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극복하고 미국으로 유학간 김동원 동문 인터뷰

뇌병변 2급 장애를 가진 김동원 동문이 기계공학전공 석사과정을 마치고 지난달 28일 미국 미시간대학교로 전액 장학금을 받고 유학을 떠났다. 유학을 떠나기 직전, 기계공학동 로비에서 그를 만났다. 인터뷰 내내 환한 표정이었던 김 동문은 위트가 있는 사람이었다

어떻게 우리 학교에 입학하게 되었나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공학에 대한 꿈을 포기할 수 없어 공부에 매진했어요. 그래서 한양대학교에서 학부과정을 마치고 기계공학전공 장평훈 교수 실험실에서 석사과정을 밟았습니다. 우리 학교의 연구 환경이 좋다고 생각했고, 기계 제어와 재활로봇을 연구하는 데 적합하다고 생각했죠.

평소 불편했던 점이 있었다면
선천적인 장애로 평지에서도 거동이 쉽지 않고 고르지 못한 바닥이나 언덕길을 오르는 것도 매우 불편해요. 일반적인 식사나 세면 등은 가능하지만 물건을 들어 올리거나 옮기는 일도 쉽지 않아서 학교생활에 어려움이 있었어요. 하지만, 고등학교 시절에 한 시간 반 정도 되는 거리를 혼자 걸어 다니면서 다리에 힘이 생기고 건강도 좋아졌습니다.

기계 제어와 재활로봇 연구를 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장애의 원인과 개선 방법을 연구하는 의학에 공학을 접목하는 연구를 통해 장애를 가진 사람을 도와주는 재활분야 전문가가 되고 싶어요. 나와 같은 장애를 겪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분야에 직접 뛰어들고 싶습니다. 공부를 마친 후에는 사업을 시작할 계획도 세우고 있습니다.

우리 학교에서 기억에 남는 사람들은
불편한 몸 때문에 항상 도움이 필요했는데, 실험실 동기와 많은 선후배들이 스스럼없이 도와주고 편견 없이 대해 주어 학교생활이 행복했습니다. 특히, 같은 실험실의 구광민 학우는 저의 손발이 되어준 친구였죠. 그는 거의 모든 생활을 함께하면서 혼자서 하기 힘든 일을 항상 도와주었어요.
제가 우리 학교에서 만난 참된 스승으로 류근철 박사님을 꼽고 싶습니다. 저도 포기했던 오른손을 쓰게 하려고 갖은 노력을 다하셨습니다. 처음보다 몸도 가벼워지고 성격도 밝아졌어요.

발전재단에 100만원을 기부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류 박사님께 보답의 의미로 양복 한 벌 하시라고 100만원을 건넸습니다. 하지만, 류 박사님께서 “나에게 주는 것보다 학교에 기부하는 게 더 의미 있을 것이다”라고 말해 기부했어요.

우리 학교에 바라는 점은 무엇인가요
장애인 학생 관련 제도는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입학 과정에서 더 유연한 사고가 필요해요. 입학 과정에서 천편일률적인 기준을 적용하면, 열정과 실력을 갖춰도 신체적 장애를 가진 학생이 불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하루빨리 장애인 학생에 대한 정책이 마련되어 장애인에게도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진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 학교 학우에게 남기고 싶은 말은
우리 학교의 학생들은 나중에 지도자가 될 수 있는 인재라고 생각합니다. 그에 걸맞게 자신보다 어려운 사람을 돌아보고, 관심을 기울이는 따뜻한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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