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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적 연구교육과 대학의 자율성
[457호] 2019년 02월 12일 (화) 카이스트신문 kaisttimes@gmail.com

 학문의 자유와 대학의 자율성은 창의적인 연구와 교육의 필요조건이다. 규제와 감시를 통해 대학을 통제하고 행정적 필요로 연구활동의 자유를 제약하면서 창조적인 연구활동과 혁신적 교육개혁이 만개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지난해 연말에 정부가 우리 학교 신성철 총장의 직무정지를 요청하면서 벌어진 일련의 논란은 우리 사회에서 대학의 자율성이 매우 취약하다는 점을 증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깊은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정부는 지난해 11월에 신 총장이 DGIST 총장으로 재임하던 기간동안 국가 연구비를 횡령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뒤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였고, 우리 학교 이사회에 신 총장의 직무정지를 요청하였다. 신 총장은 의혹에 대해 해명을 하였으며, 이사회는 직무정지 건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고 차기 이사회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결정하여 개교 이래 초유의 검찰 고발로 인한 총장 직무정지 사태는 일단 발생하지 않았다. 표면적으로 보았을 때에는 정부의 직무정지 요청을 우리 학교 이사회가 보류하였다.  이사회가 정부의 요청을 집행하는 거수기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 것이다. 하지만 이 사건 이후 우리 학교가 정치적 요인으로 인해 휘청이고 있다는 학내외의 우려는 오히려 더 커져가고 있다.  

 작년 말 정부의 검찰 고발과 직무정지 요청이 현실화되면서 우리 학교의 교수들은 2019년도 연구와 교육사업들이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닌가 우려하면서 수차례 모여 늦은 밤까지 대책을 논의하였다. 언론은 신 총장이 박근혜 대통령 시절 우리 학교 총장에 취임한 이른바 과학계의 친박 인사이기 때문에 과학계의 인적쇄신의 일환으로 정부에서 이른바 표적 감사를 실시하였다는 의혹을 제기하였다. 학내외의 우려는 과장된 기우일 뿐 정부는 감사 결과 문제가 발견되어 규정에 따라 고발한 것일 수도 있다. 검찰에 고발된만큼 의혹이 있다면 정해진 절차에 따라서 엄정한 조사를 진행하여 사실을 밝히면 된다. 하지만 문제는 정부의 고발 내용의 사실 여부, 그리고 정부의 의도와는 별개로 학내의 구성원들은 정부의 조치로 인해 교육 및 연구사업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으며, 우리 학교를 바라보는 국민들은 학문 발전에 매진해야 할 카이스트가 정치바람에 표류한다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과거 박근혜 대통령 시절에도 예산 및 인사권을 근거로 국립대 총장을 임명하지 않아 대학 행정 공백사태가 벌어지는 등 정부가 대학을 통제하고 관리하려고 시도하는 일은 새삼스러운 이야기가 아니다. 대학이 학문 공동체로서 학문발전을 위한 긴 안목의 연구활동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독립성과 자율성을 확립하는 일이 시급하다. 정부의 입장에서는 우리 학교가 소중한 국민의 세금이 투입되는 기관인만큼 면밀하게 관리하고 철저하게 감독해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대학을 정부의 소속기관으로 여기는 관점은 대학에서 창의적 연구활동을 수행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부는 대학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북돋워주고, 우리 대학의 이사회와 평의회는 학내 구성원들이 연구와 교육에 매진할 수 있도록 외풍을 막아주는 더욱 튼튼한 보루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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