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과 12일 이틀에 걸쳐 G20 정상회의가 서울에서 개최되었다. 우리나라의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 중국의 후진타오 주석 등 전 세계의 정상이 한자리에 모여 경제 문제를 논의한 국제적인 행사였다. 약 5,000명의 외국 관계자가 모였던 이틀간의 정상회의 모습과 기자들의 취재 현장을 살펴보았다

지난 11일, 서울 G20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로 향했다. 도착한 회의장에는 무거운 분위기가 감돌고있었다. 회의장 주변에는 장갑차가 배치되어 있었고 총으로 무장한 경찰특공대가 건물을 순찰하는 등 물샐 틈 없는 경비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다소 긴장한 상태로 행사장 내부에 들어섰다.

만반의 준비가 되어있던 미디어 센터

행사장 내부는 밖과 달리 평화롭고 포근했다.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분주하게 다니고 있었으며 곳곳에 배치된 안내원은 밝은 표정으로 이들을 안내하고 있었다.

우선, 1층에 마련된 미디어 센터로 향했다. 이곳은 전 세계의 기자들이 머물며 작업이 이루어지는 곳으로, 국제적인 회의답게 다양한 시설과 서비스가 구축되어 있었다. 총 1,330석의 기자 업무 공간이 마련되었으며 천장에는 큰 스크린이 여러 개 설치되어 주요 일정 및 공지사항 등을 제공하고 행사를 생중계했다. 20개국의 국기가 나열된 브리핑 공간이 준비되어 있었으며, 종합 안내 데스크, 문서실, 통신 지원 센터 등도 마련되어 있었다.

▲ 미디어 센터에서 진행된 브리핑과 기자회견 / 김필재 기자

미디어 센터를 둘러본 후 배정된 업무 공간에 앉아 취재를 시작했다. 공식적인 일정 및 행사는 지정된 방송사와 통신사만이 현장에서 취재가 가능했고, 이외의 기자들은 대변인의 브리핑을 통해 소식을 전해 듣는 방식으로 취재가 진행되었다.

 화려한 회의 뒷편에는 보이지 않는 노력이 있다

11일 정상회의 첫날에는 환영 리셉션 및 업무 만찬만이 하루 일정의 전부였다. 이에 다소 여유가 있었기 때문에, 얼마나 다양한 사람들이 G20 정상회의를 위해 각자의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지를 만나보았다.

우선, 손지애 서울 G20 정상회의 대변인을 찾아갔다. 손 대변인은 정상들의 일정을 함께하고 이를 기자들에게 전하는 역할을 맡고있었다. 브리핑 준비에 분주하면서도 웃으며 취재를 허락한 손 대변인은 “회의 기간 동안 하루 종일 브리핑과 기자회견을 진행해야한다”라며 “다소 긴장되지만 끝까지 열심히 해 성공적으로 정상회의를 끝내겠다. 지켜봐 달라”라며 각오를 다졌다.

그다음 만난 사람은 청와대 경호실장이었다. 보안상 익명을 요구한 경호실장은 “서울 G20 정상회의 경호를 위해 1년을 준비했다. 국제 모임엔 항상 테러의 위협이 따르지만, 육해공으로 철저하게 경호가 이루어지고 있어 문제없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행사장에는 검은 정장을 입은 경호원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었으며, 그 덕분인지 회의 기간 동안 어떠한 불상사도 일어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서울 G20 정상회의 주관방송사인 KBS 작업 부스를 찾아갔다. 때마침 하나 둘 도착하는 각국 정상을 환영하는 장면이 중계되고 있었다. 담당 PD의 지휘에 맞춰 수십 대의 모니터가 분주하게 돌아갔다. 생방송으로 중계되는 행사였기 때문에, 부스 내에는 긴장감이 흐르고 있었다. 정상회의 중계를 담당하는 한 KBS PD는 “KBS가 중계차를 이용해 현장에서 중계하고, 이를 전 세계에 공급한다. 전 세계에 퍼지고 재생되는 정상회의 관련 영상물은 모두 우리가 제공하고 있다”라며 KBS가 맡은 중추적인 역할에 대해 설명했다.

간단한 브리핑과 기자회견을 끝으로 첫날의 일정은 모두 종료되었다. 첫날의 취재를 정리하고 오후 11시쯤에 미디어 센터를 떠났는데, 그 시간까지도 많은 기자가 남아 업무에 여념이 없는 등 미디어 센터는 여전히 활기를 띠고 있었다.

분주해진 행사장, 세계가 이곳을 주목하고 있다

회의 이튿날, 미디어 센터의 모습은 전날과 전혀 달랐다. 이날 모든 중요한 회의가 이루어지기 때문인지 훨씬 많은 외신이 모였으며 모두 분주한 모습이었다. 세계경제 및 프레임워크, 국제금융기구개혁, 기후변화 및 녹색 성장 등 의제별로 진행된 회의는 하루 종일 계속되었다. 회의가 끝나면 대변인 등 관계자가 나와 브리핑과 기자회견을 했는데, 그때마다 전 세계의 외신이 모여 질문공세를 하는 등 열띤 취재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미디어 센터의 한편에서는 방송 중계가 온종일 이루어졌다. 각국의 아나운서들은 커다란 중계 카메라 앞에서 미디어 센터를 배경으로 열심히 무언가를 설명했다. 서울 G20 정상회의가 방송, 신문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온 세계로 전달되는 현장이었다.

국적 불문, 본격적인 취재경쟁

정상회의가 모두 종료된 오후 4시쯤, 갑자기 미디어 센터 내의 모든 기자가 한곳으로 급하게 모이기 시작했다. 이는 고급 정보가 미리 배포되기 때문인데, 대신 일정 시점까지 보도가 금지된다. 이를 엠바고라고 한다. 배포된 자료에는 의장국 선언문, 회의 결과 등, 아직 발표되지 않은 G20 정상회의의 결과물들이 설명되어 있었다. 각국의 기자들이 서로 밀치며 배포 자료를 받으려는 현장은 전쟁터를 연상케 했다.

이후, 정상회의의 마지막 순서인 의장 기자회견이 이어졌다. 이 기자회견은 기자 중 선착순 1,000명만이 입장할 수 있었다. 이에 각국의 기자들 사이에서 입장하기 위한 또 한 번의 치열한 쟁탈전이 벌어졌다. 기자회견장 안에서도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이어졌다. 수십 명의 사진기자가 각자 자리를 잡고 중계 카메라를 설치하는데 왠지 모를 알력마저 느껴졌다.

▲ 기자들에게 둘러싸인 러시아 경제 차관 / 김필재 기자

성공적이었던 서울 G20 정상회의

의장 기자회견을 끝으로 서울 G20 정상회의는 모두 마무리되었다. 치열한 취재 경쟁을 펼쳤던 기자들도 미디어 센터 내 각자의 업무 자리로 돌아가 마무리 작업에 열중했다. 회의를 마친 각국의 정상들은 각자의 일정에 따라 행동했지만, 기자들은 대부분 행사장이 닫는 시간인 자정까지 자리를 뜨지 않았다.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서울 G20 정상회의 뒤편엔 열띤 각국의 기자들이 있었다.

 

G20의 의미와 역사

G20의 G는 Group의 약자로 ‘모임’을 뜻하고 20은 20개국을 의미한다. 1974년 석유파동으로 전 세계 경제가 위기에 빠지자 미국 등 선진 6개국과 캐나다 정상들이 모여 대책을 논의했다. 이후, 2008년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강타하자 국제 협력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기존 7개국에 한국, 중국, 브라질 등 신흥 12개국, 그리고 EU가 뭉쳐 오늘날 G20 정상회의의 형태를 갖추게 되었다.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논의된 내용

G20 프레임워크, 즉 강하고 지속가능한 균형성장 협력체계를 구축하기로 결의했다. 또한 탄력 대출 제도와 예방 대출 제도를 신설하는 등, 글로벌 금융 안전망에 대해 논의했다. 이 외에 금융 소외 계층을 돕자는 취지에서 중소기업에게 자금지원 5억 2800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비판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온갖 매체와 건물엔 온통 ‘G20 성공 기원’이라는 문구가 빠지지 않았고 지나친 경비와 보완 때문에 서울 시민은 어느 정도의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또한 G20 정상회의 자체가 비민주적이며, 영미권 국가들이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한 모인이라는 의견이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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