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이번호에 우리 학교 기숙사 생활의 몇 가지문제점을 짚어 보았다. 물론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학우 모두가 기본적인 기숙사 예절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학우들은 다른 사람을 배려하면서 생활하고 있지만, 몇몇 학우의 신중하지 못한행동이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학우 모두에게 피해를주고 있는 것이다. 기숙사와 같은 대규모 공동생활 공간은 백 명에 한 명이라도 기본적인 예절을 지키지않는다면 큰 혼란에 빠지기 마련이다. 기본적인 예절을 지키지 않는 소수의 학우들도 다른 학우에게 피해를 주기 위한 악의를 가지고 있다기보다는 예절이 무엇인지 알지 못해 실수를 저지르는 경우가 많아 몇가지 사례를 지적해 본 것이니, 해당 학우들은 본지의의도를 곡해하지 않기를 바란다.

 우리 학교는 거의 모든 학우가 기숙사에서 생활한다. 기숙사는 기본적인 의식주를 해결하는 공간에 그치지 않고 배움의 터전이자 대학생활의 추억을 만들어가는 소중한 공간이다. 기숙사 생활을 통해 학우들은 통학 시간을 단축한다는 편이 말고도, 공동체 생활의 기본적인 소양을 얻을 수 있다. 기숙사 예절은 정규 교육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생활하는과정에서 스스로 깨우쳐야 한다. 너무 엄격하고 형식적인 규율은 곤란하지만, 최소한의 예절은 지켜주어야공동체 생활을 원만하게 유지할 수 있다.

 기숙사 생활의 예절을 지키는 것은 개개인에게 작은 불편을 줄지도 모른다. 하지만 조금 불편하다고 최소한의 예절조차 지키지 않는다면 공동체 생활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결국 예절을 지킨다는 것은 자신을희생하는 것이 아니라 작은 불편을 통해 큰 혜택을얻는 것인 셈이다.

 서남표 총장 부임 이후 우리 학교의 교육 목표는한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이공계 전문 인력 양성에서인류 전체에 기여할 글로벌 리더 양성으로 확대되었다. 글로벌 리더에겐 전문적인 지식뿐만 아니라 다른사람에게 귀감이 되는 생활 방식과 예절, 인격이 필요하다. 기본적인 기숙사 예절조차 지키지 않는다면, 글로벌 리더가 될 소양이 없는 것이다.

 어떤 것은 해야 하고 어떤 것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하나하나씩 익혀가지고는 예의바른 사람이되기 어렵다. 예절이란 타인에 대한 배려에서 출발한다. 지금 내가 하는 행동이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지그렇지 않는지를 고려해 타인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행동은 가급적 하지 않는 것이야 말로 예절의 기본이다. 기숙사 예절을 지키는 것은 단지 기숙사 생활을원만하게 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글로벌 리더로 성장하기 위한 첫걸음이 될 수 있다. 예절은 이론이 아니라실천이다. 지금 당장 타인을 배려하는 생활을 실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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