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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과학기술원 여성교수확대법 논의에 부쳐
[459호] 2019년 03월 12일 (화) 카이스트신문 kaisttimes@gmail.com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이 4대 과학기술원이 여성교수를 4분의 1 이상으로 늘리도록 하는 법안을 국회에 발의할 계획으로 알려지면서  우리 학교와 과학기술계 안팎에서 이른바 ‘여성 할당제’에 대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신 의원이 준비하는 법안은 4대 과기원이 국공립대와 마찬가지로 여성 교원의 비율이 낮기 때문에 국공립대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25% 규칙을 4대 과기원에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하지만 4대 과기원의 경우 여성 교원의 비율이 10% 가량으로 16.8%인 국공립대 평균에 비해서 현저히 낮다. 국공립대와 동일한 방식으로는4대 과기원의 여성 교원 부족현상을 해결하는 데에 한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학교의 경우 오래전부터 여성 교원의 임용을 확대하기 위해서 다양한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 왔고, 일정부분 성과도 거두었다. 하지만 여전히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여성 교원의 비율이 낮은 이유는 복합적이다. 구조적 차원에서는 다른 전공과 비교할 때 학부 수준에서부터 과학기술계, 특히 공학계에 여성 인력의 비율이 낮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영재고 및 과학고와 일반계 고교의 이공계의 성비를 보면 여전히 남성이 압도적인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사회적으로 정형화된 성 역할에 대한 편견이 여전히 강력하게 작용하고, 유리천장 구조로 인해 여성들이 전문자격증 획득을 선호하는 등 사회적인 요인의 영향을 받고 있다. 여성할당제가 이와 같은 편견을 해소하는 데에는 다소간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할당제가 해결할 수 없는 중요한 문제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 중 한가지로 4대 과기원의 지역적 특징을 들 수 있다. 국공립대가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에 분포하고 있는 것과 달리 4대 과기원은 수도권을 제외한 이른바 지방에 분산되어 있다. 일자리가 제한적인 지방의 현실을 감안할 때 배우자가 인근 지역에서 근무할 확률이 높지 않다. 육아의 부담을 여성이 지고있는 한국의 현실을 감안할 때 가족과 떨어져 홀로 모든 부담을 짊어져야 하는 지역에 살기보다는 동시에 취업이 가능하고 각종 인프라가 갖춰진 수도권 지역을 선호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지역간 불균형이 심각한 상황에서 여성 과학기술인들의 정주여건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고 대학의 자율성을 대폭 확대하여 우수한 여성 과학기술인들에게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과학기술계의 남초현상이 사회의 다른 분야에 비해서도 특히 심각하다는 점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며 여성 할당제의 실시는 문제 해결의 단초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성 할당제는 정부에서 별다른 투자 없이 산하 기관에 강제할 수 있는 손쉬운 해결책이다. 정부와 정치권은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여성들이 과학기술계에서 활약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지 않는다면 여성 할당제의 성공 또한 보장할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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