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표 총장의 연임이 결정되었다.

 우리 학교는 지난 2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보드룸에서 이사회를 개최하고, 제14대 총장으로 서 총장을 선임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서 총장은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의 승인을 거쳐 오는 14일부터 새 임기를 시작한다.

 우리 학교 총장은 먼저 총장후보선임위원회(이하 선임위) 구성원의 2/3 이상의 추천을 받은 최대 3인의 인사를 이사회에 추천한 뒤 표결을 통해 결정된다. 그러나 이번 총장 선출 과정에서 선임위가 3인 이하로 후보를 압축하지 못함에 따라 지난달 15일 열렸던 이사회는 성과 없이 끝났다. 이후에도 진전이 없자 이사회는 선임위에서 후보를 3인 이내로 압축하지 못할 경우 이사회에서 직접 표결한다는 근거조항을 담아 정관을 개정한 뒤 다시 이사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사회는 지난 2일 정관을 개정한 후 서 총장을 포함해 교내외 인사 5명에 대해 표결을 실시했다. 이사회는 총 19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서 총장도 이사로서 표결권을 가졌지만 이날 투표에 참석하지 않았다. 서 총장은 18표 중 16표를 득표해 연임이 결정되었다.

 한편, 교과부가 이번 총장 선출 과정에서 우리 학교 이사들에게 “서 총장에게 반대표를 던져달라”라고 부탁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조선일보는 지난달 30일 이와 같은 내용을 보도하며 교과부가 “임기가 곧 끝나는 2명의 이사를 국책 연구기관 이사로 채우겠다”라고 제의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교과부는 지난달 30일 “총장 선임이 공정하게 진행되도록 절차상 문제에 대해 이사들을 만나 법적 검토 결과를 설명했을 뿐이다”라며 “특정 후보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입장을 이사회에 전달한 적이 없다”라고 개입설을 일축했다.

 이사회의 일원인 류근철 박사에 따르면 정관을 개정하지 않아도 이사회 표결에 절차상 문제가 없어서, 교과부 승인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고자 정관 개정 없이 표결을 하기로 이사회의 뜻이 모아졌다. 그러나 교과부는 전자문서시스템을 통해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정관 개정을 승인했고, 2일 열린 이사회에서 10분 만에 정관 개정을 마친 뒤 투표를 진행할 수 있었다.

 2일 열린 이사회는 한 시간 반 만에 끝났으며, 발전적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류 박사는 “투표가 끝남과 동시에 승자와 패자를 떠나 모두가 하나되어 더 나은 KAIST를 만들자고 뜻을 모았다"라고 전했다. 서 총장은 이사회가 끝난 후 “지금껏 KAIST는 국민들의 응원 덕분에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라며 “KAIST가 국민의 신뢰를 잃지 않는 대학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학부총학생회 박승 회장은 “서 총장의 연임을 축하드리며, 앞으로는 주위의 의견을 보다 많이 듣는 총장이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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