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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 반영 못하는 현행 선거 제도...정치권, 선거 제도 개편 합의 이룰까
[454호] 2018년 10월 30일 (화) 유신혁 기자 ysh208@kaist.ac.kr

 지난 24일, 국회에서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이하 정개특위) 첫 전체회의가 열렸다. 정개특위에서는 선거제도 개편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다. 이날 정개특위 위원장으로 선출된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위원회에 부여된 사명은 분명하다. 무엇보다도 선거제도 개혁을 통해서 5163만 5256명의 국민들을 골고루 대변하는 민심 그대로의 국회를 만들어 성숙한 대의민주주의로 나아갈 수 있는 초석을 놓는 것이다” 라며 선거제도 개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처럼 선거제도 개편이 정치권의 화두로 떠오르는 지금, 선거제도 개편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배경, 선거제도 개편 논의의 쟁점과 진행 상황 등을 알아보자.


현행 선거 제도, 많은 문제점 가져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은 123석을 가져갔다. 당시 새누리당은 122석, 국민의당은 36석을 얻었으며 정의당은 6석을 얻었다. 선거 이후 일각에서는 유권자의 표심이 선거 결과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정당 득표율과 의석수에 작지 않은 괴리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얻은 33.50%의 정당 득표율을 총 300석의 국회의원 수에 그대로 적용하면 82석만큼의 지지를 얻은 것이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41석을 더 얻은 셈이다. 같은 방식을 적용하면 새누리당은 정당 지지에 비해 16석을 더 가져갔다. 반대로 국민의당은 47석, 정의당은 21석을 실제 지지보다 적게 얻었다.

 이러한 괴리는 근본적으로 유권자들의 의사를 선거 결과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선거 제도 때문에 발생한다고 보여진다. 현재 우리나라 국회의원 중 대부분은 소선거구제로 선출되며 나머지는 비례대표제로 선출된다.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전체 300석 중 253석이 소선거구제에 기반한 지역구 의석이었으며 47석이 비례대표 의석이었다. 

 대부분 의원을 선출하는 제도인 소선거구제는 지역구별로 후보들이 출마해 득표율이 가장 높은 후보 1명만 당선되는 방식이다. 소선거구제로 선거를 진행하면 득표율 1위가 되지 못한 후보들을 선택한 표는 국회의원 선출에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표, 즉 사표(死票)가 된다. 참여연대의 <20대 총선, 유권자 지지와 국회 의석 배분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대 총선에서 사표가 전체 투표수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50.2%로 절반을 넘었다. 절반에 이르는 국민의 의사가 지역구 투표 결과에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보완할 수 있는 제도로 국민들이 지지하는 정당에 투표하면, 정당의 지지율에 비례해 의석을 배분하는 비례대표 제도가 존재하지만, 전체 국회의원 중 비례대표 의원이 차지하는 비율이 적어 효과적으로 국민의 의사를 반영하기에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다. 이렇듯 현행 선거 제도에 많은 문제점이 존재하기 때문에 선거제도를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게 되었다.


주목받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현행 선거 제도에 대한 대안으로 연동형 비례대표제, 중대선거구제, 권역별 비례대표제, 석패율제, 도농복합형 선거구제 등 다양한 제도들이 제시되고 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각 정당이 정당 지지율에 해당하는 의석을 얻을 수 있도록 보장하는 제도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시행하면, 투표자는 지역구 후보에 대한 투표를 진행하며, 선호하는 정당에 대한 투표도 진행한다. 각 정당은 정당별 지지율에 비례해 의석을 배분받고, 지역구 당선자 수가 배분받은 의석수보다 적으면 그 차이만큼의 비례대표 의석이 해당 정당에 부여된다. 예를 들어 기준 의석수가 300명인 상황에서 정당 A가 50%의 정당 지지율을 얻고 100명의 지역구 당선자를 배출했을 경우, 정당 A는 정당 지지율에 따라 150석을 확보했기 때문에 정당 A 소속의 비례대표 후보자 50명이 당선된다. 대표적으로 독일이 시행하고 있는 이 제도는 정당 지지율만큼의 의석수를 각 정당에 보장하기 때문에 사표 문제를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고, 선거 결과의 비례성을 크게 높인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군소정당이나 소수자들이 정치적인 목소리를 내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제도이다.

 하지만 이 제도를 채택할 경우 실제로 발생하는 당선자 수가 기준 의석수를 초과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존재한다. 연동형 비례대표제에서 지역구 당선자 수가 정당 지지율에 해당하는 의석수보다 많을 경우 초과 의석이 발생하게 된다. 예를 들어, 기준 의석수가 300명일 때 정당 B가 30%의 정당 지지율을 얻고 110명의 지역구 후보를 당선시켰을 경우, 지역구 당선자 수가 정당 지지율에 해당하는 90개의 의석수를 초과한다. 이에 따라 20명의 초과 의석이 300명의 기준 의석수에 더해져 실질적인 국회의원 수는 기준 의석수를 넘게 된다. 이러한 초과 의석 문제는 선거 결과의 비례성을 낮추는 결과를 낳으며, 국회 의석수 증가에 반감을 가지는 국민 정서와 어긋난다는 지적을 받는다.


중대선거구제 등 다양한 대안 제시돼

 중대선거구제란, 한 지역구에서 2명 이상의 후보가 당선되는 방식이다. 이 방식으로 국회의원을 선출하면 사표가 줄어들고, 소수 의견이 선거 결과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적은 득표율로도 당선될 수 있기 때문에 정치인들이 국민의 실질적인 지지를 얻기 위한 노력을 소홀히 할 수 있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후보가 난립할 가능성이 존재하며 인구 밀도가 낮은 지역의 지역구 형태가 기형적으로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자치구·시·군의회 지역구 의원 선거에서 중선거구제를 채택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는 아일랜드가 이러한 제도로 선거를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비례대표를 권역별로 나누어 뽑는 권역별 비례대표제, 지역구 선거에서 근소한 차이로 낙선한 후보가 비례대표로 당선될 수 있도록 하는 석패율제, 도시 지역에서는 중대선거구제로 투표를 진행하고 이외의 지역에서는 소선거구제로 투표를 진행하도록 하는 도농복합형 선거구제 등 다양한 대안이 제시되고 있으며, 각각의 제도에 대한 검토와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진통 끝 활동 시작한 정개특위

 정당들은 현재 처한 상황에 따라 제도들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정의당과 평화당, 바른미래당 등 비교적 규모가 작은 정당들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대해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역구에서 1위를 차지하지 못하더라도 정당 지지율에 해당하는 만큼의 의석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중대선거구제와 소선거구제를 결합한 도농복합형 선거구제를 선호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현재 가장 안정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만큼 선거제도 개편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시선이 있었으나 최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선거제도 개편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며 관련 논의에 참여할 것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선거제도 개편을 위한 정개특위 설치안은 지난 7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였으나, 석 달 동안 위원 정수를 둘러싼 각 당의 입장 차이 때문에 활동이 미뤄졌다. 설치안 통과 후 석 달 만에 지난 24일 정개특위 첫 회의가 열린 것이다. 2019년 4월 15일까지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위한 선거구확정이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올해 연말까지 선거제도 개편에 대한 논의가 마무리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에서, 각 당이 정개특위에서 합의를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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