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세계대백제전

2010 세계대백제전이 지난달 18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30일간의 대장정에 들어갔다. 세계대백제전이 진행되고 있는 공주의 고마나루 예술마당과 부여의 백제문화단지에 다녀왔다.

웅진성에서 보내는 하루

공주의 세계대백제전 행사장 고마나루 예술마당을 찾았다. 높은 하늘과 맑은 날씨는 백제의 부활을 느끼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입구를 들어서면 넓게 펼쳐진 행사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중에서도 ‘웅진성의 하루’는 행사장을 들어선 관람객들의 정면을 마주한다.

‘웅진성의 하루’에선 웅진성을 소형으로 복원해 성 안에 그 당시 백제의 문화재들을 전시해놓았다. 들어가 보니 조그만 초가집 하나가 있고 마당엔 돌 서너 개가 놓여져 있었다. 안내원이 백제에서는 성인식의 의식으로 돌 들기를 했다고 설명해주었다. 관람객들은 직접 돌을 들어보며 백제의 성인식을 체험해보았다. 초가집에서 조금 떨어진 곳엔 디지털 역사 체험관이 있다. 이곳에선 직접 손이나 몸을 움직여 백제 문화에 대한 설명을 듣게 되어 있다.

백제를 체험한다

‘웅진성의 하루’를 나오면 문화예술 체험관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이곳은 백제의 다양한 문화예술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선 가족들이 오순도순 앉아 백제의 전통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처음 보는 백제 전통놀이가 막연히 어려워 보였지만, 직접 체험해보니 어느새 놀이에 빠져 몰입하고 있었다.

이외에도 고나마루 예술마당 내에선 민속놀이 체험, 백제 의상 체험 등이 심심치 않게 준비되어 있어 지루함을 느낄 수 없다. 화려한 백제의 의상을 입어보기도 하고, 다양한 전통놀이에 빠져도 보면 어느새 백제 사람이 다 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손실된 백제 문화재가 스크린 속에

다음으로 방문한 곳은 바로 백제 문화유산 디지털 상영관. 이곳은 3차원 컴퓨터 그래픽으로 백제 문화유산을 복원해 이를 바탕으로 백제 시대를 조명하는 영상이 상영되는 곳이다. 우리 학교 문화과학기술대학원에서 영상물을 제작한 터라 큰 기대를 안고 관람했다. 이 영상물에서는 웅진 도성, 대통사 석조, 백제 금동대향로 등의 문화재를 재현해 화려하고 찬란한 백제 문화를 마치 실제처럼 생생하게 재현했다. 그 어느 곳에서보다 백제를 자세히 느낄 수 있었다.

백제 문화유산을 복원한 이 영상을 보기 위해 많은 인파가 몰려들어, 기다리는 줄이 건물 밖으로까지 뻗어 있었다. 진행 요원은 관람객의 질서를 유지하며, 행여 극장의 좌석보다 많은 인원이 입장할까 인원을 확인하는데 분주했다. 실제로 좌석이 모자라, 오래 기다리고도 다음 시간대의 영상을 관람해야 하는 관람객이 많다고 한다.

백제의 왕궁, 부여의 사비궁

백제 하면, 도읍지였던 부여를 빠뜨릴 수 없다. 공주 행사장에 다양한 체험과 영상이 있었다면 부여에는 백제 건물들이 복원되어 있다. 부여의 백제문화단지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곳의 중심엔 백제의 왕궁인 사비궁이 있다. 한 나라의 왕궁답게, 사비궁 앞에는 넓은 들판이 펼쳐져 있고 건물은 웅장해 백제의 위엄을 느낄 수 있었다. 이곳에서 백제 왕궁의 일상을 담은 ‘사비궁의 하루’ 행사가 펼쳐졌다. 배우들이 백제 귀족 복장을 하고 혼인식 등 연기를 펼쳐 마치 실제 백제 왕궁에 있는 듯했다. 행사장에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관객들의 호응 역시 대단했다.

이 외에도 백제의 대표적 사찰인 능사와 주거문화를 그대로 재현한 생활문화마을이 있다. 백제문화단지를 한 바퀴 둘러보면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다’는 말의 뜻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다채로운 행사와 편리한 교통수단

세계대백제전이 펼쳐지는 기간 동안 다양한 행사가 진행된다. 전문배우들이 출연하는 수상공연 사바미르와 사마이야기가 큰 규모로 펼쳐지며, 대백제 기마군단 행렬, 황산벌 전투 재현 등 백제의 모습을 직접 재현하는 대규모 행사들이 공주, 부여, 논산 곳곳에서 열린다. 날짜에 따라 펼쳐지는 행사가 다르기 때문에, 미리 어떤 행사가 어디에 있는지 등을 고려해 세계대백제전에 참여한다면 더욱 큰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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