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임, 캠퍼스에 접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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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게임, 캠퍼스에 접속하다
  • 조민지 기자
  • 승인 2010.11.09 2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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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머(gamer)에 대한 인식은 그다지 좋지 않다. 취미로 게임을 즐기는 사람도 많지만, 학업을 뒤로 하고 게임에만 열중하는 몇몇 ‘게임 폐인’ 탓인지 게임 자체에 대한 시선도 썩 좋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게이머가 혼자만의 가상세계에 빠져 있으리라는 일반적인 통념과는 달리, 게임상에서 집단을 형성해 여러 사람과 교류하는 게이머도 많다. 이렇게 하나의 공통주제를 가지고 뭉친 게임 커뮤니티를 흔히 길드나 클랜이라 칭하는데, 교내에도 다양한 게임에 이러한 커뮤니티가 형성되어 있다.

▲ 길드원이 모여서 함께 가는 WOW 레이드 스크린샷 / The Eternity 길드 제공

다양한 길드 속 다양한 구성원

학교 안에 어떠한 게임 커뮤니티가 있는지는 ARA의 게임 관련 게시판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게시판에는 캠퍼스에서 함께 게임할 길드를 찾고 길드를 홍보하는 글이 여럿 올라와 있다. ‘KAIST CHAOS Competition' 등 교내 게임경연대회나 지난 카포전 E-sports 부문의 ‘CHAOS’ 및 ‘서든어택’ 경기에 기존 클랜원과 함께 팀을 이루어 출전한 학우도 많았다.

교내 게임 커뮤니티는 본래 알던 사람들끼리 모여 소규모로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더 많은 사람과 함께 게임을 즐기고자 할 때는 ARA 등을 통한 홍보로 인원을 모집해 규모가 커진다. 이렇게 구성원이 늘어날수록 다양한 학번, 다양한 학과의 사람이 모이게 된다. MMORPG ‘World of Warcraft (이하 WOW)’의 ‘The Eternity’ 길드장 장재환 학우(바이오및뇌공학과 07)는 “The Eternity는 학부생 중심의 30~40명 규모인 친목 위주의 길드”라고 소개했다. 멀티플레이 게임 CHAOS의 ‘MiKA’ 클랜장 장태형 학우(화학과 09)는 “현재 클랜에는 다양한 연령대의 학우를 포함해 100명 정원 중 50명 이상이 활동하고 있다”라고 클랜 규모를 밝혔다.

혼자 게임하는 것보다 더 큰 재미

우리 학교 사람으로 구성된 게임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것은 게임 플레이에 직접적인 도움이 된다. 특히 MMORPG는 혼자 하는 것보다 여럿이서 콘텐츠를 즐기는 것이 더 큰 성취감을 주고, 많은 사람이 함께 도전해야 할 때도 같은 곳에 소속된 사람들끼리 하는 것이 인원 모으기에 더 편하다. 멀티플레이 게임도 승패를 떠나 재미있게 게임을 할 수 있다. 장태형 학우는 “게임에서 서로 문제가 생겨도, 상대방이 결국 아는 사람이거나 친구의 친구이기 때문에 서로 더 존중하게 된다”라고 밝혔다.

오프라인 모임은 함께하는 식사가 기본

일반적으로 게임상에서만 만나게 되는 여타 게임 커뮤니티와 달리, 교내 커뮤니티는 오프라인 모임이 무척 활성화된 것이 특징이다. 보통 식사를 함께하거나 같이 모여 게임을 하게 되는데, 시간이 날 때 게임상에서 바로 약속을 잡기도 하고, 정기적으로 오프라인 모임을 열기도 한다. 장태형 학우는 “요즘은 클랜원끼리 시간이 맞지 않아 정모를 자주 하기는 어렵다. 옛날에는 같이 밥을 먹고 PC방을 갔다고 한다”라며 “CHAOS 대회가 열리면 클랜에서 사람을 모아서 나가기도 하는데, 그런 경우는 소규모로 따로 모여서 게임을 한다”라고 말했다.

교류하며 즐기면 인맥은 자연히 쌓인다

오프라인 모임이 잦은 덕에, 게임 커뮤니티는 같은 학교 내에서 인맥을 형성하는 길이라 할 수 있다. 현실에서 친해진 것이 게임에 영향을 주고, 게임·오프라인상 친목이 더 효과적으로 공유된다. 게임만으로도 공통점을 가지기 때문에, 이를 통해 이야기를 풀어나가면 처음 만난 사람보다 쉽게 친해질 수 있다. 새로 알게 된 사람들과 다른 활동을 통해 교류도 하고, 선배에게 조언을 얻는 등 학교생활에 도움이 되는 면도 많다. 동아리나 동문에서 인맥형성으로 얻게 되는 이점과 비슷하다.

실제로 아는 사람들과 함께 하기 때문에, 혼자 사이버세계에 빠지는 것을 방지할 수도 있다. 장재환 학우는 “한 길드원은 신입생 때 외로워서 게임 중독에 빠졌다가, 길드에 들고나서부터 벗어나게 되었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중독, 게임을 취미로만 즐기면 문제없다

게임에 빠지다 보면 학업에 신경쓰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게이머 사이에서는 결국 스스로의 시간관리 나름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동아리 여러 개를 하면서도 학업 성적이 좋은 사람이 있고, 동아리에만 빠져 학업을 포기하는 사람도 있듯이 게임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장재환 학우는 “길드에서 함께 게임을 하면 서로 일정을 조율하며 플레이하게 되어, 혼자 할 때보다 시간 관리를 쉽게 할 수 있다”라며 “일상에 소홀하지 않고 게임을 취미생활로만 인식한다면 건전한 게임문화를 즐기고 있는 것 아닐까”라고 덧붙였다.

 

※ 용어 해설

멀티플레이(multiplay) 게임
2인 이상의 게이머가 서로 경쟁·협력하는 게임. 제한된 인원이 일시적으로 연결되어 승부를 가리며, 일단 승부가 나면 게임은 끝나게 된다. 이런 단발성 때문에 게임 내 커뮤니티의 기능이 MMORPG에 비해서는 조금 약한 편이다. 스타크래프트, 카오스, 서든어택 등이 있다.

MMORPG(Massive Multiplayer Online Role Playing Game) 게임
수천에서 수십만 명의 사용자가 게임 속 가상 현실세계에 접속해 각자의 역할을 맡아서 플레이하는 온라인 게임이다. 게임 내 사회적 네트워크와 플레이어 간 상호작용이 콘텐츠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리니지, 에버퀘스트, 울티마온라인, WOW, 마비노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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