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위와 오리는 우리 학교의 상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사람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우스갯소리로 우리 학교 서열 1위는 거위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연못 이곳저곳을 누비며 바쁘게 생활하는 것 같이 보이는 우리 학교 거위는 애완동물처럼 교내 누군가의 관리를 받고 있을까. 본지는 우리 학교 생물관련 사업을 진행하는 생물 동아리 <숲>, 시설팀, 그리고 거위를 처음으로 우리 학교에 데려온 이광형 교학부총장을 인터뷰했다.

 생물 동아리 <숲>은 “까치와 같이 다친 조류들을 보호한 뒤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에 인계하는 일을 한다”며 “지난 4월에 새끼 거위가 다쳐서 구조 작업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먹이를 주는 등 거위를 관리하는 주체는 아니다. 현재 우리 학교 캠퍼스 폴리스와 시설팀, 그리고 이 교학부총장이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시설팀은 “거위나 오리는 야생동물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그래서 특별히 먹이를 주거나 관리는 하지 않는다. 스스로 풀이나 벌레를 잡아먹고 사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조류 독감 같은 전염병이 의심될 때는 국립보건환경연구원 등에 의뢰해 전염병 검사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우리 학교에 거위를 처음으로 데려와 ‘거위 아빠’로 불리는 이 교학부총장은 거위를 어떻게 관리하느냐는 질문에 “거위들은 2001년에 우리 학교에 입주해 18년 동안 생태계 속에 잘 적응하며 살고 있다. 거위들은 사시사철 풀을 먹고 산다. 다만, 겨울에 눈이 와서 풀을 뜯어 먹을 수 없는 환경에서는 먹이를 주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처음에는 연구실 학생들과 함께 관리했고, 시간이 지난 후에는 교내 직원들의 협조를 얻어 관리했다. 지금은 특별한 도움 없이 주로 혼자 돌보고 있다”는 말을 덧붙이며 거위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거위를 우리 학교에 데려온 계기에 대한 질문에 “넓은 캠퍼스에 좀 더 동적인 모습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공부에 지친 학생들이 머리를 식힐 방법을 모색하다 거위를 데려왔다”고 밝혔다. 이 교학부총장은 “오일장에서 어린 거위와 오리를 10여 마리 구매했고, 매년 자연 감소하는 수만큼 거위를 또 데려왔다”고 밝혔고 “가끔 알이 부화하기도 하는데, 올해 8마리 새끼가 태어났고, 현재 4마리의 새끼 거위가 남아있다. 총 어른 거위 9마리, 새끼 거위 4마리, 오리 1마리가 연못에서 서식 중”이라며 거위 개체수의 현황을 설명했다. 이어서, “비가 많이 오는 날씨가 이어지면 알이 부화하지 못한다. 또한, 고양이의 공격이나 건널목에서 생기는 교통사고로 거위들이 죽기도 한다. 교통사고를 최소화하기 위해 2010년부터 건널목에 거위 표지판을 설치했다”며 캠퍼스에서의 새끼 거위의 생존이 쉽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이 교학부총장은 “우리 학교의 마스코트라고 할 수 있는 거위에 많은 관심을 보여줘서 감사하다. 하지만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으면 배탈이 나기 때문에 새끼 거위들에게 과자를 많이 주지 않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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