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강을 기다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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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강을 기다리는 이유
  • 심주연 취재부 기자
  • 승인 2019.05.28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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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강이 한 달도 남지 않았다. 처음으로 학부에 진입하여 전공 수업을 들어보았는데, 아르바이트와 공연 동아리를 함께하니 12학점임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는 시간표는 아니었다. 내가 종강을 기다리는 이유는 단 하나다. 종강하면 여행을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여행 다니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 일상을 뒤로하고 어딘가로 떠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감사한 일이다. 금전적인 상황과 시간적인 상황이 허락해야만 여행을 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학기 중에는 그 두 가지 상황이 모두 여의치 않다. 수업과 과제, 그리고 아르바이트에 치이는 삶은 떠나고 싶은 마음을 매우 부풀리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종강을 기다리며 종강 후의 나의 생활을 그리는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나는 조금 행복해진다.

 나는 어릴 때 여행을 굉장히 많이 다녔다. 중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 국내, 국외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다닌 것 같다. 엄마도, 오빠도, 아빠도 여행 다니는 것을 좋아했기에 모두가 그런 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대학에 와서 여행을 즐기지 않는 사람들을 만났다. 여행은 시간 낭비, 돈 낭비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생각해보면, 이동하는 것을 귀찮아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이 내키지 않는다면 여행이 싫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나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이 좋고, 내가 모르는 풍경을 보는 것이 좋고, 새로운 나라의 음식을 접해보는 것이 좋다. 내가 투자하는 100만원, 많게는 300만원 가까이 되는 돈은 내게 다시는 오지 않을 19살, 20살의 방학을 알차게 만들어주는 비용이다. 누군가 나에게 지금까지 한 것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경험이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대학생이 되고 나서 처음으로 맞은 방학에 혼자 유럽여행을 떠난 일이라고 말할 것이고, 앞으로 기대되는 것이 뭐냐고 물어본다면 앞으로 또 열심히 돈을 모아서 친구들 혹은 혼자서 타지로 떠날 나의 모습이라고 답할 것이다.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여행하는 그 시간 동안 내가 얼마나 배웠는지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 나는 다른 나라에 가면 소매치기가 일상이고 모두 적대적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정작 가보니 사람들은 너무 친절했다. 그냥 한국과 똑같이 사람 사는 곳이었다. 기차에서 만나 자신의 인생 여행지를 소개해주던 인도 친구, 미술관 입구에서 그림을 그리던 나에게 칭찬을 해주며 자신도 그려달라고 했던 중국인 어린아이도 내가 한국이 가만히 있었다면 만날 수 없는 사람들이다. 나는 여행이 주는 우연한 만남을 사랑한다. 그리고 여행이 주는 교훈을 사랑한다. 마지막으로, 사람들이 나의 글을 읽음으로써 여행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조금이나마 바꿀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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