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소리] 08학번 생명과학과 안재범

올해도 어김없이 대학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았다는 소식이 들린다. 기쁜 마음도 잠시, 국제화 지수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이 한편으로는 찝찝하다. 우리 학교는 현재 학부 강의의 90% 이상을 영어로 진행한다. 외국인 학우 수도 600여 명에 이른다. 하지만, 우리 학교의 수치화된 국제화 지수가 객관적인 점수인지는 미지수다.

학교에 관련된 소식을 접하는 포털이 주로 우리말로 되어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일부 정보를 제외하고는 외국인 학우를 위한 영어 안내는 찾아보기 어렵다. 또한, 영어 강의라고는 해도 많은 외국인 학우가 한국식 영어로 이루어지는 수업에 난색을 보인다. 다양한 편의시설과 복지시설 중에는 영어가 통하지 않는 곳도 많다.

학우 또한 의식의 개선이 필요하다. 많은 학우가 각종 행사 등을 홍보할 때 대개 우리말로 된 자보를 붙인다. 조 배정에서도 외국인 학우와 같은 조에 속하면 불편한 기색을 보이는 학우가 많다.

우리 학교의 국제화를 비판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단순한 보여주기 식 정책에는 한계가 있다. 이보다는 실질적인 측면에서의 세계화를 지향해야 한다. 총장뿐 아니라 학생, 교직원 모두가 우리 학교의 국제화에 동참하고, 외국인 학우를 위한 전반적인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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