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난 24일 시행된 제25대 학부총학생회 총선거에서 <우리누리> 선거운동본부(이하 선본)의 곽영출 정후보와 최인호 부후보가 당선되었다. 이번 총선거는 4년 만에 경선을 통해 치른 총선거여서 선거 운동 과정부터 학생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그러한 열기와 관심을 반영하듯, 단 하루 동안 치러진 선거였음에도, 지난해 총선거보다 투표율이 15% 이상 늘어난 52.88%의 투표율을 보였다.

50%를 약간 웃돈 투표율이 객관적으로 높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한국의 대학 사회 전반에서 총학에 대한 학생들의 기대와 관심이 점점 줄어들고, 총학 투표율이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비취 볼 때 이번 총선거에 보인 우리 학교 학생들의 열기와 관심은 무척 고무적이다.

<우리누리> 선본은 <동행> 선본의 진수글 정후보, 손석현 부후보와 10% 이상의 지지율 차이로 당선되었지만, 낙선한 <동행> 선본과 실제 득표수 차이는 221표에 불과하다. 당선된 후보들에게는 축하를, 낙선한 후보들에게는 위로의 말을 전하며, 승자가 모든 것을 차지하는 사회에서의 선거와 달리, 우리 학교 총학에서만큼은 승자와 패자가 모두 학생들의 권익과 학교의 발전을 위해 힘과 마음을 합쳐주기 바란다. 

2011년 제25대 총학을 이끌어가게 될 <우리누리> 선본에는 축하의 인사를 건네기도 미안할 정도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임기가 시작될 2011년 2월까지 2달 남짓 남은 기간 학생들이 총학에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이며, 우리 학교의 발전을 위해 총학이 기여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깊이 숙고해 4,000명 학부 학생들의 명실상부한 대표로서 총학의 위상을 회복하기를 기대한다.

선거 과정에서 보인 학생들의 열기와 관심을 이어가기 위해서 제25대 총학은 무엇보다도 학생들의 복지 증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것은 권한을 위임해준 유권자에 대한 당연한 의무이면서, 학생 대표 기관으로서 총학의 위상을 정상화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도 하다. 학생들의 교육과 생활 환경을 개선해나갈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차근차근 실천해 나가야 한다.

또한, 제25대 총학은 학교의 정책 결정 과정에 학생들의 목소리를 정확히 전달하여 그것이 실제로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어떠한 정책이건 오류가 있을 수 있고, 시행착오를 거치는 것은 불가피한 과정이다. 그러나 정책 결정 과정에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한다면, 오류와 시행착오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다. 따라서 이는 단지 학생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학교의 발전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다.

마지막으로 제25대 총학생회는 선거 기간 동안 학생들에게 약속한 공약을 최대한 실천해야 한다. 선거 기간 동안 내 건 공약 모두를 임기 중에 실현하라는 말이 아니다. 공약이 실현 가능한지 그렇지 않은지 임기 시작 전 취사선택하여 실현 가능한 공약부터 차근차근 실현해 나가라는 것이다. 또한, 상대 선본의 공약 중에서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적극적으로 수용해 실현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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