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딸기 파티 시기가 돌아왔습니다. 딸기 파티는 카이스트의 연례행사 중 하나로, 학우들이 잔디밭에 모여 앉아 딸기와 함께 간단한 식사를 하는 자리입니다. 평소에는 대부분 학우가 거들떠보지도 않는 카이스트신문이지만, 이 기간에는 돗자리로 사용하기 위해 신문가판대에 남아있던 이전 신문도 남김없이 사라집니다. 심지어 남는 신문이 있냐며 신문사로 오는 연락도 심심찮게 있습니다.


 사람들은 본인 혹은 본인이 속한 단체의 노력이 경시 받는다면 비창과 허무감을 느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자들이 밤을 지새우며 만든 신문을 깔개로 사용하기는 사뭇 당연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기자들의 노력 위에 앉은 자 중 기사를 읽는 이는 몇이나 될까요.

 비록 기사를 읽는 이들은 거의 없겠지만, 일 년 중 가장 많은 신문이 나가기에 공익을 위한 내용을 담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이에 교내 환경자치단체 Green in KAIST에 환경보호 포스터 제작을 요청해 1면 다음으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볼 가장 뒷면에 게재하였습니다. 몇몇 사람들은 신문을 펼쳐보지도 않은 채 “카이스트신문, 매년 돗자리로만 쓰이더니 이제는 뒤처리 포스터를 싣네”라고 비웃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들은 알까요, 그대들을 위하여 이런 노력을 기울였음을.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발달로 신문을 찾는 사람이 줄어들었고, 일간지가 아닌 카이스트신문이 발 빠르게 정보를 전할 수 없음은 사실입니다. 기자들의 수고로움을 알아주는 이는 거의 없지만, 카이스트신문은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학우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우리 학교를 알리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딸기 파티를 계기로 카이스트신문에 관심을 가지는 학우가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따라 봄 내음이 씁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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