해맞이 공원, 아바이 마을, 사진을 태우는 신애와 그 뒤에 서있는 기찬의 모습 몽타주.


#9. 범바위 - D

통 위에서 사진이 타고 있다. 재만 가득 들어있는 통을 끌어안고 벤치에 앉아 조용히 흐느끼는 신애. 근처에 차를 대놓고 운전석에 앉아 내린 창문에 팔을 걸치고 신애를 바라보는 기찬. 기찬은 주머니에서 신애와 누군가가 다정히 찍힌 사진을 꺼내어 바라본다. 남자의 얼굴은 기찬의 손가락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10. 기찬의 차 안 - D

창에 머리를 기대고 멍하니 밖을 바라보는 신애. 천천히 신애의 시선 따라 평온한 길의 모습. 길가에 서서 손을 흔드는 옛 남자친구의 모습이 신기루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루엣만 보일 뿐이다. 신애 소리 없이 눈물이 흐르고 참으려고 애쓴다.


#11. 엑스포 공원 - N

두 팔 벌리고 있는 신애 뒷모습. 주변은 색색의 조명들로 화려하지만 거리에 다니는 사람들은 없다.

신애: 하아.(공기를 들이마셨다 내쉬며) 벌써 어두워 졌네.

신애가 기찬을 보며 말한다.

기찬: 여기 예쁘죠? 조명이 완전 죽여요!
신애: (주위를 둘러보다) 어! 사주보는 곳 있네? 기찬씨! 저기 가 봐요!


#12. 점술집 - N

긴장한 모습으로 점술가를 보는 신애. 앞에 놓인 종이에 신애의 이름과 생년월일 등이 적혀있다. 손가락으로 무언가를 세는 점술사. 풍채가 좋은 남성이지만 과장된 아이라인과 립스틱 때문에 50대 아줌마처럼 보인다. 신애는 계속 주의 깊게 들으려 하고 있다.

점술가: 미친년! 왜 지 인생을 갖고 시나리오를 쓰고 지랄이야! (볼펜으로 책상을 탁탁치며) 좀 편하게 살아, 이년아!

고개 숙이고 큭큭 웃는 기찬. 억지로 소리 내는 걸 참으며 웃는 신애.

점술가: (고개를 저으며) 쯧쯧쯧. 너는 빈 방안에 켜 놓은 촛불 같은 년이야. 혼자 열심히 불타봤자 니 속이 채워지니?

신애가 쓸쓸하고 슬프게 웃음 지으며 고개를 숙인다.


#13. 엑스포 공원 - N

신애과 기찬이 점술 집에서 나와 천천히 걷고 있다.

기찬: 점 같은 거 믿어요?
신애: 전 제가 확신하는 운명만 믿어요. 사주 같은 건 그냥 재미! (웃으며)
기찬: 신애씨가 마치 점쟁이라도 되는 것 같네요.
신애: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며) 저 별들을 봐요. 세상에는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참 많잖아요. 내가 믿는 것들을 믿는 것만으로도 벅찬걸요.

밤하늘엔 수없이 많은 별들이 떠있다. 잠시 하늘을 올려다보면 기찬이 신애의 모습을 보며 웃는다.


#14. 조개구이 집 - N

지글지글거리며 구워지는 조개구이. 그 위로 소주잔 든 기찬과 신애가 잔을 부딪친다. 한잔 깔끔하게 마시는 신애와 기찬.

신애: 오늘 신세 많이 졌네요. (살짝 취해서 볼이 발그레하다).
기찬: 투어가이드 된 기분이었음!(젓가락을 마이크 삼아 들고)

갑자기 조개구이 집으로 들어오는 명품으로 치장한 여자들 두 명. 바로 옆자리에 품위 있게 앉는다. 20대 초중반으로 보이는 얼굴이지만 표정이나 몸짓은 청담동 사모님을 따라한 듯 노티가 난다.

나영: (의자 끌어 빼고 앉으며) 아줌마! 여기 조개구이랑 소주 한 병이요!

나영은 자신의 명품가방을 자랑하듯 무릎위에 세워 놓는다.

주리: 어머! 그러고 보니 그 우아한 백 언제 입양했니?
나영: 우리 오빠가 만난 지 10일 되는 날이라고 사줬어. 어우, 이번에 진짜 제대로 잡은 거 같애.
주리: 부럽다 기집애야. 사랑 별거 있니? (엄지와 검지로 돈 모양 만들고) 요거 잘 땡기는 오빠 만나서 공주대접 받으며 사는 게 여자 행복이지.

그렇게 깔깔거리며 얘기하는 두 여자. 하지만 신애의 표정은 진지하다. 기찬이 웃음을 참으며 신애를 바라본다.

기찬: 진짜 저러면 행복해요? 신애씨도?

신애가 소주를 혼자 들이킨다.

신애: 사람마다 생각하는 행복이라는 건 다른 거예요. 아무리 돈을 많이 벌고 성공하더라도 좋은 짝을 못 만나면 손가락질 받기 마련이잖아요.
기찬: (장난스럽게 웃으며) 저 같은 남자가 흔하지 않죠!
신애: (기찬을 잠시 바라보다) 사랑이 전부인 사람도 있는 거예요. 다른 어떤 가치도 중심이 될 수 없는.......나에게 맞는 사람을 만나 사랑하는 것이 사는 의미의 다 인.......
기찬: .......
신애: 이번엔 끝나지 않을 줄 알았는데.......하아.......아무리 깊게 사랑해 봐도 안 되네.......10년을 기다렸어요. 내 운명의 남자. 죽을 만큼 간절히 바라는데 왜 안 될까요. 왜 그랬을까.......정말 사랑했는데.......왜 그랬을까.......

기찬이 안쓰러운 눈빛으로 신애를 바라보며 소주를 들이킨다.

기찬: 사진 태운 재는 어떻게 할 거에요?

신애가 가슴을 쥐어뜯으며 괴로워하다 벌떡 일어나서 밖으로 뛰쳐나간다. 밖으로 나가는 신애를 바라보는 기찬.


#15. 바닷가 쪽 -N

신애가 가슴팍을 꼭 쥐고 바다를 향해 울부짖는다. 방파제 너머로 파도가 어둠까지 집어 삼킬 기세로 거세게 돌진한다. 엄청난 바람에 지나다니는 사람들도 거의 없다.

신애: 아~~~~~~~~~~~~~~ ~~~~~~~~~~~~~~~~악!

뒤에서 바라보는 기찬. 신애의 안쓰러운 뒷모습이 보인다. 신애가 주저앉아 큰 소리로 울부짖다가 흐느낀다.

신애: 왜.......왜.......추억을 다 태우고 나면,,.....괜찮을 줄 알았는데. 완전히 못 잊어도. 사랑이 끝난 건 받아들여질 줄 알았는데.......왜.......더 답답해져. 왜.......

조금 떨어져 서 있던 기찬이 가까이 다가와 신애의 어깨에 손을 얹는다.


#16. 바닷가 바위 -N

바다를 보며 바위에 나란히 앉은 기찬과 신애. 어느 새 조금 잠잠해진 파도에 달빛이 부서지면서 반짝거린다. 기찬은 그 어느 때보다 차분해 보이고, 신애는 조금 지쳐 보인다.

기찬: (나지막한 목소리로) 옛날 로마 신화를 보면 오르페우스란 남자가 나와요. 그 남자한테는 진짜 목숨보다 더 사랑한 여자가 있었고요. 둘은 너무 행복했었는데, 어느 날 하데스라는 못된 놈이 그 여자를 지옥으로 납치해 갔어요. 오르페우스는 그녀를 구하려고 지옥까지 따라갔죠. 근데, 결국 그녀를 되찾아 오진 못했어요.(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신애: (기찬을 바라보며) 그래서 그 남자는 어떻게 했어요?
기찬: (앞만 바라보고) 평생 그녀를 그리워만 하다가 온 몸이 갈기갈기 찢겨 죽어요.

신애가 고개를 약간 숙이고 한숨을 내쉰다.

기찬: 그런데 오르페우스를 불쌍하게 여긴 제우스란 신이 한 가지 약속을 해줘요. (성대모사 하듯 목소리를 굵게 내며) 네가 다시 태어난다면, 레떼의 강물을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주겠다. 단, 사랑의 아픔으로 죽을 만큼 힘든 경우에만 쓰도록.
신애: 레떼의 강물이요? 건너게 되면 기억이 사라지는 그 강?
기찬: 네. 레떼의 강이 바로 그 나쁜 하데스 놈이 관리한 강이거든요.
신애: (웃으며) 아.......
기찬: 신애씨에게 답이 없다면, 제가 도와드릴게요.
신애: 네?

신애가 놀라며 기찬을 바라본다.


#17. 의식의 공간 - N

바닷가 쪽으로 길게 난 방파제의 끝에 청동으로 만들어진 것처럼 보이는 하트나무 조형물이 하나 있다. 나무 기둥은 하나로 그리 굵지 않지만, 잎은 커다란 하트모양으로 수십 개가 뚫려있다. 조형물 옆에는 돌로 만들어진 긴 벤치가 있는데 모두 검은 천으로 덮여 있고 그 위에 촛불이 일렬로 켜져 있다. 하트나무 조형물과 벤치 사이에는 사람이 한 명 누울 수 있을만한 좁은 공간이 있는데, 새빨간 천이 깔려 있다. 그리고 그 위에 신애가 정자세로 눈을 감은 채 누워 있다. 기찬은 그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아있다.

기찬: (한손에 병을 들고) 기억을 아까워하지 말아요. 신애씨가 누군가를 미치도록 사랑했었다는 사실은 지워지지 않을 거예요. 그저 그 사람의 이름, 그 와의 추억, 그 사람과의 관련된 감정의 기억들만 사라져요,

신애가 조용히 눈물을 흘린다. 기찬은 병을 열어 신애의 몸에 물을 조금씩 떨어뜨리며 주문을 외운다.

기찬: 오블리비아떼.......오블리비아떼.......


<에필로그>

#18. 신애의 집 - D

거실에서 노트북을 열고 글을 쓰는 신애의 뒷모습.

신애(NA): 망각의 힘은 너무나 커서, 이승과 저승의 마지막 갈림길로 흐르고 있는지도 모른다. 오블리비아떼. OBLIVIATE.

일어나는 신애. 그리고 옆으로 걸어간다. 노트북에 쓰여 있는 마지막 문구가 보이고 커서가 깜빡거린다.


#19. 거리 - D

사람들이 분주히 걷는 거리. 신애가 예쁘게 차려입고 이어폰을 귀에 꽂은 채로 그 속에 섞여 걷고 있다. 멀리서 신애의 옛 남자가 혼자 걸어오고 있다. 그는 이어폰을 꽂고 바닥만 보고 걷다가 옆 건물 간판을 보고 걷는다. 신애와 그가 스쳐지나간다. 스칠 때 신애는 그를 잠시 본다. 그러다 고개를 돌리던 그와 눈이 마주쳤다. 그가 눈을 떼지 못하고 신애를 계속 응시 한다. 그의 이어지는 시선에 눈썹을 한번 까딱 올렸다 내리고는 다시 앞을 보고 계속 걸어가는 신애. 신애는 조용히 미소를 짓는다.


#20. 범바위 차 안 -D

기찬이 차 안에서 신애의 사진을 보고 있다. 남자의 얼굴까지 모두 다 보인다.

기찬(NA): 기억을 아까워하지 말아요. 신애씨가 누군가를 미치도록 사랑했었다는 사실은 지워지지 않을 거예요. 그저 그 사람의 이름, 그 와의 추억, 그 사람과의 관련된 감정의 기억들만 사라져요, 신애씨의 기억 속에서 그 사람은 운명인 적도 없었던 거예요. 앞으로 신애씨는 다시 운명의 그 사람을 다시 찾으며 살면 돼요.

암전


<크레딧> - 몽타주

속초 버스정류장, 캐리어 일부러 바꿔 들고 가는 기찬의 모습. 
정류장 앞에서 일부러 신애 관찰하다 부딪치는 기찬의 모습.
신애의 다이어리에서 꺼낸 신애와 옛 남자의 사진 바라보며 전화하는 기찬의 모습.
가방교환 후 주머니에서 라이터 꺼내 한번 켜보고 웃는 기찬의 모습.
빨간 등대에서 신애 뒷모습 바라보다 결심한 듯 걸어가는 기찬의 모습.
차 안에서 우는 신애 바라보다 안쓰러워하는 기찬의 모습.
바닷가에서 울부짖는 신애 뒷모습 바라보다 주머니에서 물병 꺼내 고심하며 바라보는 기찬의 모습.
의식 장면에서 푸근히 미소 지으며 눈물 한 방울 흘리는 기찬의 모습.
의식이 끝난 후 눈떠서 둘러보는데 주위에 아무도 없어 당황하는 신애의 모습.
바닷가 방파제를 지나 차 쪽으로 걸어가서 차를 타는 기찬의 모습.
운전대를 잡고 웃으며 떠나는 기찬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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