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경제, 에너지의 미래를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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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경제, 에너지의 미래를 말하다
  • 박종건 기자
  • 승인 2019.02.13 0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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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쥘 베른이 1874년 집필한 공상과학소설 <신비의 섬>은, 미국 남북전쟁 중 포로가 된 군인들이 탈출을 시도하다 섬에 표류하게 되는 일대기를 그리고 있다. 그들은 온갖 지식과 장비들을 동원해 섬에 그들만의 문명을 구축한다. 어느 날 누군가 그들이 직접 만든 보일러를 보며“지구의 석탄이 바닥나면 어떡하죠?”라는 질문을 했을 때, 만물 박사 사이러스가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나는 언젠가 물이 연료로 쓰일 날이 오리라고 믿네. … (중략) … 그러니까 걱정할 필요는 전혀 없어. 이 지구에 사람이 살고 있는 한, 지구는 인간에게 필요한 것을 조달해줄 거야.”사이러스는 수소와 산소로 전기 분해된 물이 에너지를 공급하리라고 말하며, 에너지원의 고갈에 대해 지극히 회의적인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쥘 베른은 몇 세기 뒤의 미래를 꿰뚫어 보기라도 한 것인가. 145년이 지난 현재, 세계 여러 나라에서 경제 성장의 새로운 원동력이 될 수 있는 수소 에너지를 보급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이른바‘수소경제’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첨단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인류는 그 어느 때보다 편리한 생활을 영위하게 되었다. 스마트폰, 태블릿 PC, 노트북의 등장으로 언제 어디에서나 필요한 정보를 검색하고, 자료를 공유한다. 자동차, 비행기, 기차 등의 운송 수단이 우리를 전 세계 어느 곳으로도 하루 안에 실어 나른다.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물질이 바로 석유이다. 석유는 현대 문명을 지탱하며, 물질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하지만 그 중요성을 비웃기라도 하듯, 석유의 사용에는 여러 제반 문제들이 있다.


지속 가능하지 않은 에너지원, 석유

 먼저, 인류가 언제까지 석유를 사용할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다. 1956년, 지질학자 킹 허버트는 화석 연료의 생산량은 종형 곡선을 따른다고 주장했다. 처음에는 대규모 유전들이 발견되며 생산량이 급격하게 증가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새로운 유전을 찾기 어려워지고, 대규모 유전에서도 석유가 바닥나며 생산량이 빠르게 감소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생산량이 최대가 되는 때를 석유 생산 정점 또는 피크 오일(Peak Oil)이라고 한다. 인류가 현재 피크 오일을 지났는지 여부는 확실하게 결론 지어진 바가 없으며, 석유의 매장량은 당분간 걱정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충분하다는 주장도 많다. 실제로 다국적 석유 회사인 BP PLC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30년간 석유의 확인 매장량은 평균적으로 증가해왔으며, 최근에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인다. 하지만 이것은 유전이 계속 발견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시추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채굴할 수 없었던 석유들을 시추하기 시작했고, 오일 샌드나 셰일 가스, 셰일 오일과 같은 비전통 석유(Unconventional Oil)에서 새로이 석유를 추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비전통 석유는 기존의 석유에 비해 채굴 시 환경을 오염시키는 정도가 크다. 오일 샌드로 석유를 생산할 때 방출되는 이산화황은 기존보다 5배나 더 많으며, 셰일 오일과 셰일 가스를 추출할 때 분사하는 액체에는 물, 모래, 화학약품 등이 혼합되어 있어 주변 지반의 지하수가 오염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로서는 정확히 언제까지 인류가 석유를 활용하게 될지 알 수 없지만, 확실한 점은 앞으로 지구는 계속 오염될 것이며, 석유 시추 기술의 발전도 언젠가는 한계를 다다르게 되리라는 사실이다.

 화석 연료 분포의 불균형도 문제이다. 천연자원이 전 세계에 고르게 분포될 수는 없지만, 석유의 중요성으로 인해 이것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바로 두 차례의 석유 파동이다. 1973년, 이스라엘과 아랍 세력이 대립한 제4차 중동 전쟁에서 패배한 아랍권 국가들은 그들이 주도하는 OPEC(Organization of the Petroleum Exporting Countries, 석유 수출국 기구)을 통해 석유 생산량을 감축하고 석유 가격을 인상하였으며, 그 결과 전 세계적으로 물가가 폭등하고 실업자가 증가하였다. 이후에도 1979년 이란의 이슬람 혁명, 1980년 이란-이라크 전쟁, 1981년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 무기화 천명 등의 원인으로 세계 경제가 공황에 빠진 적이 있다. 여기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문제점은 바로 산유국의 정치적 분란이 큰 피해를 가져온다는 점이다. 석유가 종교적, 정치적, 외교적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는 한 지구상에서 전쟁과 테러가 멈추는 날은 오지 않을 것이며, 이를 해결할 가장 근본적인 대책이 바로 석유로부터의 탈피이다.


 마지막으로, 석유를 이용한 에너지 공급은 지나치게 중앙 집권적이다. 세계핵산업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원자력 발전량은 2017년 전 세계 에너지 발전량의 약 10%에 불과했다. 즉, 화석 연료 에너지가 전 세계 에너지 공급의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고, 소수의 다국적 석유업체들이 세계의 에너지 흐름을 쥐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는 본질적인 이유가 있다. 화석 연료를 시추, 정제하고 각 지역으로 배분하는 데에는 거대한 자본과 노동력이 필요하다. 이는 소수의 대규모 석유업체만이 감당할 수 있기 때문에 에너지 산업, 나아가 세계 경제의 기득권이 점점 그들에게 집중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소수가 권력을 독점하게 되면 변화에 대응하는 유연성은 결여되며, 인프라 구축이 고르지 못하게 되므로 에너지의 빈부격차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또 이것은 에너지의 공급 과정이 위험에 취약하도록 만든다. 화석 연료는 발전소로 공급되고, 발전소의 전기는 송전망을 따라 가정에 공급되는데, 이 과정 중 어느 하나라도 방해를 받으면 일대의 전력 공급이 큰 차질을 빚는다. 복잡하게 배치된 파이프라인, 송전선을 복구하는 데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므로, 유사시 국가나 지역 전체가 혼란에 빠질 위험이 크다.


석유 문제 해결할 수 있는 수소경제

 이처럼 인류가 의존하고 있는 ‘석유경제’에는 여러 가지 문제들이 내재하여 있다. 이 모든 문제에 대한 해답으로 제시된 대안이 바로 수소가 기존의 화석 연료를 대체하는 ‘수소경제’이다. 수소경제의 개념은 상당히 오래전에 등장하였다. 1923년 유전학자 존 홀데인은 풍력 발전을 통해 물을 수소와 산소 기체로 분해, 액화한 후 저장하고, 이들을 다시 결합함으로써 풍력에너지의 지속적인 사용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였다. 그는 이 경우 전기를 여러 지역에서 고르게 생산할 수 있으므로 공장 등의 산업 시설을 발전소 근처에 편중해서 짓지 않아도 됨을 강조하며 오늘날 수소경제의 개념 정립에 기여했다. 특히 1973년 석유 파동을 기점으로 미국, 유럽, 일본 등 세계 각국에서 수소 에너지 관련 프로젝트가 진행되었다. 수소경제와 관련한 기술 개발, 그리고 관련 법안 제정 등은 이후로도 계속 시도되었으며, 현재도 우리나라를 포함한 많은 나라가 수소경제를 실현하려는 시도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왜 수소에서 답을 찾고자 할까.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에너지는 물로부터 거의 무한히 수소를 생산해내고, 생산된 수소는 에너지 저장의 매개체로 활용되어 일조량, 바람량 등 외부 환경에 영향 받지 않는 에너지 공급을 가능하게 해 준다. 이 모든 과정에서 수소는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고, 심지어는 더 저렴한 유지 비용으로 사회 곳곳에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다. 이렇듯 수소경제의 실현은 ‘석유경제’가 지녔던 기존의 문제를 해결해주기 때문에 주목받고 있다. 그렇다면 수소경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어떤 요소들이 갖추어져야 하는지, 또 수소경제가 사회에 어떤 이점들을 가져올 수 있는지 알아보자.


천연가스와 물에서 생산 가능한 수소

 수소 에너지는 2차 에너지로 분류된다. 1차 에너지는 자연으로부터 직접 얻을 수 있는 에너지를 뜻하며, 앞에서 언급한 석유 에너지부터 원자력 에너지, 여러 친환경 에너지까지 다양한 종류를 망라한다. 2차 에너지는 이 1차 에너지를 변환, 혹은 가공하여 사용하기 편리하도록 만든 에너지이다. 따라서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이용하려면 먼저 안정적인 공급원에서 수소를 추출할 수 있어야 한다. 수소를 생산하는 방법에도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 몇 가지를 소개한다. 

 현재 상업적으로 가장 보편화한 방법은 바로 천연가스를 활용한 수증기 개질 반응이다. 수증기 개질 반응에서는 수증기와 천연가스를 고온에서 니켈 촉매와 반응시킨다. 그러면 수소와 여러 기체가 혼합된 생성물이 얻어지는데, 이를 냉각시킨 후 수성 가스전이 촉매 하에서 다시 수증기와 반응시킨 뒤, 몇 가지 처리를 하면 수소를 얻게 된다. 이 방법은 저렴하고 보편화하여 있지만, 부산물로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는 문제점 때문에 수소의 지속 가능한 생산 수단으로는 아직 사용하기 곤란하다. 보완책으로 제시되는 크바에르너 공법은 마찬가지로 천연가스를 이용하지만, 부산물이 타이어나 플라스틱, 페인트 등의 제조에 쓰이는 카본블랙뿐이다. 따라서 수증기 개질 반응에 비해 더 친환경적이며, 또 다양한 종류의 석유를 사용할 수 있고 에너지와 비용이 적게 드는 장점이 있다. 

 그렇지만 유한한 자원인 천연가스보다, 쥘 베른이 말한 바와 같이 물을 분해하여 수소를 얻을 수는 없을까. 가능하지만 천연가스보다 경제적으로 효율적이지 못하다. 물을 수소와 산소로 분해하려면 결국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잘 알려진 수력, 풍력 발전 등과의 접목을 생각할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아직 생산 단가가 높아 상용화가 가능할 정도의 기술 개발이 이루어지지 못했다. 광분해 과정은 말 그대로 태양의 빛 에너지를 활용하여 물을 분해하는 방법으로, 생물학적 광분해와 전기화학적 광분해가 있다. 생물학적 광분해는 수소 생산 효소를 포함한 미생물의 광합성을 이용하고, 전기화학적 광분해는 빛 에너지로 일련의 전기화학 반응을 일으켜 수소를 분리해낸다. 이외에도 원자력 에너지를 활용하여 고온에서 물을 전기 분해 하는 고온 전기 분해, 열화학적으로 물을 분해하는 방법, 바이오매스를 활용한 방법 등 여러 가지가 개발되고 있으며, 개중에는 수소의 무한한 생산이 가능한 방법도 있다. 수소경제 시행의 과도기에는 천연가스 개질을 통해 수소 수요를 확충하고, 이후 이러한 기술을 상용화하여 더는 화석 연료의 고갈에 전전긍긍하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다.


안전하며 밀도 높은 저장 방식 필요해

 이렇게 생산된 수소는 저장, 운반된 후, 최종적으로 우리가 사용 가능한 전기 에너지로 변환되어야 한다. 수소는 부피를 줄여 운반이 편리하도록 저장하는 데에도 새로운 기술의 개발이 필요하다. 수소경제를 실현하려면 수요를 충당할 수 있을 만큼 수소의 공급이 원활해야 하므로, 효율적인 저장 기술의 개발이 중요하다. 특히 수소 자동차에서 연료 저장은 자동차의 연비와 성능과 직결되는 문제이다. 수소가 운송 수단의 연료로 사용되려면 저장 기술이 필수적이고, 따라서 현재도 많은 연구가 수소 자동차에서의 수소 저장을 초점으로 삼고 있다. 대표적인 저장 기술에는 고압 수소 저장, 액체 수소 저장, 수소화합물의 형태로 수소를 저장하는 화학적 저장 그리고 수소를 담아둘 수 있는 나노 물질을 활용한 수소 저장이 포함된다. 현재 보급된 기술인 고압 수소 저장은 약 350~700기압에 달하는 고압으로 수소를 저장하는 것이다. 기술적으로 어렵지 않아 현재 생산되는 수소 자동차의 대다수가 이 방식으로 수소를 저장하고 있다. 또한 고압으로 기체를 압축하는 데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며 가벼우면서도 내구성이 강한 소형 용기를 개발하기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액체 수소 저장은 수소를 냉각시킨 뒤 압력을 가해 액화된 수소를 저장하는 방식이다. 이미 로켓 연료의 저장 방식으로써 활용이 되나, 마찬가지로 에너지 요구량이 크며 용기 내에서 증발하여 손실이 일어나는 등 문제점이 있다. 이외에도 수소화합물을 이용한 화학적 저장은 수소를 고밀도로 저장할 수 있지만 상용화가 어려우며, 나노 물질을 활용한 저장도 저장 밀도가 낮고 가격이 비싼 단점 등으로 많은 발전이 요구된다.


다양한 인프라 시설의 구축 요구돼

 운반은 수소 파이프라인, 수소 운송 트럭, 튜브 트레일러, 수소 자동차를 위한 수소 충전소와 같은 여러 운송수단이나 인프라 시설로 이루어지게 된다. 수소 파이프라인은 기체 상태의 수소를 운반하며, 기존의 석유나 천연가스에 사용되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 현재도 울산, 여수 등의 석유화학 단지에서 생산되는 수소는 파이프라인으로 운반되고 있으며, 정부는 이를 확장하여 2030년까지 전국에 수소 파이프라인을 설치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수소 충전소는 수소 자동차 보급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인프라이다. 수소 충전소는 외부에서 수소를 공급받거나 수증기 개질 반응, 물의 분해로 수소를 자체 생산한다. 수소 충전소가 수소를 자체 생산하는 경우는 온사이트(On-site), 그렇지 않은 경우는 오프사이트(Off-site)라고 한다. 현재는 오프사이트 충전소가 더 많지만, 수소 공급량을 늘리고 물류비용을 절감하는 데에는 온사이트 충전소가 더 유리하다. 올 4월까지 인천에 국내 최초의 상업용 온사이트 충전소가 설치될 예정이며, 작년 정부가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기술 개발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인 것을 시작으로 온사이트 충전소의 보급도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불어 미국, 일본, 중국 등에서도 2020년대 수소 충전소 건설을 대폭 늘릴 계획이며, 우리나라도 2025년까지 전국에 약 400개의 충전소를 보급할 예정이다.


수소에서 전기 에너지를 만들어내다 

 운반된 수소로 전기 에너지를 생산하는 가장 핵심적인 기술은 바로 연료전지이다. 연료전지는 대부분 수소를 연료로, 수소의 산화와 산화제의 환원으로 전기 에너지를 생성한다. 반응이 일어날 수 있는 다공성 전극, 이온의 이동을 위한 전해질, 연료를 공급하고 물이나 열, 전자를 배출하는 분리판 등이 구성 요소이며, 출력을 높이기 위해 이 구성 요소들을 층층이 쌓아 연결한 구조를 가진다. 연료전지는 크게 사용되는 전해질을 기준으로 용융 탄산염 연료전지, 알칼리 연료전지, 인산염 연료전지, 고체 산화물 연료전지 그리고 고분자전해질 막 연료전지의 다섯 종류로 분류된다. 특히 고분자전해질 막 연료전지는 산소의 비율이 작은 대기 중의 공기로도 작동할 수 있으며, 전력 밀도가 높고 부피가 작아 대부분의 수소 자동차에 이용된다. 이외에도 탄화수소를 활용한 연료전지 또한 연구되고 있으나, 오염, 부식이 심하고 반응 온도가 높은 등 여러 이유로 수소연료전지보다 기술 발전이 더딘 상태이다.


연료전지로 분산전원 실현 가능해

 연료전지를 활용하면 수소경제의 큰 이점 중 하나인 ‘분산전원’을 실현할 수 있다. 분산전원이란 에너지의 최종 소비자가 위치한 지역 인근에서 독자적으로 소형 발전이 이루어지는 전력 공급 시스템으로, 대규모 발전소에서 전력을 공급하는 현재의 시스템과는 상반되는 개념이다. 화석 연료로도 분산전원의 실현이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발전 효율 및 단가, 유해 물질의 배출, 보급 가능성을 고려하면 매우 비효율적이며 실제로도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반면 연료전지는 연료의 공급만 지속적으로 이루어진다면 큰 제약 없이 발전을 할 수 있다. 따라서 수소연료전지를 활용한 분산전원을 구축한다면 재난이나 테러로 인한 대규모 정전으로 사회가 타격을 입게 될 가능성이 크게 줄어들며, 긴 송전 과정을 통한 전력 손실을 줄이고 인프라를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므로 경제적이다.

 더 나아가 분산전원의 구축은 에너지 공급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져온다. 소비자가 에너지를 소비하는 동시에 생산하기도 하는, 인터넷과 유사한 방식의 수소 에너지 망이 생겨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태양광 발전을 통해 생산한 잉여 전기 에너지를 한국전력에 되팔아 이익을 얻는, 이른바 ‘태양광발전 재테크’가 주목을 받은 적이 있으므로, 연료전지로 생산한 전기를 되팔고 소비하는 체계도 얼마든지 생각해 볼 수 있다. 제러미 리프킨은 이 과정에서 분산전원 운영자들이 결집한 DGA(Distributed Generation Association, 분산전원협회)가 결성되어 연료전지로 구성된 가상 발전소를 운영하고, 기존 전력 업체와 협력하는 방법으로 이를 실현할 수 있으리라 주장한다. 그때 인류는 누구나 보편적으로, 또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에너지를 이용하게 될 수 있을 것이다. 적절한 송전 시스템이 구축되고 연료전지가 보급되기만 한다면 이것이 현실로 다가올 날도 그리 머지않았다.


수소경제, 경제 성장의 동력이 되다

 또한, 수소경제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산업이 창출된다. 지난달 17일, 정부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했다.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가지는 수소 자동차와 연료전지를 기반으로 수소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이를 위해 2040년까지 수소 자동차 620만 대를 생산하고, 분산전원 구축을 위해 발전용 연료전지의 발전 성능을 15GW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이다. 또 여기에 수반되는 친환경적 수소 생산, 수소 저장 방식의 다양화, 전국적인 수소 충전소와 수소 파이프라인 설치 등도 함께 실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렇게 사회 전반적으로 수소 인프라를 구축하는 작업은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며 경제 성장의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앞의 로드맵에 따르면 2040년까지 42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연간 43조 원의 부가가치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해외 여러 선진국에서도 수소경제를 활용한 경제 성장을 꾀하고 있다. 호주는 수소 수출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히고자 한다. 호주는 여러 풍력, 태양열과 같은 여러 신재생 에너지, 그리고 석탄, 천연가스 등의 화석 연료를 다량 보유하고 있다. 이렇게 풍부한 에너지 자원으로 수소를 생산한 후 수출하여 이익을 본다는 계획이다. 주요 수출국은 우리나라나 일본 등 이미 많은 에너지원을 수입하고 있는 나라가 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앞으로 호주에서의 수소경제 발전이 우리나라와도 깊게 연관될 것이다. 일본은 가정용 연료전지 보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은 2017년 25만 대가 보급된 가정용 연료전지를 2030년까지 530만 대로 늘릴 예정이다. 지진이 잦은 특성상 에너지 공급에 차질이 생기는 것을 가정용 연료전지 보급이 해결해 줄 수 있으리라 보고,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분산전원의 구축이 에너지 공급망의 취약성을 보완한다는 개념이 실제로 이행되고 있다. 보급 과정에서 정부가 많은 보조금을 지원했고, 가스 업체가 연료전지를 보급하여 전력 업체와의 경쟁이 유도된 점이 성공적인 결과를 낳았다. 이러한 일본 정부의 노력은 우리나라 수소경제의 실현에 관해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앞에서도 살펴보았듯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수소를 생산, 저장, 운반 및 전기 에너지로 전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각각의 과정에는 전에 없던 새로운 기술의 개발을 요구되며, 이들을 가능하게 할 여러 인프라 시설들이 구축되어야 한다. 여기에는 수소경제의 필요성에 대한 성숙한 사회적 인식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 모든 것을 실현하려면 먼저 국가가 큰 그림을 제시하며 주도적으로 정책을 추진, 홍보해야 하고, 산업계도 이에 맞추어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노력을 지속해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 <수소 혁명>, 제러미 리프킨, 민음사   <에코 에너지>, 피터 호프만, 생각의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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