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학과 문수복 교수팀이 서로 다른 네트워크를 중계하는 장치인 GPU 기반 소프트웨어 라우터(이하 GPU 라우터)를 개발해 라우터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초고속 연산 분야의 저명한 학술지인 HPCwire에 게재되었다.
라우터는 보내진 송신정보에서 수신처 주소를 읽어 가장 적절한 통신 통로를 지정하고 다른 통신망으로 전송하는 장치이다. 이번 연구로 기존 라우터의 경제성과 성능을 모두 개선하는 성과를 얻었다.

패킷 메신저, 라우터
인터넷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송신정보를 주고받아야 한다. 이때 송신정보는 인터넷상에서 패킷이라는 단위로 나뉘어 독립적으로 전달된다. 한 개의 패킷이 라우터에 들어오면 라우터는 패킷마다 새겨진 IP 주소를 확인해(라우팅) 그 주소에 해당하는 목적지에 전달되도록 옳은 포트로 패킷을 보내는 작업(포워딩)을 한다. 즉, 라우터는 라우팅과 포워딩, 이 두 가지 일을 하는 장치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이용되는 GPU
그래픽 카드를 이루고 있는 핵심 칩인 GPU는 그래픽 카드 이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널리 이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생명과학에서는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의 조합을 확인하는데 GPU를 사용하고, 물리학에서는 시뮬레이션하는데 GPU를 사용한다. ‘이렇게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는 GPU를 라우터에 적용할 수 없을까’라는 생각으로 이번 연구를 시작했다.
기존 CPU 기반 라우터(이하 CPU 라우터)에서 사용하는 칩은 값이 비싸고 크기도 크다. 이 때문에 일반 PC에서는 라우터를 사용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이번 연구의 목표는 앞서 말한 것과 같은 성능을 내는 라우터를 개발해 PC에 적용하는 것이었다.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기 쉬운 소프트웨어 라우터
이전의 연구는 CPU를 이용해 PC에 적용할 수 있는 라우터 개발을 시도했다. 하지만, 개발된 라우터가 사용자들이 원하는 성능을 갖추지 못했다.
연구팀은 GPU를 라우터에 적용했다. 기존 라우터는 그 자체가 하드웨어이지만 새로 개발한 라우터는 소프트웨어 라우터이며, 이 라우터에서 필요한 연산처리를 GPU에 할당해 기존에는 없던 GPU 기반 소프트웨어 라우터를 개발했다.
기존의 특별 하드웨어 칩을 활용한 CPU 라우터에 기능을 추가하기는 어려웠다. 칩 자체를 새롭게 디자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GPU 라우터는 CPU 라우터 보다 기능을 추가하기 쉽다.

GPU, 경제적이고 성능도 뛰어나
GPU를 구성하는 단일 프로세서의 연산 처리 속도는 CPU의 속도의 절반 정도 수준이다. 하지만, 현 수준에서 GPU를 구성하는 프로세서의 수가 480개인 반면 CPU의 프로세서 수는 4개이다. 그 결과, GPU의 연산 처리 속도가 CPU보다 약 15배 빠르다. 게다가 GPU의 가격은 CPU의 절반가량밖에 되지 않아 경제적이다. 

기존 PC의 네트워크 접속 속도 개선해
현재 대부분의 PC에는 100Mbps의 속도를 지닌 인터넷이 지원된다. 하지만, 기존 PC에 10Gbps 랜카드를 추가해 이 속도의 네트워크가 들어오더라도 PC가 이를 감당하지 못했다. 이번에 개발한 GPU 라우터를 PC에 설치하면 10Gbps에서 최대 40Gbps의 속도까지 감당할 수 있다.

IT 분야 발전에 잠재성을 지닌 GPU
현재 인터넷 프로토콜(IP)에는 문제점이 있다. 전송과정에서 패킷이 손상되거나 같은 호스트에서 전송한 패킷의 순서가 뒤죽박죽될 수도 있다. 또한, 같은 패킷이 두 번 전송되거나 아예 패킷이 사라질 수도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재 인터넷을 지속적으로 지원하면서, 새로운 프로그램을 인터넷에 지원하는 장비가 필요하다. 이번 연구는 이런 장비를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GPU 라우터가 제3세계 인터넷 보급을 위한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문 교수는 “GPU 라우터는 경제적이고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라며 “이번 연구로 이 라우터에 대한 원천기술을 확보했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이번 연구는 HRHR-P(High Risk High Return Projec-t)의 성공 사례 중 하나로 기록될 것이다”라고 이번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