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천만한 학교의 안전망 믿고 내 아이 맡길
학교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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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천만한 학교의 안전망 믿고 내 아이 맡길
학교 만들어야
  • 박진현 기자
  • 승인 2010.06.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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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일, 서울 시내의 한 초등학교에서 8살짜리 여자아이가 중년의 남성에게 끌려가 성폭행을 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나영이’의 아픈 기억이 가라앉기도 전에 ‘제2의 조두순 사건’이라 불리는 아동 성폭행이 발생한 것이다. 아이는 국부와 항문에 심각한 상처를 입어 대수술을 받았고 현재 치료 중이다.


 놀라운 것은 아이가 매일 등교하는 초등학교 정문에서, 그것도 백두 대낮에 범행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아이는 방과 후 수업을 들으러 학교에 갔고, 당시 학교에는 아이를 지켜줄 선생님이나 경비원은 없었다. 방과 후 수업을 들으러 간 것이라 해도 엄연히 학교에서 이뤄지는 수업에 안전을 담당하는 직원이 한 명도 없었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정문에 교직원이 단 한 명만 있었더라도 인면수심의 그 괴한은 이와 같은 엄청난 일을 벌일 엄두도 못 냈을 것이다. 이처럼 학교의 안이한 관리 태도가 이번 사건을 야기했다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인력낭비와 예산감축 문제로 없어졌던 ‘수위실’ 운영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불필요한 업무 부담으로 폐지된 교사의 숙직시스템을 부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무엇보다 자각이 필요한 것은 학생의 안전에 대해 학교가 안일하게 대처해왔다는 것이다. 학교 관계자들이 부모의 걱정하는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다면 제3, 제4의 ‘나영이’는 계속 나타날 것이다.


 학생이 아닌 일반 사람들이 학교를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는 것도 문제가 된다. 사건 당시 범인은 학교 정문을 한참 동안 기웃거리다 아이를 데리고 나왔다. 하지만, 누구 하나 이를 보고 이상하게 생각한 사람은 없었다. ‘학교에는 학생들만이 출입이 가능하다’라는 통념이 그들 머릿속에 자리 잡고 있었더라면 아이는 충분히 그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더불어 범인이 학교 안으로 들어오는 일 또한 사전에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이 문제는 지역 주민이 학교를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개방하는 학교 개방화 정책에서 시작되었다고 본다. 물론 지역주민에게 편의와 복지를 제공한다는 목적으로 학교를 개방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학교의 주인인 학생을 위험에 빠뜨리는 정책은 수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학교는 학생들 외에는 누구도 들어올 수 없는 곳이었다. 등교를 하면 학교의 정문은 커다란 자물쇠로 굳게 닫혔고, 하교 시간이 되어서야 학교 밖으로 나갈 수 있었다. 아파서 조퇴할 때도 정문을 지키는 경비아저씨에게 허락을 맡아야 했다. 이처럼 학교는 나와 친구들, 그리고 선생님들 외에는 누구도 범접하지 못하는 우리만의 공간이었다. 그러나 불과 몇 년 사이 그 추억의 공간은 허물어졌다. 학교의 담을 허물어 주변 경관을 아름답게 만들고, 학교를 공원화시켜 많은 주민에게 혜택을 주자는 취지로 시작된 학교 개방화 바람이 분 것이다. 그러나 끔찍한 아동 범죄가 신성한 학교에서 자주 발생하는 이상, 이런 정책을 너그럽게 바라보지는 못할 것이다.


 주민들의 학교 출입을 전면 통제를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손님은 받아들이되 학교의 주인과 손님을 엄격히 구분해 주인이 피해를 받는 일이 없도록 하자는 것이다. 학교의 안전을 관리하는 직원을 두어 학생이 상주하는 시간에는 외부인 출입을 엄격히 관리하고, 그 외의 시간에 대해서는 자체적으로 관리하면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의 안전 관리 직원의 고용이 불가피하겠지만, 그 필요성은 앞서 충분히 언급했다. 더욱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학부모들이 더 향상된 학생 안전 관리를 요구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지방에서 대학을 다니는 아들이 걱정되는지 오늘도 어머니의 전화가 걸려온다. 말만 한 사내자식도 걱정하는 세태인데, 어린 자식을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곳에 보내는 부모의 마음은 오죽할까. 내 아이 믿고 맡길 보금자리로서의 역할, 다시금 학교가 그 역할을 제대로 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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