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 접근성 향상 필요해 ... 안전을 우선으로 교통 정책 수립해야

 지난 8일 발간된 카카오모빌리티 리포트(Kakaomobility Report)에 따르면, 우리 학교는 카카오T 택시 출발지 전국 9위로 집계되었다. 우리 학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인기 출발지 전국 3위를, 오후 5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인기 출발지 전국 4위를 차지했다. 이러한 통계로부터 알 수 있는 점은 우리 학교가 택시를 많이 호출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교통 환경이 열악하다는 점이다. 지난 호에서 저녁 시간만 되면 꽉 막히는 정문 앞 도로 문제와, 버스나 지하철을 타기 불편한 캠퍼스 구조의 문제점을 알아보았다. 이번호에서는 이러한 문제점을 유발하고, 우리 학교의 교통 환경을 열악하게 하는 다양한 원인과 해결책을 알아보도록 하자. (관련기사 본지 455호, <우리 학교 교통을 살펴보다>)

 

▲ 저녁 6시경 캠퍼스 폴리스가 정문 앞에서 혼잡한 교통 상황을 정리하고 있다. (ⓒ정유환 기자)

 

정문 앞 도로가 정체되는 이유는

 우리 학교의 교통에 있어 가시적인 문제점 중 하나는 퇴근 시간과 저녁 식사 시간이 겹치는 오후 6시경 정문 앞 도로의 정체이다. 이 시간대에 학교를 빠져나가기 위해선 짧게는 5분, 길게는 15분까지 기다려야 하는 만큼, 교통의 흐름이 느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건설및환경공학과 여화수 교수는 정문 앞 도로가 막히는 이유에 대해 크게 3가지로 설명했다. 첫 번째로, 신호 현시의 문제를 꼽았다. 신호 현시는 교차로에서 한 신호가 변하지 않는 주기를 말한다. 그림과 같이 우리 학교 정문 앞에서 나가는 좌회전 신호가 켜지면 충남대학교로 향하는 직진 차량은 그 신호에 막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관련자료 6면, <좌회전 신호가 켜졌을 때 정문 앞 삼거리 상황>) 그럴 경우 우리 학교 앞 도로인 대학로의 전반적 교통 흐름이 정체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충남대학교 앞 교차로의 교통량이나 복잡도가 더 심한 만큼 교통 신호를 구성하는 데 충남대학교 정문 앞을 기준으로 삼고 있어, 우리 학교 앞 삼거리의 상황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기 힘들다. 여 교수는 “현재 우리 학교 정문 앞 신호 현시는 비효율적인 상태”라고 말하며 “좌회전 차량이 많아 좌회전 현시 시간을 늘려야 하지만, 그럴 경우 대학로에서의 직진 차량 흐름이 원활하지 못해 한계가 있다”고 문제 해결이 힘들다고 주장했다. 대전광역시 오찬섭 교통정책과장은 “(우리 학교) 정문의 대기 행렬은 퇴근 시간에 일시적으로 수요가 몰리고 좌회전 차량이 많은 여건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일어난 것”이라고 알리며 “낮에 26초인 좌회전 신호를 퇴근 시간에는 45초로 늘렸지만, 일시에 수요가 몰려서 대기 행렬은 꾸준히 발생하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 좌회전 신호가 켜지면 충남대학교를 향하는 직진 차량의 흐름이 방해받는다. (ⓒ노제일 기자)

 여 교수는 두 번째 이유로 캠퍼스 교통 설계의 문제를 꼽았다. 실제로 학내 대부분 차량이 대학로와 연결된 정문으로만 드나들고 있으며, 정문으로 몰리는 차량들이 좌회전에 대한 수요를 일시적으로 급증시키며 문제를 불러일으킨다. 

 여 교수는 “차량이 드나들기 좋은 다른 입구를 만들고, 신호를 받지 않는 우회전을 유도하도록 캠퍼스를 설계했다면 문제가 완화되었을 것”이라면서도 “이런 캠퍼스 구조상의 문제는 현재로서 해결이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했다. 세 번째 이유는 우리 학교를 드나드는 차량의 수가 많다는 문제점이다. 학내 구성원 중 상당수가 자가용 차량을 운전해 등교 혹은 출근하는 만큼 차량의 수가 너무 많아 특정 시간대가 되면 차량이 몰리는 일이 자연스럽게 발생한다. 여 교수는 “이 문제는 캠퍼스 내 차량 수를 줄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주차 요금을 받거나 대중교통으로 해결하는 등의 방안이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우리 학교가 위치한 대덕 연구단지의 자가용 이용률이 높은 만큼, 대중교통의 수요가 부족해 추가적인 공급이 어려운 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시내버스 이용 불편한 우리 학교

 대중교통의 접근성과 이용률이 높아지면 정문 앞 도로의 문제도 일부 해결할 수 있음은 물론, 우리 학교 학생들의 불편한 이동 상황도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학교 주변의 대중교통은 시내버스와 지하철 1호선이 있지만, 월평역(한국과학기술원역)은 정문에서 먼 곳에 있어 이용률이 저조하다. 지난 호에서 알아본 것처럼, 우리 학교 주변의 버스 정류장은 정문과 동문, 혹은 충남대학교로 넘어가야 하며, 이는 많은 학생의 생활권인 북측 기숙사에서 도보로 20분 이상 소요된다.

 버스 배차 간격 문제나 노선 증가에 대한 질문에 오 교통정책과장은 “작년, 20년 만에 51대를 증차하였다”고 말하며, “해당 문제들은 버스 증차로 해결해야 하는데 비용이 많이 들어 당분간 증차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알렸다. 해당 문제가 해결되기 어렵다면 학내 구성원들의 대중교통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이전부터 우리 학교 내로 시내버스가 진입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의견은 나왔지만, 안전성, 실효성 등의 문제로 실현되기엔 어려움이 있었다. (관련기사 본지 449호, <여러 현안에 대한 논의 오간 총장 간담회>) 여 교수는 “교내에서 OLEV가 운행되는 것을 보면 버스가 돌아다니는 것 자체에 문제는 없다”고 말하며, “학교를 한 바퀴 쭉 돌고 나오기보단, 오리 연못 정도까지 진입할 수 있도록 설계하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한, 학내 교통 상황에 버스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도 정확히 파악하고 안전하게 운행해야 한다는 점도 중요하다고 알렸다.


대전 교통 문제 해결 위한 트램

 대전광역시는 2025년까지 도시철도 2호선으로 트램을 설치할 것을 발표했다. 대전의 교통 수송 중 대중교통이 분담하고 있는 비율은 25.3%에 불과해, 59.2%인 서울이나 43.3%인 부산에 비해 턱없이 취약한 대중교통 구조를 가지고 있다. 대전은 도로가 차지하는 면적이 넓어 자가용 승용차 이용이 편하고 접근성이 높아 자가용 친화 도시이다. 하지만 꾸준히 늘어나는 승용차로 인해 대전광역시 안에서도 교통 문제가 증가하고 있다. 대전광역시는 전반적으로 문제 해결을 위해 대중교통을 강화할 필요성을 느껴 그 대안으로 새로운 대중교통인 트램 도입을 결정한 것이다. 현재까지 발표된 도시철도 2호선 노선도에 따르면 우리 학교 정문에도 트램 정거장이 생겨 대중교통 접근성에 대한 문제가 한층 덜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트램이 기존 차선에서 2~3개 차선을 차지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우리 학교 앞 정문 교통 문제가 오히려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대전광역시 한규영 트램건설계획과 주무관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대전광역시를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대부분 버스전용차로나 제방 도로를 이용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잠식되는 도로는 전 구간 중 20%뿐이다”라고 설명하면서도 “프랑스 리옹시와 같이 트램을 도입한 도시의 선례를 참고하여 차로 잠식에 의한 교통 혼잡 최소화에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 학교 내부로 트램이 진입할 수 있냐는 질문에 한 주무관은 “타당성 재조사를 진행하는 중이고 완료되면 바로 착공해야 하는 만큼 현시점에서 노선을 조정하여 학교 내부 운행을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교통 혼잡을 해결하기 위해선 도로를 확충하거나, 오히려 도로를 줄여 교통량 자체를 줄이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실제로 서울특별시는 도로의 차선을 줄이고, 통행 속도를 느려지게 하여 대중교통 사용을 유도해 교통량을 줄이려는 정책을 펴고 있다. 한 주무관은 “트램의 설치가 이루어지면 자연스럽게 1~2개 차선이 줄어들게 된다”며, “교통량과 교통 속도가 줄어드는 것과 동시에 대중교통 확충도 이루어져 적절한 대중교통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며 기대를 내비쳤다. 또한, 대중교통의 강화를 위해 대전광역시는 공공자전거인 ‘타슈’를 2021년까지 대중교통과 환승이 되도록 시스템 개선을 추진 중이다. 우리 학교에도 ‘타슈’ 대여소가 운영되고 있어, 학내 구성원의 대중교통 접근성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생활권 고려한 캠퍼스 설계 요구돼

 여 교수는 우리 학교 내부 학생들의 교통 편의성 개선도 강조했다. 대부분의 학부 학생들의 생활권인 북측 학사 지역에서 창의학습관(E11)으로 가는 길에 횡단보도를 한번 건너야 한다. 현재로서는 교양분관(N10) 앞 도로가 차 없는 거리로 지정되어 차가 많이 다니지 않지만, 그래도 수업을 들으러 가는 길이 완전히 안전하다고 볼 수는 없는 구조이다. 여 교수는 “학생들의 공간을 안전하고 차량 걱정 없이 다닐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고 말하며 “캠퍼스 전반적인 재구성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 주장했다. 여 교수는 우리 학교는 특히 서측 기숙사에 사는 학생들의 교통의 편안함을 위해 교내 대부분을 빠르고, 끊기지 않고 움직일 수 있는 자전거 도로를 새롭게 설치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 교수는 “학내외 교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학내 사회에서의 합의가 필요하며, 이 논제에 대한 공감이 필요하다”며, “많은 비용이 들더라도 학생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고 앞으로의 방향을 제시했다. 오 교통정책과장은 “시민은 과거에는 공공서비스의 대상이었지만 현재의 교통에 있어서는 서비스를 만들어나가는 주체이다”라고 말하며 “좁게는 학교 주변, 때로는 대전광역시 전체를 바라보면서 문제점이 있다면 언제든 의견을 제시해 편리한 교통을 만드는데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학내 구성원들에게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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