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를 앞둔 여섯 문단의 잡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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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를 앞둔 여섯 문단의 잡상
  • 카이스트신문
  • 승인 2010.11.23 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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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칼럼] 변규홍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

2007년에 만난 김준우 당시 총학생회장을 필두로 2008년부터 공감의 안재우, 두드림의 김선재, PLUS의 박승은 물론 KAIST ICC의 장능인에 이르기까지, 이제껏 필자가 만난 여러 총학생회장에게는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 그들을 싫어하는 사람들 모두 “총학생회장이 학우들과 소통하지 않는다”라며 맹비난을 퍼부었다는 것과 필자는 그들에게 말을 걸었을 때 단 한 번도 거절당한 적이 없었다는 것이다.

대화를 원하는 KAIST인이라면 누구에게라도 시간을 아낌없이 할애하는 사람. 필자와 함께 나란히 선 내 곁의 KAIST인. 필자가 기억하는 KAIST 총학생회장들의 모습이다. 어쩌면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처럼, 총학생회장이 된 시점부터 그런 사람이 되어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2011년이 다가오고 있다. 아마 내년도 총학생회장도 그런 사람으로 기억되리라 믿는다. 아니, 믿고 싶다.

하지만, 그 믿음이 흔들리는 소리가 들린다. 다른 대학의 암울한 사례들을 제쳐놓더라도, 작년 11월의 KAIST 총학생회장 선거(56.08%), 작년 2월의 ICU 총학생대표 선거 모두 극심한 투표율 미달로 연장투표 끝에 아슬아슬하게 선거가 수립되었다. 투표율이 가파르게 내려가고 있는 것이다. 이화여대나 서울대처럼 연장투표 끝에도 50% 가 나오지 않는다면… 총학생회장 선출 자체를 못할지도 모른다.

사실 이렇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 민주주의는 불편하고 성가시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 오랜 세월 동안 배워왔듯 민주주의 사회의 구성원에게는 피할 수 없는 귀찮은 의무가 있다. 선거를 통한 권리의 위임이다. 많은 시간을 들여 후보자를 검토해야 하고, 투표도 해야 한다.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날이 갈수록 KAIST인의 일상은 더 많은 공부가 지배한다. 당연히 투표는 뒷전으로 밀려야만 한다. 차라리 테크노크라시(Technocracy-과학적 지식과 기술을 지닌 전문가가 경제체제를 관리하는 사회체제) 비슷한 것을 도입하면 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이공계 리더가 되기 위해 우리는 할 일이 너무 많으니까. 민주주의는 그런 우리에게 시간 낭비다.

그런데… 그런데, 사실 이러한 생각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은 자신에 대한 당위성 있는 논리전개가 아니다. 시간을 할애하지 못한 자신을 변호하기 위한 핑계다. 소통하지 않는 총학생회장이라 맹비난한 그 사람에게, 정작 나 자신은 함께 걸어가는 KAIST 학생으로서 말을 걸어보지 못했으니까 둘러대는 것이다. 머리로는 다들 알고 있으니까. 민주주의의 중요성, 소통의 중요성, 그리고 그러지 못한 자신에 대한… 하! 어쨌든, 그동안 투표할 시간을 내지 못한 것도, 역대 총학생회장들에게 말을 걸어보지 못한 것도, 이미 흘러간 과거의 일이다. 그리고 기말고사도 다가오고 있다. 우리에게는 정말 시간이 없다. 그러니,

핑계는 접어두고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하자. 어느새 11월 24일, 2011년도 총학생회 총선거 투표일이다. 그럼 투표를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세계를 이끌어가는 리더인 KAIST 인들을 이끌어가는 총학생회장의 선출을 통해 빚어내는 역사적인 투표율 경신, 정도의 소소한 신문 1면 기사를 만드는 정도는 할 수 있다. 압도적인 투표율로 과거를 일소해버리고 대학문화를 선도하는 KAIST를 만들면 되는 거 아닌가.
이 두서 없는 여섯 문단은 짤막한 여섯 글자로 요약된다. “투표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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