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섭 학생처장 인터뷰

우선 故조민홍 학우에 대해 애도를 표한다. 학생처장으로서 심정은

이유야 어떻든지 이번 사건에 대해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한다면 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사고에 대해 선생으로서 할 말이 없다. 민홍이가 마음을 툭 털어놓고 말할 수 있는 교수가 있었더라면 이런 일이 발생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정말 죄송하다.
 

이번 일로 입학사정관제로 진행되는 학교장추천전형에 보완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많다

입학사정관제가 작년 처음 도입되어 약간 미흡했던 것 같다. 이런 것을 보완하기 위해 앞으로는 각 기숙사 건물마다 입학사정관들이 직접 학생들을 상담할 수 있게 배치할 것이다. 입학사정관이 뽑은 학생들을 직접 상담한다면 다음 선발 때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그뿐 아니라 담임 교수, 입학사정관, 상담센터의 전문가들, 메디컬 센터 정신과 의사들까지 참여해 다양한 상담을 진행할 것이다. 지금까지는 학생들이 먼저 찾아올 때까지 기다렸지만, 이제는 적극적으로 직접 다가가서 도움을 주려 한다.
 

많은 학생이 대학에 들어와 제대로 적응하기도 전인 1학년 때 기초과목을 수강하고, 낮은 학점을 받으면서 큰 좌절을 느낀다. 학생들의 수준 차이를 고려한 제도적인 변화가 필요한 것은 아닌가

동의한다. 지난 수년간 우리 학교에 입학하는 학생 수는 늘었고, 폭도 다양해졌는데 교육환경은 그에 쫓아가지 못했다고 본다.

11학번부터는 진단고사를 볼 생각이다. 그 결과를 토대로 많이 뒤처지는 학생들에게는 따로 멘토를 붙여주거나 대학원생 한 명이 3~4명의 학생을 가르치는 소그룹 TA 제도를 시행할 예정이다. 또한, 기초과목의 중간고사가 끝난 후에는 중간고사 점수에 문제가 있는 학생들의 데이터를 교무처나 학생처가 받아 그런 학생들을 도와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시행할 예정이다. 새롭게 과목을 만든다거나 여러 가지 제도를 한 번에 만들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1학년 학생들의 수업에 부담이 굉장히 크고 여유가 없다는 것을 느꼈고, 이런 것들을 개선하기 위해 11학년도 무학과 프로그램을 도전적으로 많이 바꾸었다. 올해부터는 연습반을 2시간에서 1시간으로 줄이는 등 학생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단순히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학생들 사이의 경쟁의식, 학점만능주위의 분위기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런 분위기, 가치관의 문제에 대해서는 공감한다. 지금은 우리 학교 학생사회의 가치는 하나다. 공부만 잘해서 높은 학점을 받으면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래서는 자기밖에 모르는 편협한 엘리트밖에 될 수 없다. 학점이 낮은 것이 좋다고 할 수는 없지만, 공부와 병렬적으로 존재할 수 있는 다양한 가치가 있다고 본다.

우리에게는 공부, 성적이라는 가치 외에도 팀워크, 봉사, 정직, 희생 등이 필요하다. 이러한 가치들은 지금까지는 없었다. 이런 가치들을 추구하는 방안으로 유명무실했던 마일리지제도를 강화할 것이다. 마일리지는 동아리 활동, 봉사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학생들에게 주어지는 것이다. 마일리지가 높은 학생들은 성적표에 따로 표시하거나 시상하는 등으로 학생들이 학점 외의 다른 가치들을 볼 수 있도록 하겠다.
 

끝으로 학우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우리 학교에 들어온 학생들은 우리나라의 인재가 될 학생들이다. 이런 학생들을 가르치고 훌륭한 지도자로 만드는 것이 학교의 책임이다. 민홍이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제도가 문제였다면 제도를 보완하고 학생에게 다가가지 못 했었다면 더 다가가서 많은 일들을 하겠다. 학생들 스스로도 자신이 단순히 똑똑한 엘리트가 아니라 많은 사람들을 이끌어나갈 수 있는 지도자가 될 사람이라는 것을 인식하면서 어려운 시간을 함께 극복해나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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