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일, 서남표 총장의 연임이 결정되었다. 별 생각 없이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본의 아니게 연임이 결정된 지 10분 정도만에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사회를 비롯해 총장 선출의 전반적인 과정이 대부분 비공개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취재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마침 교수협의회 김정회 회장도 해외 출장중이어서 컨택도 어려웠다. 결국 지난 5일에야 류근철 박사님을 만나 이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기사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취재도 취재였지만 류 박사님은 인터뷰가 끝난 뒤에 과학자의 역할과 자세에 관해 내게 연설하셨다. 대부분의 내용은 류 박사님이 이명박 대통령 앞에서 연설했던 것인데, 이 대통령이 크게 공감했다고 한다. 생각나는 몇 가지를 소개해 본다.


먼저, 과학자가 노력해야만 국민이 발뻗고 편히 잘 수 있다고 한다. 류 박사님에 따르면 천안함이 침몰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은 과학자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책임감을 갖고 각자 본인의 분야에 정진하라고 하셨다.


또, 과학자가 예우받는 사회가 선진 사회이고, 그런 사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육군사관학교를 나오면 다이아몬드를 하나씩 다는데, KAIST를 졸업한 학생들이 사회에서 아무런 대우도 받지 못하면 되겠냐는 것이다. 류 박사님은 사회에서 스스로 대접받을 수 있도록 과학도들이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하셨다.


이것 외에도 여러 가지 주옥같은 이야기를 들었지만 내 기억력의 한계와 지면의 부족으로 인해 전부를 소개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경험상 인문사회과학부동 2층에 위치한 닥터 류 헬스 클리닉을 찾아가면 류 박사님께서 직접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시리라 생각한다. 많은 학우들이 류 박사님의 생각을 듣고 실천에 옮긴다면 정말 과학자를 위한 사회가 올지도 모르는 일이다.       / 이민우 기자

○… 월드컵 기간을 맞아 MBC 축구해설위원 서형욱 씨를 만나 인터뷰했다. 항상 새벽에 졸린 눈을 비벼가며 챔피언스리그를 볼 때 해설을 하셨던 분이라 실제로는 처음 만나는 것이었지만 왠지 첫 만남이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인터뷰는 거의 2010 남아공 월드컵과 한국 축구계와 관련된 내용이었다. 그런데 사전에 인터뷰 질문 목록을 너무 막연하게 준비해서 인터뷰가 매끄럽게 진행되지 않았던 것 같다. 앞으로는 인터뷰 준비를 철저히 해야겠다.


인터뷰 내용 중 우리나라 사람들이 국가대표 경기를 보면서 실수를 하거나 부진한 선수를 지나치게 비난하는 현상에 대한 부분이 있었다. 실제로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서도 아르헨티나전에서 좋은 기회를 놓친 염기훈 선수나 나이지리아전에서 상대에게 페널티킥을 내준 김남일 선수도 네티즌으로부터 엄청난 비난을 받은 바 있다.


물론 나도 우리나라를 응원하는 축구팬의 입장에서 두 선수의 실수가 매우 아쉬웠지만, 우리나라를 대표해서 뛰는 선수들을 그렇게까지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은 것 같다. 한 나라를 대표해서 뛴다는 것, 그리고 4년에 한 번 열리는 월드컵 무대에서 뛴다는 것이 선수들에게 얼마나 큰 부담이 될지, 실제로 겪어보지 못한 우리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경기를 지켜보는 우리보다 가장 아쉬운 사람들은 바로 선수들 자신이었을 것이다. 저 멀리 남아공까지 가서 최선을 다해주는 선수들을 위해 격려를 해주지는 못할망정, 군중심리에 휘말려서 근거 없는 욕설이나 해대는 일부 네티즌들을 보면서, 한국 축구 발전의 진짜 장애물은 열악한 인프라나 교육 환경이 아닌 바로 그들이라고 생각했다.


4년 후에는 브라질에서 월드컵이 열린다. 올해 첫 원정 16강 진출에 성공했으니 4년 후에는 우리나라 선수들이 더 높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모든 국민이 불필요한 비판보다는 선수들에게 힘이 되는 응원과 격려를 했으면 좋겠다.     / 김영준 기자

○… 6월 한 달 동안 유럽여행을 다녀왔다. 여행 3일째, 베르사유 궁전을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타려고 뛰어가던 중 한국인처럼 보이는 여자들을 지나쳤다. 먼 유럽에서 한국인을 만난 것이 반가워 인사라도 하려고 뒤를 돌아보았다. 그런데!!! 그 한국인은 다름 아닌 배수정 기자였다. 유럽에서 아는 친구를 만나다니 정말 세상 좁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베르사유 궁전 앞에서 사진을 찍은 뒤 헤어졌다.


꿈만 같았던 한 달 동안의 시간이 지나고, 이제 다시 신문사로 돌아와 이렇게 기자수첩을 쓰고 있다. 남은 신문사 일정 열심히 임하고 남은 방학 알차게 보내야겠다.       / 윤호진 기자

저작권자 © 카이스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