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 저널에 독도 광고 게시, 무한도전 팀과의 한식 홍보 프로젝트, 뉴욕의 타임스퀘어에 독도 광고 상영. 모두 서경덕 한국홍보전문가가 이룬 일들이다. 사비를 털어 한국 홍보를 시작한 그는 이번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외신들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정상회의 직후, 그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서경덕 한국홍보전문가 / 김필재 기자

한국홍보전문가로 많이 알려져 계신데 어떻게 얻게 된 호칭인가요
대학생 때 시작해 제가 한국홍보활동을 한 지 17년이 다 되었어요. 다양한 한국홍보활동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언론에서 관심을 두고 홍보의 기회도 점점 많아졌어요. 이때 ‘어느 학교’, ‘무슨 학과’ 같은 평범한 직책 외로 무언가 정체성이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한국홍보활동을 한 지 10여 년이 되었을 때, 한 기자분이 한국홍보전문가라는 호칭을 붙여주었어요.

호칭이 마음에 드시나 봐요
그럼요. 마음에 듭니다. 그 호칭 이후로, 뉴욕타임스 관계자 등 다양한 사람과 같이 일할 때, 제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상대방이 확실하게 이해하기 시작했어요. 덕분에 일 처리도 수월해졌지요.

한국을 홍보하기로 마음먹은 결정적인 계기가 있으신가요
제가 대학생 때 한창 세계화라는 단어가 대두되었어요. 당시 저는 세계화가 도대체 무엇인지 궁금했고, 직접 세계로 나가보자는 생각으로 배낭여행을 떠났어요. 오대양 육대주와 북극, 남극을 모두 다녀오는 것이 목표였죠. 그런데 자존심 상하는 일이 벌어졌어요. 외국에서는 대한민국의 존재조차 모르는 경우가 허다했고, 심지어 일본어 사용 국가가 아니냐는 말까지 들었어요. 충격이었어요. 우리나라가 88올림픽도 유치하고 당시 세계 11위 경제 대국이었기 때문에 외국인들이 잘 알 것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렇게 국가 홍보의 중요성을 느끼게 되었고, 직접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다양한 한국 홍보 활동을 해오셨는데, 그중에서도 뉴욕타임스에 최초로 독도광고를 게시한 것이 가장 유명합니다
2005년 2월, 일본이 ‘다케시마의 날’을 선포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이러면 안 되는데 하는 생각에, 독도가 한국 땅임을 알리려면 다른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 2008년에 실린, 독도 문제를 다룬 광고
효과적인 방법을 고민한 끝에 세계적인 언론사에 광고를 내자는 결론에 이르렀어요. 뉴욕타임스나 월스트리트저널의 경우, 전 세계의 정부기관, 언론이 주목하기 때문에 반향을 일으킬 거라고 확신했어요. 직접 신문사를 찾아가고, 광고 시안을 만드는 등 생각보다 그 과정이 만만치는 않았어요. 하지만, 광고가 나간 후, 그 효과는 정말 엄청났어요. 영국 BBC 방송국을 포함해 외국 언론의 인터뷰 요청이 쇄도했고, 시민단체나 유엔 관계자의 연락도 받았어요. 특히 외국 교민들이 큰 관심을 보여주셔서 뿌듯했어요.

오히려 독도를 분쟁지역화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는데요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 저널에 낸 광고를 보면 그러한 우려가 사실이 아님을 알 수 있어요. 독도 광고에 적은 문구는 주로 일본정부의 부당함을 알리는 내용이에요. 광고의 한 구석에는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위해 노력하자는 문장을 함께 표기했어요. 또한, 뉴욕타임스가 과거에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했던 것을 ‘Error in NYT’라고 자연스럽게 비판하는 등, 우회적인 방법으로 광고를 싣기도 했죠.

광고를 싣기 전에는 항상 외국인들의 철저한 검증 과정을 거쳐요. 이 광고들은 결국 외국인이 보게 될 것이기 때문이죠. 이 과정에서 혹시나 문제의 여지가 있을 수 있는 것들은 모두 배제했어요.

▲ 2007년에 실린, 위안부 할머니 광고
서울 G20 정상회의에 맞춰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올해는 마침 경술국치 이후 100년이 되는 해에요. 이에 착안해 과거 100년을 되돌아보고 미래 100년을 꿈꾸자는 취지에서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했어요. 그중에 가장 큰 것이 ‘대한민국 100년의 꿈 프로젝트’였어요.

분명히 G20 정상회의 때 전 세계의 이목이 우리나라에 쏠릴 텐데, 세계인들이 함께 참여한 무언가를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서 세계인에게 공통된 무언가를 찾다가 생각한 것이 바로 ‘꿈’이었어요. 국내는 물론 유럽, 아프리카 등을 직접 찾아다니며 꿈이 적힌 천 조각을 받았어요. 이렇게 모은 전 세계 사람들의 꿈이 적힌 천 조각으로 대형 걸게 작품을 만들고 광화문에 전시했어요. G20 정상회의 기간에 전시된 이 작품은 전 세계 외신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어요.

이 외에도 한 중소기업의 후원을 받아 월스트리트 저널 홈페이지에 G20 정상회의 배너를 달았고, 한 고등학교 외교 동아리의 도움을 받아 G20 홍보 블로그를 8개 국어로 운영하기도 했어요.

최종적인 목표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현재 세계를 주도하는 두 민족이 있습니다. 바로 유대인과 화교입니다. 이들처럼 한민족이 세계를 이끄는 반열에 오르게 하는 것이 제 최종적인 목표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죠.

지금은 뉴욕의 타임스퀘어 광장에 세계 최초로 한국 전용 홍보판을 제작하고 싶어 추진 중에 있어요. 지금까지 독도, 6.25 전쟁, 그리고 한식 등 광고 3개를 이곳에 내보냈는데, 더 나아가 한국만이 홍보되는 전용 홍보판이 생긴다면 정말 뿌듯할 것 같아요.

우리 학교 학우에게 한마디 해주신다면
공부와 과제로 힘들겠지만,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 곧 한국을 홍보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각 분야에서 각자가 온 힘을 다할 때 비로소 제대로 된 한국 홍보가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죠. KAIST에서 훌륭한 과학자가 나오고, 네이처 등 유명 과학 잡지에 논문이 실리고, 노벨상 수상자가 나온다면 이는 자연스럽게 거대한 한국 홍보로 이어지는 것이에요. 모두 온 힘을 다해 원하는 바를 이루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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