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과 이해신 교수팀과 신소재공학과 박찬범 교수팀이 홍합의 접착현상을 이용해 실제 뼈와 흡사한 인공 뼈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 연구 결과는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스(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온라인판에 게재되었다.
 

홍합을 이용해 접착제를 만들다

홍합은 바닷가의 바위나 돌, 심지어 고래의 등에도 붙어 잘 떨어지지 않는다. 이는 홍합이 물체에 닿을 때 실 모양의 분비물인 ‘족사’를 만들기 때문인데, 이는 일반적인 접착제와는 달리 물속에서도 잘 붙는다.   

이 교수는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박사과정 시절부터 지금까지 홍합이 다양한 물질의 표면에 잘 붙는 성질에 착안해 접착제를 개발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 교수는 선행 연구에서 지름 2mm 크기의 족사가 12.5kg의 물체를 들어 올릴 수 있는 것을 측정했다. 또한, 족사의 주성분이 폴리도파민이라는 것을 밝혔다.


접착제로 뼈 결정이 지지체에 붙게 해

암 환자를 수술할 때 암 세포를 제거하는 과정보다는 혈관, 신경 등을 봉합하는데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접착제는 물에서 이용할 수 없어, 수술용 실로 혈관 등을 일일이 꿰매기 때문이다. 수술 시간이 길면 마취시간이 길어지고, 수술 후 회복에 필요한 시간도 길어진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체내에서도 이용할 수 있는 의료용 접착제를 연구하고 있다.

이번 연구 또한 접착제를 이용해 실제 뼈와 유사한 인공 뼈를 만든다. 기존의 기술로도 뼈를 자라게 할 수는 있다. 하지만 실제 뼈가 혈관, 조직 등과 연결되어 있는 것과 달리, 생성된 결정이 지지체에 잘 붙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다. 이 교수가 개발한 인공 뼈는 뼈의 주성분인 수산화인회석이 지지체에 붙도록 돕는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족사를 모방한 무독성 화학물질인 폴리도파민을 이용해 수산화인회석 결정이 다양한 물질의 표면에서 성장하게 하는 것이다. 폴리도파민을 물에 녹이고 이 용액에 다공성 물질을 넣으면 표면이 코팅된다. 일정 시간이 지난 후 이를 씻어내고, 수산화인회석 용액에 넣으면 폴리도파민이 칼슘을 표면에 달라붙게 한다. 다공성 물질을 주형으로 해 그 사이에 균일하게 뼈가 자란다.


치아 임플란트로 사용 가능

생성된 인공 뼈에는 골수, 줄기세포 등이 없어 실제 뼈를 대신해 사용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것을 치아 임플란트로 사용할 수 있다. 우리 몸에서 단백질이 뼈가 생성될 방향을 잡아주듯이, 홍합접착제를 코팅하면 원하는 모양의 치아를 얻을 수 있다.

이 교수는 “홍합접착제 연구가 중요한 이유는 이것이 기반기술이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각 부위의 특성에 맞는 치료용 접착제를 개발하는 데 힘쓸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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