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전달체계 조절로 간편하게 혈관 전구세포 분화시킬 수 있어

생명과학과 한용만 교수팀이 사람의 배아줄기세포와 역분화줄기세포로의 신호전달체계를 조절해 혈관 전구세포로 분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기존에 알려진 배아체형성 방법과 달리 배아줄기세포의 신호전달체계의 조절을 이용했다는 데에서 의의가 크다.

이번 연구로 줄기세포를 이용한 혈관질환 환자의 맞춤형 세포 치료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혈액, 혈관질환 분야의 학술지인 <Blood>의 표지 논문으로 최종 게재되었다. 현재 국내 특허 등록 및 국외 출원을 마친 상태다.


배아줄기세포와 역분화줄기세포는 죽어가는 조직을 살린다

배아줄기세포는 배아의 발생과정에서 추출한 세포로, 모든 조직의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세포다. 역분화줄기세포는 배아줄기세포와 다르게 성숙한 세포로부터 줄기세포를 얻는다. 역분화줄기세포는 성인 피부세포에서 추출한 4개의 유전자를 주입해 형성된 세포로, 배아줄기세포처럼 모든 세포로 분화할 수 있다.
한 교수팀은 배아줄기세포와 역분화줄기세포를 이용해 부상이나 질병 등으로 손상된 조직을 치료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신호전달체계로부터 세포 분화 조절해

▲ 그림1. 혈관의 세포 분화 신호전달체계
왼쪽 신호전달체계는 MEK/ERK 유전 인자를 사용하는 신호전달체계이고, 오른쪽 신호전달체계는 BMP4 유전인자를 사용하는 신호전달체계이다 / 한용만 교수

한 교수팀은 혈관의 신호전달체계로부터 세포 재생산을 조절해 괴사한 조직을 회복시키는 연구를 해왔다. 이번 연구에서는 혈관 줄기세포의 MEK/ERK 신호전달체계를 억제하는 물질인 PD98059와, BMP 신호전달체계를 활성화하는 BMP4라는 인자를 이용해 분화를 조절했다. 그 결과 줄기세포의 20%가량을 혈관 전구세포로 분화하는 데 성공했다.(그림1)

혈관 전구세포란 혈관의 구성요소인 혈관 내피세포, 혈관 평활근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세포다. 분화된 혈관 전구세포를 이용하면 죽어가는 생체 조직을 다시 살려낼 수 있다. 한 교수는 “다리로 연결된 혈관이 망가져 혈액이 공급되지 않는 하지허혈성질환에 이 기술을 기반으로 한 치료법을 도입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줄기세포 분화시간 단축할 수 있어

그동안 원하는 기관의 배아줄기세포를 얻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다. 원하는 줄기세포를 얻으려면 표지(marker)를 이용해 줄기세포를 구분해주어야 원하는 기관으로 분화되는 줄기세포를 찾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 기술을 도입하면 원하는 기관의 세포를 빠르고 간단하게 얻어낼 수 있다. 신호전달체계의 조절로 줄기세포의 분화 시간을 단축시켰기 때문이다.

두 개의 신호전달체계를 조절하면 빠르게 혈관 전구세포(PSCs)를 만들어 낼 수 있고, 혈관 전구세포에서 분화된 물질인 CD34+VPCs를 괴사한 기관에 주입하면 우리 몸을 이루고 있는 혈관 형성 관련 세포들로 분화시킬 수 있다.

▲ 그림2. 혈관 전구세포와 괴사한 기관의 회복 모습
혈관 전구세포로부터 추출된 CD34+VPCs를 괴사한 기관에 주입시킨 후 회복되는 모습을 관찰한 결과이다 / 한용만 교수

그림2는 괴사한 기관에 혈관 전구세포를 주입하고 일주일 동안 관찰한 결과를 나타낸 것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혈류량을 나타내는 붉은 영역이 늘어나는 것을 보면, 괴사한 기관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역분화줄기세포 연구도 진행 중

한 교수팀은 현재 일본의 야마나카 그룹에서 최초로 개발한 세포인 역분화줄기세포에 대해 연구를 하고 있다. 한 교수는 “기존의 배아줄기세포는 환자마다 면역 유형이 달라서 거부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역분화줄기세포는 환자 본인의 세포로부터 유래하기 때문에 환자 맞춤형 치료가 가능하다”라며 “이 연구가 성공한다면 면역 거부반응 때문에 치료할 수 없었던 난치병 치료가 가능해질 것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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