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학번 무학과 민태홍

우리 학교 캠퍼스를 돌아다니다 보면 외국인 학우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하지만, 후기로 입학한 경우을 제외하고 한국인 학우 중에서 외국인과 인사를 하는 학우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국적만 다를 뿐, 같은 학교에 다니고 때로는 같은 수업을 듣는 학우끼리 인사조차 하지 않는 모습은 정상적이라고 생각할 수 없다.


이러한 외국인 학우와 한국인 학우 사이의 소통 부족은 학우들이 노력하지 않았다는 점보다 학교 측 정책의 문제에서 기인한다고 본다. 외국인 학우를 많이 유치함으로써 대학 경쟁력에서 대외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자 하는 학교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하지만, 유치 후 학교 측 관리의 미비 때문에 외국인 학우와 한국인 학우 사이의 소통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외국인 학우를 유치한 후 한국인 학우와 생활하며 적응할 수 있게 도와주는 장치가 부족하며 학기가 시작하고 외국인 학우는 외국인 학우끼리, 한국인 학우는 한국인 학우끼리 이야기하고 식사하며 생활하다 보면 점점 서로에게 폐쇄적이게 되고 다가갈 기회를 쉽게 얻지 못하게 된다. 소통의 계기를 학우들 사이에서 자발적으로 만들어 나가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물론, 각 나라의 문화 체험을 할 수 있는 행사가 종종 있고, 외국인 친목 동아리 ISO에서도 활동할 수 있는 등 다양한 활동이 있고 학우들에게도 공고된다. 하지만, 그 기회가 많은 학우에게 주어지지 않고, 활동의 범위도 제한적이며 의사소통 문제로, 때로는 시간적 여유가 없어 학우가 자발적으로 참여하기엔 상당히 부담되어 많은 관심을 두고 참여하기 어렵다. 따라서 English Communication 수업을 외국인 학우와 같이 수강하게 하거나 다른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구성하여 학교 측에서 실질적으로 외국인과 한국인 학우 간에 소통할 기회를 제공하는 계기를 만들고 독려한다면 학우 간의 소통 부재라는 문제점이 개선될 것으로 생각한다.


이런 문제점이 개선된다면 외국인 학우와 한국인 학우 사이에 발생하는 마찰도 줄어들게 되고, 외국인 학우 유치가 빛 좋은 개살구가 아니라 정말로 우리 학교가 국제적인 위상을 갖춘 학교로 발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 학교 학우도 여러 국적과 문화에서 생활하며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되어 앞으로 세계화 시대에 국제적인 무대에서 활동해 나가는 데 도움이 되는 자양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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