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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의 바른 사람들이 만든 전혀 도덕적이지 않은 사회에서
이든 콜린즈워스 - <예의 바른 나쁜 인간>
[461호] 2019년 04월 30일 (화) 류제승 기자 ryjs9810@kaist.ac.kr

 도덕을 논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정의하기 어려울뿐더러, 견해차가 쉽게 좁혀지지 않는 민감한 문제가 되기도 한다. 누구나 자신만의 선과 기준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말로 표현하는 것은 어렵다. 모호하고 다양한 기준으로 인해 수많은 도덕적 논쟁이 발생한다. 나이 어린 사람과 기성세대가 부딪히고, 서로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이 대립한다. 크고 작은 잘못을 저지르는 개인들이 TV 속 유명인을 질타하며 손가락질하기도 한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들 중 대다수가 자신의 도덕성에 대해 굳은 믿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도덕은 인간 행동의 중요한 근간 중 하나이다. 사람들은 도덕적 기준에 따라 어떤 행동을 하거나, 하지 않는다. 하지만, 시대와 문화를 초월한 절대적인 도덕적 기준이 존재하는가에 대해서는 학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예의 바른 나쁜 인간>은 저자 이든 콜린즈워스가 느낀 도덕적 절대주의에 대한 회의감에서부터 시작한다. 도덕적 기준은 분명히 변화한다. 그 가운데 절대불변의 가치가 있는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생활양식이나 사회 규범과 같은 기준은 매우 유동적이다. 사회가 추구하는 가치나 문화적 특징이, 개인의 성장 환경과 신념이 저마다의 도덕적 기반이 된다.

 저자는 많은 사람과의 인터뷰를 통해 도덕과 현대 사회의 관계를 조명한다. 저마다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지닌 사람들은 도덕의 기원과 영향, 변화 과정에 대한 각자의 의견을 내놓는다. 저자는 그들의 이야기를 섣불리 평가하거나 정리하지 않고 그대로 서술하며 독자의 생각을 끌어낸다. 사회 정의나 민주주의의 실현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나, 통념적으로 비도덕적인 행동을 했다고 받아들여지는 사람들이 이야기가 평행하게 흘러간다.

 금융 이익, 결혼과 불륜, 이민자와 민족주의, 과학 기술과 같은 현대 사회의 쟁점들은 도덕적 충돌을 수반한다. 같은 행동을 보고 누군가는 비도덕적인 행위라고 비난하고, 다른 누군가는 아무런 문제를 느끼지 못한다. 흥미롭게도, 상반되는 도덕적 기준을 가진 개인들은 모두 본인의 도덕성과 양심을 믿는다. 도덕적 상대주의를 이해하면서도 타인의 도덕적 가치를 비난하는 아이러니 속에서 현대 사회의 윤리 규범이 만들어진다.

 과거의 많은 도덕적 기준이 현대 사회에 이르러 변질되거나 폐기되었다. 한 가지 상황에 대해 서로 다른 문화권에서 완전히 상반된 도덕적 판단을 내놓는 경우도 많다. 일상 대화나 뉴스 속에서 흔히 드러나는 사례들이 도덕적 절대주의를 부정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대적인 도덕의 이상이 존재한다면, 인간을 선한 존재로 만들어주는 길이 될 것이다.

 많은 사람이 도덕에 대한 논의를 피한다. 크고 작은 논쟁과 다툼을 불러올 수 있고, 추구해야 할 대상으로의 도덕과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도덕 간의 괴리도 느낄 수 있다. 타인의 도덕적 기준은 이해하기 어렵고 변화하는 윤리 규범에 적응하기는 더욱더 어렵다. 하지만 정말 본인이 도덕적인 사람이라고 믿는다면, 도덕에 대한 고민을 멈춰서는 안 된다. <예의 바른 나쁜 인간>에 실린 많은 사람의 이야기는, 이런 고민이 좀 더 풍부해질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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