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총장의 임기가 끝나감에 따라 13명의 총장 후보 중 새로운 총장이 선출될 지 논의가 뜨겁다. 지난 4년간 서 총장과 함께한 장순흥 교학부총장을 만나 서 총장의 임기 동안의 공적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서 총장의 취임 이후 4년 동안 학교에 많은 일이 있었다. 학교의 변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크게 만족한다. 가장 만족하는 점은 우리 학교가 세계적으로 우수한 대학으로 거듭났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만족한다. 

 우선 좋은 교수님을 많이 뽑았다. 4년 전에는 교수 인원이 400명 정도였는데 지금은 거의 600명에 육박한다.

 훌륭한 학생도 많이 선발했다. 1년에 학사과정 신입생을 600명 정도 선발했는데 현재는 1년에 1,000명 정도 뽑고 있다. 적정 수준의 학생 규모도 좋은 학교가 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2010학년도 신입생 선발부터는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해 전국 각지에서 150명의 학생을 뽑았고, 외국인 학생도 100여 명 뽑는 등 다양한 출신의 학생을 선발하기도 했다.

 또한, 학교에 좋은 시설이 많이 들어섰다. 학생들의 복지를  향상시키기 위해 스포츠 컴플렉스, 메디컬 센터 등 많은 건물을 신축했다. 

 이렇게 훌륭한 교수, 학생, 그리고 좋은 시설과 함께 우리 학교가 세계적으로 평판이 좋아졌다. 또한, 우리 학교는 개혁에 있어서 국내 선두 주자가 되었다.

4년 동안 서 총장이 펼친 개혁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서 총장이 지난 4년간 많은 것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학교 구성원들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서 총장과 함께 지난 4년간 정말 열심히 일했다. 우리 학교의 탄탄한 재정을 위해 정부에서 예산도 지원받고, 기부금도 활발히 모아 왔다. 식당 개선이나 학생 의료 복지 등에도 힘썼다. 곧 완공될 메디컬 센터에서 우리 학교 학생들이 무료로 진료받을 수 있는 것이 좋은 예이다. 

 다만, 개혁을 서두르느라 소통에 큰 신경을 쓰지 못했다. 또한, 아무리 좋은 의도로 시행한 정책이라도 실제로 시행해 보면 부작용이 있을 수 있는데 이에 대한 처방이 필요했던 것 같다.

본지 설문조사 결과, 서 총장의 연임에 학우 52.3%가 반대했고, 그 이유로 ‘소통의 부재’를 꼽은 학우가 많았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우리 학교를 세계적인 대학으로 만들기 위해 여러 가지 개혁 정책을 펼쳤다. 그 과정에서 소통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은 인정한다. 이것은 두 가지 측면으로 볼 수 있다.

 첫 번째로, 세계적인 대학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개혁의 속도를 낼 필요가 있었다. 그 과정에서 학내 구성원과 소통하는 과정이 좀 부족했던 것 같다. 개혁의 속도를 더디게 했다면 소통은 충분히 가능했겠지만 개혁의 효과가 적었을 것이다.

 두 번째로, 개혁에는 항상 고통이 수반되는데 이것이 소통이 안 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학생들이 공부를 더 열심히 하도록 하기 위해 성적에 따른 차등 수업료 지급을 도입한 것이 그 예가 될 수 있다. 이 정책의 근본적인 목적은 학생을 위한 것이다. 그러나 학생들은 정책이 시행되기 이전에는 수업료를 내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정책에 대해 불만을 가질 수 있다. 개혁은 좋은 일이지만 고통이 따르기 마련이고, 그런 고통이 있다 보면 소통이 안 되는 것처럼 보인다.

서 총장이 최근 기자회견에서 “조건이 된다면 연임하겠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서 총장이 시작한 일 중 신축 건물의 공사가 완료되지 않는 등 아직 완성되지 않은 정책이 있다. 이제 조금만 더 개혁을 한다면 세계 유수 대학의 반열에 올라설 수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그 작업을 마무리짓고 싶다는 아쉬움은 남아 있을지 모른다. 서 총장이 총장 자리에 특별한 욕심이 있어서 연임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학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난 4년간 학교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 하지만, 구성원들이 학교가 좋아진 것을 체감하지 못한 것 같아 조금 아쉽다.

 기본적인 목적은 우리 학교를 세계적인 대학으로 만드는 것이고, 동시에 학내 구성원들이 행복해지는 것이다. 세계 최고를 향하면서도 구성원들이 행복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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