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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 문제에 부딪힌 정규직화 , 집회 진행돼
매듭지어지지 않는 비정규직 정규직화
[455호] 2018년 11월 13일 (화) 이희찬 기자 hclee99@kaist.ac.kr

 지난 9월부터 한 달여간 교내 용역 노동자들의 계약 조건이 저하되지 않는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는 집회가 교내에서 진행되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은 본관(E14)과 정문에 현수막 설치 및 집회를 진행하며 우리 학교 대덕, 문지, 서울 캠퍼스 용역 노동자들의 정년 보장을 요구했다. 또한, 집회 측은 세부 사항 결정에 앞서 정규직 전환 우선 진행을 요구하기도 했으나 학교 측이 정년 등의 조건들을 정한 후 정규직 전환을 진행하는 것을 원해 양 측의 입장이 갈리고 있다.


용역 노동자 정규직화 작년부터 추진

 우리 학교는 현재 경비, 청소, 생활관 사감 등의 업무에 있어 용역 계약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용역 계약은 우리 학교에 직접 소속되지 않고 용역 회사에 소속된 노동자들이 회사와 학교의 계약을 통해 우리 학교에서 근로하는 방식이다. 통상적으로 학교와 용역 회사의 계약은 3년이지만, 용역 회사가 바뀐다고 하더라도 우리 학교에서 근무하는 용역 노동자들은 새로운 회사에 소속되어 꾸준히 일할 수 있다. 많은 수의 용역 노동자들이 이런 방식을 통해 우리 학교에서 10년 이상 근무해왔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방침에 의해 지난해 7월, 고용노동부는 공공기관에 간접고용근로자 정규직전환 가이드라인을 배포하였고 학교 측은 파견 용역직으로 분류되는 용역 노동자들에 대한 정규직 전환을 처리하기 위해 노사전문가협의회와 실무위원회를 설치하였다. (관련기사 본지 445호, <6개월 연기된 비정규직 노동자 정규직 전환,  현재 진행 상황과 전망은>) 또한, 지난 8월 학교는 시설인력지원팀을 신설해 용역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을 위한 사항을 처리하고 있다. (관련기사 본지 450호, <교내 비정규직 노동자 정규직 전환,  또 다시 6개월 연기돼... 그 배경은>)


학내에서 진행된 민주노총 집회

 김호경 민주노총 공공운수 대전세종충남지역일반지부 지부장은 “문 대통령이 정규직화를 약속하고 1년이 지났음에도 아직 수많은 공공기관이 언제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약속이 불분명하고 용역 회사와의 계약 연장만 하고 있다”며, “하루빨리 정규직화가 진행되기를 바라기에 이를 촉구하는 집회와 선전전을 이어가고 있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본관(E14) 앞에 설치되었던 붉은색과 흰색의 현수막에 대해 김 지부장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의 경우 용역이었을 때의 정년을 인정해주고 정규직 전환을 하였다”며, 현수막에 담긴 내용은 한예종 사례와 관련 있음을 밝혔다. 하지만, 본교 윤여갑 시설팀장은 이에 대해 “현수막의 내용은 사실과는 거리가 있다”며, “한예종의 경우 그런 논의가 오간 것이지 아직 합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설명했다.

 윤 시설팀장은 “해당 집회가 캠퍼스 내에서 이루어지고 소음 또한 발생한다는 점에서 안전팀은 이를 무단 집회로 생각했고, 이에 민주노총 측에 집회를 중단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현재는 집회를 그만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김 지부장은 “우리 학교의 교수들, 학생들이 보았을 때 위 집회에 대한 편향적인 판단을 가질 수도 있으리라 판단하여 우선 본관 앞 집회는 중지했고, 매주 수요일 점심시간을 이용한 조합원들의 선전전은 꾸준히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본관 앞 현수막은 모두 철거된 상태이다.


근로 조건 협의 결렬돼 용역 계약 연장

 서울 캠퍼스의 용역 노동자들은 용역 회사와의 정년이 70세로 계약되어 있지만, 대부분의 대덕 및 문지 캠퍼스의 용역 노동자들은 정년이 65세 이하로 계약되어 있다. 현재 노사전문가협의회에서는 학교 측과 노동자 측 모두 정년을 65세로 정하는 것은 합의한 상태이나, 그 이후 기간제 근로 기간에 있어 입장이 갈리고 있는 상태이다. 학교 측은 65세에 정년이 종료 이후 최대 3년간 기간제로 더 일할 수 있도록 주장하고 있지만, 노동자 측은 최대 5년까지 보장해줄 것을 주장하고 있다. 노동자 측은 이 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본래 용역 계약에서 70세가 정년이었던 노동자들에겐 근로 조건이 저하되는 것이고, 이는 바람직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더 이상 의견이 좁혀지지 않아 협상이 결렬되었다. 윤 시설팀장은 “일부 용역 노동자들의 계약이 올해 6월에 끝났지만, 그전까지 협상이 완료되지 않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윤 시설팀장은 “계약이 종료되어 노동자들의 근로가 멈춰버리면 학교 전체 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 것을 우려해 협상이 진행될 때까지만이라도 계약을 연장한 것”이라고 6개월 계약 연장 이유를 설명했다. 김 지부장은 “한 치의 진전조차 없는 상태에서 용역 계약만 연장되고 있다”며, “용역 회사만 배 불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하며 빠른 정규직 전환을 요구했다.


정규직 전환 시점 두고 의견차 있어

 학교 측과 노동자 측은 현재 용역 노동자들을 학교 소속으로 직접 고용하는 것과 전환 대상자를 479명으로 정하는 것의 두 가지는 합의한 상태이다. 윤 시설팀장은 “우리 학교 주변 연구기관들은 자회사를 설립해 그 회사와 노동자들이 계약하는 방식을 채택한 곳이 많지만, 우리 학교는 직접 고용하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김 지부장은 “이 두 가지는 합의가 되었지만, 전환 이후 정년, 임금의 문제는 아직 합의되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다”라고 말하며,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의해 과반의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 노동조합과 학교 측이 이 사항을 처리해야 하므로, 빨리 전환 후 과반의 노동조합이 존재하는 상태에서 협상을 진행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다”라고 주장했다. 윤 시설팀장은 “정년, 임금 문제 같은 과제들을 먼저 해결한 후에 정규직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며, 정규직 전환을 먼저 진행해 문제가 심화된 실제 사례도 찾을 수 있었다”고 학교 측의 입장을 밝혔다.


 윤 시설팀장은 “우리 학교는 국가의 대표적인 연구기관이기 때문에 이런 사안에 있어 모범이 되어야 하는 게 맞고, 그렇기에 더더욱 신중히 접근하고 있다”고 말하며, “정년 문제에 대해 사회적인 합의는 물론, 학내 구성원 모두가 만족하는 방향으로 협상을 진행해 나갈 것이다”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김 지부장은 “한 공간에서 일하면서 용역이란 이유로 구성원으로 인정도 받지 못했다”고 말하며, “1년 넘게 기다려온 정규직 전환이라는 노동자들의 희망을 이룰 수 있도록 응원해주시길 간절히 바란다”고 학내 구성원들에게 관심을 가져줄 것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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