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열린 이사회에서 서남표 총장의 연임이 결정되었다. 이로써 서 총장은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의 승인을 거쳐 오는 14일부터 제14대 총장으로 새로운 임기를 시작한다. 서 총장의 지난 임기 동안 우리 학교는 교수인사제도, 학생 장학금 제도, 영어 강의 전면화 등 전방위적인 개혁 작업에 착수했고, 이러한 개혁은 우리 학교뿐만 아니라 한국의 대학 개혁에 크나큰 영향을 끼쳤다. 임기 초 멀게만 느껴졌던 ‘세계 초일류 이공계 대학으로의 도약’이라는 과제도 이제는 실현 불가능한 목표만은 아닌 것으로 인식된다. 우리는 서 총장의 연임을 축하하며, 지난 임기 동안 제기했던 여러 가지 개혁 과제를 다가오는 4년의 임기 동안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기를 기대한다.


각종 언론 매체를 통해 이미 보도되었듯, 이번 서 총장의 연임 과정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총장후보선임위원회는 3인 이하로 총장 후보를 압축시키지 못한 채 총장 선임 문제를 이사회로 미뤘고, 이사회에서는 임기가 만료된 이사 교체 문제, 총장 선임과 관련된 정관 개정 문제 등으로 진통을 겪었다. 일부 언론에서는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이사회를 상대로 총장 선임 과정에서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학부총학생회와 본지에서 공동으로 주관한 설문조사에서는 학우 절반 이상이 총장 연임에 반대했고, 교수협의회에서는 총장 선임 문제가 지나치게 과열되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서 총장의 새로운 임기에 대해 기대가 큰 만큼, 우려 또한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서 총장의 지난 임기 동안 우리 학교가 한 단계 발전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가 추진한 개혁은 단지 우리 학교뿐만 아니라 한국 대학과 사회 전체의 발전에도 크게 기여했다. 그럼에도 서 총장의 연임에 대해 학내외에서 반대 의견이 제기되었던 것은, 개혁 과정에서 소통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소통의 문제가 해결되어 학내 구성원의 의견이 개혁에 좀 더 충실히 반영된다면, 대다수가 동의하는 개혁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 것이다. 서 총장의 연임에 찬성했건 반대했건 누구나 개혁의 지속과 우리 학교의 안정적인 발전을 바라고 있다.


새로운 임기를 준비하면서 서 총장은 “학교의 발전을 기원하는 구성원 여러분의 큰 뜻을 바탕으로 그동안 추진해왔던 여러 사업이 최대한 빨리 안정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며, 교수, 직원, 학생 등 학내 여러 구성원의 다양한 의견들을 최대한 경청하고 수렴해 여러 정책에 반영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개혁은 지속될 것이지만, 개혁이 추진되는 방식은 달라질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이는 우리 학교 모든 구성원의 바람이기도 하다. 학내 구성원과의 활발한 소통을 바탕으로, 서 총장의 앞으로의 4년이 성공적이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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