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강 사업은 시작할 때부터 수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아직까지도 그 논쟁은 유효하다. 어떤 문제가 어떠한 이유로 논의되고 있는 것일까. 국토해양부에서 제공한 자료를 바탕으로 정부 측 입장을 인터뷰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또한, 답사에 참여했던 인제대학교 박재현 교수(이하 박), 수원대학교 이원영 교수(이하 이), 대전대학교 허재영 교수(이하 허)에게 4대 강 사업을 반대하는 이유를 물었다

4대 강 살리기 사업이 우리나라에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나라에서는 수자원 확보량이 부족하고, 기후변화 등의 원인으로 홍수 또한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4대 강 유역에서는 하수도 보급률이 낮고, 축산, 농경 등으로 인해 수질오염도가 높다. 기존의 정책은 제방축조 위주의 치수대책이 획일적이고, 하천 공간을 활용할 특별한 정책이 없었다. 4대 강 사업은 홍수, 물 부족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하도 준설과 보 설치로 물그릇을 늘려 가뭄에 대비하고, 홍수를 조절할 수 있게 한다. 그리고 수질개선과 하천복원으로 건전한 생태복원에 이바지하며, 둔치를 정비해 국민들에게 여가와 문화를 즐길 수 있게 한다.

본류보다 지류를 먼저 정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본류에 퇴적물이 과다하게 쌓여 홍수 소통이 원할하게 이루어지지 못하면 물이 지류로 역류해 본류와 지류가 함께 피해를 입는다. 과거 이런 사례가 많았으며, 본류 지역에 인구와 재산이 밀집되어 있으므로 홍수가 발생하면 피해가 크다. 본류 정비로 수위가 낮아지면 지류의 수위도 낮아져 본류뿐만 아니라 지류의 피해도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본류구간과 주요 지천을 우선으로 정비하고 나머지 국가하천과 지방하천도 단계적으로 정비할 계획이다.

4대 강 사업이 빨리 이루어져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나라는 2010년에는 8억 톤, 2016년에는 10억 톤의 물이 부족할 것으로 예측된다. 4대 강 사업을 통해 가뭄, 홍수, 수질 등 물문제를 근원적으로 대처하고,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을 통해 경제위기를 극복하는데 이바지할 수 있다. 따라서 4대 강 사업은 가능한 빨리 완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완공 시기는 정비 등 유사 사업을 추진한 경험과 건설 기술 수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했다. 시공과정에서 나타나는 불편을 최소화하고 물가 상승으로 인해 공사비가 증가하는 것을 막기 위해 4대 강 사업이 빨리 완공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4대 강 사업의 실제 사업 내용이 기존 한반도 대운하 사업과 비슷하다는 의견이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이미 이명박 대통령이 임기 내에 대운하를 추진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또한,  계획된 사업을 기간 내에 추진하는 것도 빠듯하므로 대운하 논쟁을 지속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4대 강 사업과 대운하 사업은 준설, 보, 확보 수심, 교량 개수 등에서 큰 차이가 있다. 대운하 사업의 핵심인 화물선 운항을 위한 갑문과 터미널을 설치할 계획도 없다. 따라서 이 두 사업이 비슷하다고 보기는 힘들다.

4대 강 사업을 비판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 가장 큰 이유는 사업이 너무 성급하게 진행된다는 것이다. 생태계나 수질 문제는 간단하게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 대통령 임기 동안 사업 타당성을 검토하고 국민 여론 수렴만 해도 모자랄 텐데, 2011년까지 완공 계획을 세웠다는 것은 굉장히 성급하게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임기 안에 성과를 내겠다는 욕심이 문제인 것 같다.
박: 정부가 반대 측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수자원공사에 몇 번이나 공사 계획이 잘못되었다고 이야기했는데 내 계산이 잘못된 것이라는 대답만 돌아왔다. 사람마다 의견이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적어도 정부는 상대편 의견을 잘 듣고 설득하거나 반박하려 노력해야 하는 것 아닌가.

정부에서는 경제적 창출 효과가 크다고 주장하는데
이: 대형 장비가 주로 쓰이는 큰 공사는 많은 인력이 필요하지 않아 일자리 창출 효과는 작다. 게다가, 자연은 훼손되지 않았을 때 생기는 부가가치가 크다. 숫자로 잴 수 없다고 해서 이런 가치를 파괴해서는 안 된다. 자연은 인간에게 마치 어머니같은 정서적 안정을 준다. 이 정서적 가치도 무시할 수는 없다.
허: 20년 전까지만 해도 토목공학에서 하천은 그저 물길일 뿐이었다. 그러나 유럽에서부터 이런 생각에 대한 반성이 일어나기 시작했고, 생물의 삶의 터전 등 여러가지 하천의 가치에 대한 다른 생각들이 전개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물부족 국가이고, 4대강 사업을 통해 용수를 확보할 수 있다고 한다
허: 2006년 우리나라의 시설용량, 즉 가두어 사용할 수 있는 수자원의 양은 104억 톤이었다. 이 중 실제로 급수된 물은 57억 톤 뿐이었다. 절반을 약간 넘는 양의 수자원만 사용한 것이다.
우리나라가 UN이 지정한 물 부족 국가인 것은 맞다. 하지만, 그 기준으로 사용하는 PAI 지수는 총 강수량에 그 나라의 면적을 곱하고 인구로 나눈 것으로, 수자원량이나 상수도 보급률, 소득수준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실제로 PAI(Population Action International)지수만 놓고 보면 북한은 1년에 1인당 강우량이 3,850톤으로, 1,470톤인 우리나라보다 물이 두 배 이상 풍부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수자원 관리기술을 포함, 위에서 말한 요소들을 고려한 물 빈곤 지수를 보면 우리나라는 147개국 중 43위로, 물이 풍족한 편이다.

4대 강 사업으로 홍수를 예방할 수 없나
허: 보를 쌓고 제방을 높이는 것은 낡은 방식이다. 오히려 독일 등 선진국에서는 보를 허물어 강을 원래대로 돌려놓고 있다.
태풍 카트리나가 미국 뉴올리언스를 강타했을 때 그토록 큰 피해를 입었던 것은 강을 가둬 놓았던 높은 제방이 무너지면서 그 틈으로 강물이 넘쳤기 때문이다. 제방 위주의 홍수 대처는 그 자체로 하류에 부담을 준다는 점에서도 문제지만, 제방이 무너졌을 때 그 파괴력을 감당할 수 없다는 점에서 더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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