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타늄 질화물 이용해 상분리 현상으로 다양한 크기의 기공 갖는 담지체 제작 … 다량의 황을 안정적으로 담아 전지 성능 향상돼

 

 생명화학공학과 이진우 교수와 포항공과대학교 화학공학과 한정우 교수 공동연구팀이 계층형 다공성 구조의 황 담지체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1월 15일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표지논문으로 게재되었다.


황을 이용해 기존 2차전지 단점 보완

 현재 상용화된 2차전지는 리튬 산화물이 층층이 쌓여 있는 구조의 층상계 물질을 양극으로 사용하고 있다. 리튬 코발트 산화물은 리튬 이온과 삽입·탈리* 메커니즘을 기반으로 반응하기 때문에 반응할 수 있는 리튬 이온의 수가 한정적이라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황은 리튬 이온과 전환 메커니즘을 기반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황 원소 하나 당 2개의 리튬 이온과 반응할 수 있으므로 충전 용량이 매우 크다. 실제로 황 2차전지는 기존 리튬 이온 2차전지보다 약 7배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가지도록 할 수 있다. 따라서 현재 리튬-황 2차전지에 대한 연구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티타늄 질화물로 전지의 양극 제작해

 리튬-황 2차전지는 전지의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지만, 양극과 음극이 각각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양극에서는 황의 전기전도도가 낮고, 황과 리튬의 반응으로 생성되는 리튬 폴리설파이드(Lithium Polysulfide)가 충·방전 과정에서 새어 나간다는 문제가 있다. 연구팀은 티타늄 질화물을 이용하여 황을 안정적으로 담을 역할을 하는 황 담지체를 개발해 양극의 문제점을 해결했다.

 티타늄 질화물은 리튬 폴리설파이드와의 화학적 작용력이 높고, 전기 전도도가 높아 황의 산화·환원이 빠르게 이루어지도록 도와준다. 기존에도 극성 표면의 무기 소재를 이용한 황 담지체가 연구되고 있었지만, 무기 소재의 구조적 특성을 제어할 방법이 부족하여 리튬-황 전지에 적합한 황 담지체를 만드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다양한 크기의 기공 만들어 성능 향상

 연구팀은 크기가 50nm 이상인 매크로 기공과 50nm 이하인 메조 기공을 모두 포함한 계층형 다공 구조 담지체를 만들어, 많은 양의 황을 안정적으로 담을 수 있도록 했다. 크기가 큰 기공은 황을 많이 담을 수 있지만, 황이 쉽게 빠져나간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크기가 작은 기공은 황이 쉽게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황을 많이 담을 수 없다. 매크로 기공과 메조 기공 비율의 최적점을 찾으면, 두 기공의 장점을 모두 적절히 활용한 담지체를 만들 수 있다. 기존에는 크기가 다양한 기공을 만들기 위해 크기가 다른 주형을 따로 만들어야 했다.

 그러나 연구팀은 블록공중합체 자가조립 현상과 스피노달(Spinodal) 분해라는 두 종류의 상분리** 현상을 동시에 유도함으로써 여러 크기의 기공을 갖는 계층형 다공성 구조를 만들 수 있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황 담지체를 이용한 전지는 오랫동안 용량과 내구성을 유지할 수 있다.

 

▲ 블록공중합체 자가조립과 스피노달 분해, 열처리를 이용하여 제작한 다공성 담지체. (ⓒ이진우 교수 제공)

 

 연구팀이 개발한 2차전지는 전기 자동차나 스마트 그리드 등 대용량 전지가 필요한 기술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교수는 “전기자동차를 상용화하기 위해 리튬- 황 전지가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전지의 수명 증가를 이룰 수 있는 하나의 방식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탈리*

분자, 이온 등에서 원자 혹은 원자단이 떨어지는 현상.

상분리**

하나의 상을 형성하고 있는 물질계가 환경의 변화로 두 상으로 갈라지는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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