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소리] 생명화학공학과 05 김한솔

얼마 전 지도교수님과 대화를 하다가 우리 학교 학생들은 방학을 대개 학교나 집에서 의미 없는 시간을 보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특별한 경험을 좋아했던 탓인지 몰라도 나는 UN 레바논 평화유지단에 지원해 선발되었다. 2개월여의 출국 전 교육을 마치고 11시간의 비행 끝에 레바논의 수도인 베이루트 공항에 도착해 전쟁으로 파괴된 가옥과 도로들을 보면서 나에게 주어진 임무가 막중하다는 것을 실감했다.

카메라와 지도를 들고 볼거리를 찾아 나서는 여행자와 달리, 나는 방탄복과 실탄이 들은 총으로 무장하고 다녀야 했다. 대민 진료를 위해 현지인의 집을 방문할 때에도 흐르는 긴장감을 감출 수는 없었다. 그러나 유적지를 구경하는 것보다 현지인의 생활을 직접 보고, 느끼고, 함께하는 것이 더 값지고 귀중한 경험이었음은 이루 말할 것도 없다.

특별한 경험은 우연히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능동적인 자세로 찾아 나설 때 비로소 경험할 수 있다. 우리 주위에는 위와 같은 귀중한 경험의 기회가 너무나도 많지만, 그것을 찾아나서는 사람은 많지 않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모든 KAIST인이여 무엇을 망설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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