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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459호] 2019년 03월 12일 (화) 하예림 기자 yerimha13@kaist.ac.kr

 용건이 있으면 카톡으로 쉽게 전달할 수 있는 오늘날, 손으로 쓴 편지는 아련한 감성을 깨운다. 필자는 편지를 자주 쓰는 편이다. 몇 달마다 초등학교 때 선생님께 내 일상을 알려드리기도 하고, 좋아하는 뮤지컬 배우님께 공연에 대해 감탄하는 내용을 늘어놓기도 한다. 할 말이 생각나지 않을 때 이모티콘을 넣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많은 양을 쓰다 보면 팔이 아파지기 때문에 그만둘까 생각한 적도 많다. 하지만 하고 싶은 말을 쏟아내다 보면 아직 건네지도 않았는데 필자의 마음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필자가 편지를 쓰기 시작한 것은 초등학생 때였다. 스승의 날에 감사 인사를 담은 카드를 드리게 되었고, 자잘한 일상들을 전해드리다 보니 점점 길어져 정기적으로 쓰게 되었다. 처음에는 어떤 내용으로 종이를 채워야 할지 감이 안 와 어려웠지만, 반복하다 보니 하고 싶은 말도 늘어나고 편지를 쓰는 일을 자연스럽게 여길 수 있었다. 눈물이 나올만한 명문을 쓰는 것은 아니지만 더는 편지 쓰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편지가 가진 힘은 생각보다 크다. 뮤지컬 <팬레터>에서 세훈의 편지는 해진의 뮤즈가 되어주었고, 해진이 마지막으로 남긴 편지는 죄책감으로 움츠러든 세훈의 마음을 피워냈다. 뮤지컬 <랭보>에서 베를렌느를 알아본 랭보의 편지로 두 천재 시인은 서로를 찾았다. 연극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에서 고민을 간직한 사람들의 편지는 기적이 되었다. 진심이 담긴 편지를 받고 나면 누구라도 마음이 따뜻해질 것이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을 기준으로 사흘 후면 새 학기가 시작된다. 새로 만나는 인연도 있고, 한동안 대화를 나누지 않았던 인연도 있을 것이다. 심기일전하는 마음으로 평소 생각만 해두었던 사람에게 편지를 써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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