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문화는 민족과 시대적, 문화적 배경에 따라 차이가 크다. 특히 우리나라는 고유의 역사와 급속한 경제 발전으로 우리나라만의 특유의 소비문화가 형성되어 있다. 우리나라와 소비문화가 어떠한지 기존의 연구와 전문가의 의견을 정리해보았다.

집단 소비의 경향이 강하다

서울대학교 김상훈 교수는 자신의 글에서 제품을 구매할 때 미국인은 성능을, 독일인은 내구성을, 프랑스인은 스타일을 보고, 한국인은 눈치를 보고 결정한다고 했다. 집단생활이 중시되는 한국인에게는 자신만의 기준보다 타인의 행동이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세상에서 한국인처럼 다른 사람의 행동을 일사불란하게 따라 하기 좋아하는 국민도 드문 것 같다”라는 지질학자 존 언더힐의 말도 이를 뒷바침한다. 이를 잘 보여주는 예가 월드컵 거리응원이다. 2002년뿐 아니라 2006년, 2010년에도 전국 각지에서 펼쳐진 길거리 응원은 한국인의 집단적 성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러한 집단적 성향은 소비문화로 이어진다.

유난히 까다로운 우리나라 소비자

우리나라 소비자는 까다롭기로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특히 한국 주부는 품질, 가격, 애프터 서비스 등 모든 요소를 꼼꼼히 따지고 제품을 구매한다. 때문에 월마트와 까르푸가 한국에서 실패했다. 불패 행진을 이어가던 세계적인 두 유통업체는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만은 만족시키지 못하고 결국 우리나라에서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잘 구축된 인터넷 환경도 한국 소비자의 까다로움을 더해주었다. 제품에 대한 정보나 사용 후기 등이 인터넷상의 쇼핑몰 사이트나 여러 커뮤니티를 통해 활발히 공유되기 때문이다.

이에 일부 글로벌 기업은 우리나라에서는 제품을 차별화해 판매하기도 한다. 청소기의 경우,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청소기의 먼지 흡입력을 강약으로 조절할 수 있기를 원했다. 스웨덴 가전회사인 일렉트로룩스는 이런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요구에 착안해 흡입력이 단계적으로 조절 가능한 청소기를 만들었다. 또한, 독일 가전회사인 크룹스는 한국인의 특성인 ‘빨리빨리’에 맞추어 제품을 개발했다. 빵이 구워지는 과정을 보여주는 토스터를 개발해 빵이 구워지자마자 바로 꺼낼 수 있도록 하기도 했다.

가족 상표에 대한 선호가 강하다

가족 상표란 하나의 상표를 여러 개의 제품에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서양의 시장에서는 기업명이 브랜드에 쓰이는 것을 찾기 쉽지 않다. 대신, 개별 브랜드를 내세우는 것이 일반적이다. 반면에 우리나라 소비자는 이와 같은 가족 상표를 사용한 기업 브랜드를 선호한다. 대표적인 예가 삼성병원이다. 삼성이 병원 산업에 진출했을 당시, 그 이름을 기업 브랜드를 내세워 삼성병원이라 지었으며, 우리나라의 소비자는 이를 거리낌 없이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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