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계약직 직원 부당해고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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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 계약직 직원 부당해고 논란
  • 이희찬 기자
  • 승인 2019.05.28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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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노동위원회 ,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인정...합의 이뤄지나

 

▲ 본관(E14) 1층에 비정규직 노동자이 받는 부당한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대자보가 부착되어있다. (ⓒ정유환 기자)

 최근 우리 학교에서는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 한국과학기술원 비정규직지부(이하 비정규직지부)가 부당해고에 대한 현수막과 대자보를 게시한 것을 볼 수 있다. 비정규직지부는 과학영재교육연구원(이하 영재교육원) 서성원 전 위촉선임연구원과 신소재공학과 이선영 전 위촉기술원이 부당하게 해고되었음을 주장했으며, 충남지방노동위원회(이하 지노위) 역시 두 직원에 대한 부당해고임을 인정했다. 학교 측은 지노위에서 송부할 예정인 결정문을 받고 향후 방향을 정할 것이라 밝혔다.

 

노조 활동에 압박 받은 서성원 연구원

 서성원 전 위촉선임연구원은 2016년 우리 학교에 입사해 영재교육원 진로 및 캠프교육팀의 부팀장을 맡고 있었다. 서 연구원은 지난해 4월 비정규직지부가 창립됨에 따라 비정규직지부의 부지부장으로 선출되었다. 우리 학교에서 작년부터 활발히 진행된 비정규직 정규직화 과정에서 서 연구원은 영재교육원의 정규직화 기준 설정에서의 잘못된 점 등 행정 처리에 대해 꾸준히 문제를 제기해왔다. 서 연구원은 “이창옥 전 영재교육원 원장과의 면담에서 노동조합 활동을 계속할 것이라면 부팀장 직을 내려놓으라는 압박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를 거절한 서 연구원은 얼마 지나지 않아 부팀장 직에서 직위해제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후 비정규직지부 측은 영재교육원의 정규직 전환 문제점을 비판하는 현수막을 본원과 문지캠퍼스에 게시했다. 또한, 해당 현수막이 담은 뜻을 영재교육원과 학내 구성원에게 명확히 알리기 위해 지난해 12월 영재교육원 정규직화 과정의 문제점에 대한 공개설명회를 개최했다. 비정규직지부는 설명회를 통해 현수막의 뜻이 충분히 전해졌다고 판단해, 설명회 이후 현수막을 철거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전 원장은 “허위사실로 영재교육원을 조롱하는 내용이 담긴 현수막이었다”며 “많은 연구원들이 이 현수막이 도움보단 해를 끼친다는 의견을 표했고 노동조합 측이 마지못해 현수막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서 연구원이 직장을 떠나게 된 사유에 대해 학교 측은 계약 만료에 의해 근로 계약 종료 통보를 한 것일 뿐 해고를 한 적은 없으며, 서 연구원의 실적이 저조했기에 계약 종료를 통보한 것은 적법하다고 밝혔다. 서 연구원은 “꾸준히 인사고과에서 A, B, C, D등급 중 B등급을 받아왔으며 이는 저성과자라는 학교 측의 설명과 상반된다”고 말하며 “총 15명의 재계약 대상자 중 나를 제외한 14명 모두 계약이 연장되었으며, 그 중 인사고과 등급이 나보다 낮은 사람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서 연구원은 “해고 사유를 억지로 만들어낸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부당해고이며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에 따라 부당노동행위로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해당 조항에는 근로자가 노동조합에 가입하거나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를 한 것을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해고하는 행위, 노동조합에서 탈퇴할 것을 고용 조건으로 하는 행위 등을 부당노동행위로 정하고 있다. 이 전 원장은 “노동조합 활동은 노동자의 권리이며 그것으로 불이익을 주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서 연구원이 팀장회의에서 노동조합의 의견을 대변할 것을 우려하는 마음에서 강조한 것이지 강요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서 연구원은 박사급 연구원 중 실적이 최하 수준이었고, 단순히 인사고과 등급으로만 판단해선 안 된다”며 “본인 능력을 개선하려는 생각은 없으면서 자신의 영역을 넘는 일에 간섭하거나 노동조합에 들어가 본인의 부족한 점에 대한 지적을 부당노동행위로 모는 것은 우리 학교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시간제 전환을 거부한 이선영 기술원

 이선영 전 위촉기술원은 1998년부터 우리 학교에서 계약직으로 일해왔으며, 신소재공학과에서는 2001년부터 지금까지 SEM 장비를 관리하고 분석하는 업무를 맡고 있었다. 또한, 지난해 5월부터 이 기술원은 비정규직지부에서 여성부장을 맡고 있다. 이 기술원은 지난해 1월, 학과 측에 5월부터 출산 휴가 3개월과 육아 휴직 2개월을 쓰고자 한다는 의사를 전했다. 이 기술원은 “매년 3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로 1년간 계약을 해왔는데, 휴가를 가기로 한 후 계약이 8월 말일까지로 변경되었다”며 “따라서 5월부터 3개월만 출산 휴가를 사용할 수 있고 육아 휴직은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신소재공학과 황봉익 행정팀장은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상관없이 90일의 유급 출산 휴가와 3년 이내의 무급 육아 휴직이 보장되어있다”며 “이 기술원의 경우 90일을 초과하는 출산 휴가를 요구했으며, 학과 측은 이 기술원이 출산 휴가를 마치는 시점까지 계약하고 돌아온 후 재계약을 진행하는 것으로 합의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 기술원은 휴가를 마치고 와서도 황 행정팀장이 다른 직원이 있는 곳에서 ‘두 명 중 한 명은 없어도 된다’, ‘이 기술원이 받는 돈이 얼마인지 아느냐’고 말했다. 그 후 ‘앞으로 하는 것을 보고 계약을 결정하겠다’는 이유로 4개월, 2개월 쪼개기 계약을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황 행정팀장은 해당 발언들은 계약을 변경해야 하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을 설명한 것이지 감정적인 발언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황 행정팀장은 이 기술원의 해고 사유에 대해 “장비 노후화로 인해 장비 가동률이 낮아질 시 해당 장비 관리자와의 계약이 종료될 수 있다는 점을 매번 알려왔다”며 “가동률이 낮아짐에 따라 전일제 계약을 시간제로 바꾸는 계약 조건을 제시했으나 거부한 것은 이 기술원 측이다”고 재계약이 이뤄지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이 기술원은 “변경 사유가 납득이 가지 않는 상태에서 노동 조건이 저하되는 계약에 동의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또한, 학교 측에서 협의 중 제시한 문서는 10개월의 유예기간을 둔 뒤 2020년부터 시간제 계약으로 변경하는 확인서였지만, 이에 동의한 이 기술원의 동료는 확인서의 내용과는 달리 유예기간 없이 바로 시간제로 계약이 변경되었다.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의 제4조에 따라 2년을 초과해 근무한 기간제 근로자는 무기한 기간제 근로자로 본다. 하지만 전문적 지식과 기술의 활용이 필요한 경우 2년을 초과할 수 있다. 황 행정팀장은 “장비전담 관리자는 연구업무 지원 종사자로 분류해 경력이 2년 이상이어도 재계약이 가능했다”고 주장했지만, 비정규직지부 측은 “이 기술원은 연구에 직접 참여하지 않고 장비를 다루는 일만 했기 때문에 연구 종사자로 보기 어렵다”며 “2년을 초과해 근무했으니 무기계약직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학교와 노동조합, 앞으로의 방향은

 노사관계의 분쟁은 노동위원회제도를 통해 해결한다. 노동위원회는 지방노동위원회, 중앙노동위원회, 특별노동위원회로 구분되며 노동쟁의에 대한 심판, 조정 등의 기능을 하고 있다. 비정규직지부는 지노위에 서 연구원과 이 기술원 건에 대해 부당해고, 부당노동행위의 구제 신청을 했다. 이에 따라 서 연구원에 대해서 부당해고와 부당노동행위가 인정, 이 기술원에 대해서는 부당해고가 인정되었다. 현재는 지노위가 비정규직지부 측의 손을 들어줬지만, 학교 측은 지노위의 판정에 대해 중앙노동위원회로 재심을 신청할 수 있다. 오는 6월 10일에 지노위 결정문이 발표되며, 이창준 총무팀장은 “현재 학교는 결정문을 검토한 후 다음 입장을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이다”라며 “결정문을 검토한 후 각 부서와의 협의가 필요하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비정규직지부 측은 “이번 달 28일 기자회견도 진행하려 했으나 학교 측에서 결정문이 나온 후 방향을 결정한다고 했고 협의 의사를 보였으니 유보했다”고 말하며 “그럼에도 복직이 진행되지 않을 시 기자회견은 물론 국정감사 등에서 투쟁을 꾸준히 이어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계약서상 근로자와 총장이 근로 계약을 진행하지만 현재 학교는 사실상 인사권한을 부서장에게 위임한 상태다”라며 “인사팀에서 모든 근로자의 정확한 해고 사유를 파악하기나 힘든 상태지만, 이런 사례들이 과거에 결코 적지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비정규직지부는 현재까지 우리 학교가 노동자와 관련해 패소한 건이 이번 두 건을 포함해 총 다섯 건이며, 설문조사를 통해 본인 혹은 주변 사람들이 부당한 노동 상황에 처해있는 경우가 존재함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또한, 비정규직 지부는 앞으로 부당하게 해고당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인력 관리 시스템 구축을 학교 측에 요구하는 등 비정규직의 고용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기술원은 “부당하다고 생각되면 부당하다고 함께 말하고, 힘든 일이 있으면 노조와 힘을 합쳐 부당한 것들을 개선해 나가자”며 “언제든 해고될 수 있다는 것에 부당하다고 소리를 내질렀기에 부당해고 승소를 할 수 있었다. 앞으로 우리 학교에 부당하게 해고당하는 사람이 없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서 연구원은 “1,000명이 넘는 비정규직 직원들도 모두 KAIST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그 누구도 부당한 처우를 받지 않았으면 좋겠으며, 학내 구성원 모두가 생각을 바꾸고 노력해야 한다”고 학내 구성원들이 관심가질 것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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