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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하는 청춘들에게
[455호] 2018년 11월 13일 (화) 김세종 화학과 17학번 kaisttimes@gmail.com

 얼마 전, 같은 동아리의 친구와 우연히 학교생활에 대한 조금 깊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결국 대화의 주제는 학업성취와 미래설계, 두 가지로 귀결되었다. 사실, 이 두 가지는 비단 필자와 필자의 친구가 아닌, 20대의 대학생들이라면 모두 한 번쯤은 고민해 보았을 문제이다. 이 문제들에 대해 나름의 대답을 찾은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필자의 친구와 같이 여전히 답을 찾지 못해 방황하고 괴로워하는 사람들도 있다. 필자의 친구처럼 주변에 고민을 털어놓고 도움을 구할 수 있는 사람들만 있으면 좋겠지만 주변에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혼자 외로운 싸움을 지속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 글이 그들의 외로운 싸움에 조금이나마 위로와 도움이 되길 바라며 몇 자 적어보려 한다.

 먼저 학업성취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한다. 학업에 대한 고민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필자의 친구와 필자가 학업에 대해 고민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괴리감이었다. 특히, 대학교 진학 이전 어떤 시험에서도 평균 이상의 성적을 받던 자신과 현재의 자신을 비교하면서 오는 괴리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처음 몇 번은 실수를 많이 했다, 공부를 많이 하지 않았다고 자신을 위로하려 하지만 계속되는 시험을 치르며 이상과는 너무 멀어진 현실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결국 자신은 무능력한 것이 아닐까, 이 학교를 진학한 것도 실력이 아닌 단순한 운이 아니었을까에 대해 의심하게 되며 심각한 자신감 결여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여기서 좌절하고, 포기하고, 멈춰 서는 것은 바른 판단이 아니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우리가 듣는 전공과목들을 완전하게 이해하고, 관련 지식을 습득하는데 필요한 학업적 성취가 100이라고 가정하자. 평균 이상의 성적을 받는 친구들은 1년에 30을 쌓는다. 우리는 1년에 20을 쌓는다. 시험은, 4년 졸업을 전제로 하고 있으므로, 1년에 25의 학업적 성취를 쌓았는지 평가한다. 분명히 시험에서는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다. 다른 친구들과도 10의 성취도 차이가 난다.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을 뒤로하고, 우리는 1년에 20씩을 차곡차곡 쌓아간다. 남들보다 조금 느리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나아가면 결국 100의 성취를 채울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거기에 걸리는 시간은 남들과 고작 1년하고도 8개월 정도의 차이이다. 하지만 남들은 30을 쌓는데 20을 쌓는 자신에 실망하여 중간에 포기하면 언제까지고 100을 채울 수 없다. 비록 지금 겪는 시간이 너무 힘들고 고통스럽고 남들과 자신이 비교되더라도 절대 포기하지 말자. 휴학을 하며 1년쯤 쉬어도 괜찮고, 연차 초과를 염두에 두고 적은 학점을 들어도 된다. 조금씩, 꾸준히 나아가다 보면 어느새 출발선이 점으로 보일 만큼 멀리 온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얘기할 것은 미래 설계에 대한 문제인데, 여기서는 지인의 경험을 잠깐 소개해보고자 한다. 나의 지인, A라 칭하겠다, A는 졸업을 앞둔 카이스트 학부생이다. 재학 중인 학과에서도 나쁜 성적을 받지 않았고, 교수님들과의 관계도 좋아 당연히 그 학과 대학원에 진학하여 승승장구할 것으로 생각했던 A는 올해, 돌연히 전혀 다른 분야로 진로를 바꾸어버렸다. 개인적으로 이 선택은 굉장히 용기 있고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하지만, 여기서 말하고 싶은 바는 이게 아니다. 필자가 여기서 A의 경험을 통해 말하고 싶은 것은 본인이 선택한 진로는 언제든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그 때문에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꼼꼼히 설계하고, 걱정하고, 혹시 틀린 선택을 하는 것이면 어쩌지? 하며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현재 자신이 걷기로 한 길이 자신과 맞지 않는다는 것을 나중에 가서 알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러면 어떠한가? 유튜브에서 화제가 된 모 래퍼가 말한 것처럼 인생은 길다. 당신에게는 걷던 길을 되돌아와 다른 길을 걸어갈 수 있는 시간이 충분히 주어져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 자신이 현재 선택한 길을 자신 있게 걷기 시작하자. 매 순간순간 자신에게 솔직하고 충실하게 살다 보면 어느새 굳이 옳은 길이 무엇인지 찾지 않아도 옳은 길을 걷고 있을 것이다.

 이제 한 가지만 더 이야기하고 글을 마무리하려 한다. 이 글을 읽으며 본인 나름의 답을 내릴 수 있었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쁘겠다. 하지만 필자가 그랬듯, 대부분의 사람은 남이 어떻게 말하든 본인 스스로 이해할 수 있는 대답을 찾을 때까지 계속 고민할 것이다. 계속 고민하자. 그리고 언젠가 자신이 이해할 수 있는 대답을 찾으면, 남의 답이 아닌 자신이 찾은 답을 믿자. 당신이 내린 선택은 언제나 옳다. 왜냐하면 그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당신을 누구보다 잘 아는 당신이 내린 선택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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