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시각적인 반응을 관장하는 감광신경절세포가 단파장의 푸른 빛 감지… 자극을 시교차상핵에 전달해 멜라토닌의 신체리듬 조절

 

 산업디자인학과 석현정, 최경아 교수 공동연구팀이 높은 색온도를 갖는 청백색의 푸른 빛이 아침잠을 깨우는 데 효과적임을 밝혔다. 이번 연구는 지난 1월 23일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되었다.

 

신체 리듬으로 조절되는 호르몬 수치

 인체는 24시간을 주기로 하는 일정한 신체 리듬을 가진다. 멜라토닌 분비량, 코티솔 분비량, 체온, 심박수 등이 신체 리듬의 영향을 받아 일정하게 조절된다. 여기서 수면에 관여하는 대표적인 호르몬은 멜라토닌이다. 멜라토닌은 수면 주기를 조절하며, 늦은 오후부터 수치가 점진적으로 증가하여 수면을 유도한다. 반대로 이른 오전에는 수치가 감소하여 잠에서 깨는 데에 도움을 준다.


푸른 빛으로 멜라토닌의 주기 조절해

 감광신경절세포*는 멜라토닌 주기와 밀접한 관련을 가진 세포다. 이는 우리의 시각을 관장하는 원추세포, 간상세포와는 달리 인체의 비시각적 반응을 관장하며, 전달 경로 또한 달라 제3의 광수용세포로 불린다. 감광신경절세포는 짧은 파장의 푸른 빛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빛 자극을 시교차상핵**에 전달하여 멜라토닌 주기를 조절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

 

▲ 감광신경절세포는 붉은 빛보다 푸른 빛의 파장 영역(450~500nm)에서 더 높은 상대적 민감도를 보인다. (ⓒ최경아 교수 제공)

 푸른 빛에 일정 시간 이상 노출되면 멜라토닌의 분비가 억제되는데, 잠들기 전 스마트폰을 장시간 사용하면 숙면에 방해가 된다는 사실도 이와 연관이 있다. 따라서 푸른 빛의 세기, 노출 시간대, 지속 시간이 인간의 생체 리듬에 유익하게 작용할 수도 있음이 중요하게 생각되어 왔다.


일상과 유사한 환경에서 실험 진행해

 연구팀은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된 환경에서 이를 검증하기 위한 실험을 진행했다. 기존 연구는 늦은 밤 피험자에게 강한 세기의 파란빛을 조사하는 등 통제된 조건에서 이루어졌다. 이는 극단적인 상황에서 변인을 통제하였기 때문에 명확한 경향성을 파악할 수 있으나, 일상생활에서 노출되는 환경과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이번 실험에서는 일상에서 쉽게 경험할 수 있는 높은 색온도의 청백색 조명을 사용하는 등 일상생활에 가까운 환경을 조성했다. 또한, 조명에 따른 생리적 반응을 관찰하기 위해 멜라토닌과 코티솔의 분비량을 측정하였으며, 이와 더불어 조명의 각성도, 분위기와 시각적 편안함에 대한 설문조사가 수반되었다. 그 결과 아침 기상 후 쬐는 청백색 조명이 멜라토닌 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하여 인체를 아침잠에서 깨우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침을 밝혔다.


인간중심조명의 미래 발전 방향 제시

 연구팀은 더 나아가 연구 결과를 토대로 인간중심조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인간중심조명의 한 예로 LED 조명에 인공지능과 사물 인터넷을 더해 사용자의 기상 패턴을 분석하고, 사용자에게 알맞은 빛을 제공하는 제품을 들 수 있다. 실제로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다양한 기업과 가전제품이나 자동차 조명을 사용자 중심적으로 자동화하는 시스템을 고안하고 있다.


 석 교수는 “자연광이 풍부한 우리나라에서는 조명을 인테리어 요소로 생각하지만, 조명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은 실로 광범위하다”며, “인간중심조명이 우리의 일상생활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이번 실험과 같은 다각적인 연구, 개발이 지속되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감광신경절세포*

신경절세포 가운데 광주기를 감지할 수 있는 세포.

시교차상핵**

뇌의 부위 중 하나로, 뇌의 다른 영역과 상호작용하며 신체 리듬을 조절하는 역할을 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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